봉준호 감독이 한국영화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그는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기생충’으로 한국영화 사상 최초의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거머쥐었다. 그의 13년간의 칸영화제 타임라인을 한번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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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이 칸 레드카펫을 처음 밟은 건 2006년이었다. 그는 송강호, 박해일, 배두나, 변희봉, 고아성 주연의 ‘괴물’로 감독주간에 초청됐다. 이미 ‘살인의 추억’으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그는 ‘괴물’로 칸에 입성했다. 당시 ‘괴물’에게 주어진 큰 상은 없었지만 봉준호가 세계적인 감독으로 거듭나는 발판이 됐다.

2년 뒤 봉준호 감독은 다시 한번 칸을 찾았다. 이번엔 개인 연출작이 아닌 글로벌 프로젝트 영화 ‘도쿄!’로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됐다. 세계적인 감독 미셸 공드리, 레오 카락스와 함께 작업하며 봉준호 감독은 거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2009년 그는 김혜자, 원빈 주연의 ‘마더’로 다시 한번 주목할만한 시선에 이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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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사이에 3번의 칸 초청, 그리고 감독주간에서 주목할만한 시선으로 업그레이된 초청 부문은 봉준호 감독의 진가를 칸영화제는 물론 전세계 영화계에 알리는데 충분했다. 봉준호 감독이 8년 공백을 깨고 넷플릭스와 함께한 ‘옥자’로 첫 경쟁부문 초청을 받았다. ‘옥자’는 당시 프랑스 영화계의 반발에 휩싸였다. 영화관이 아닌 스트리밍 플랫폼 영화를 경쟁부문에 올린 것에 대해 프랑스 영화계는 목소리를 높였고 봉준호 감독은 칸영화제의 입장을 존중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후 칸영화제 측은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플랫폼 영화들의 경쟁부문 초청을 제한했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옥자’는 이런 이슈를 낳았음에도 현지에서 좋은 평을 받았다. 그리고 2019년, 봉준호 감독이 2년 만에 다시 칸을 찾았다. 그의 신작 ‘기생충’은 가난한 가족과 부자 가족을 통해 한국사회를 통찰했다는 평을 받으며 현지에서 극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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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데일리에서 경쟁부문 최고 평점(3.5점)을 받았고 아이온시네마, 르 필름 프랑세즈 평점에서도 상위권에 올라 본상 수상이 유력했다. 폐막식 시상식 전에 ‘기생충’은 프랑스 독립상영관협회 1등상과 국제 씨네필 소사이어티 감독상을 받았다. 또한 송강호와 봉준호 감독이 칸에 계속 남는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기생충’의 수상 가능성을 높였다.

그리고 ‘기생충’은 올해 심사위원장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 입을 통해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호명됐다. 켄 로치, 테렌스 맬릭, 쿠엔틴 타란티노, 페드로 알모도바르,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형제 감독 등 세계적인 거장들이 한데 모여 이번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 어떤 작품에 돌아갈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봉준호 감독이 당당히 황금종려상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 상이 더욱 값진 건 심사위원 전원 만장일치로 ‘기생충’의 황금종려상 수상이 결정됐다는 것이다. 5번째 칸 진출만에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 그리고 5월 30일 국내 개봉하는 ‘기생충’. 엄청난 성과를 얻고 돌아오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국내 관객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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