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어바웃필름은 2014년 김성환 대표가 세운 제작사다. 김성환 대표는 2000년대 초반 광고대행사를 시작으로 영화투자업무까지 하면서 영화산업에 뛰어들었다. 다니던 투자사를 관두고 자신이 직접 영화를 제작하고 싶다는 마음에 어바웃필름을 차리게 됐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코미디 영화 ‘올레’가 흥행에 실패하며 김성환 대표는 쓴맛을 봤다. 그로부터 2년 뒤 김성환 대표는 남들도 한 번 이루기 힘들다는 ‘천만 영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대학 시절 한국영화를 많이 봤어요. 1990년대 말 ‘접속’ ‘8월의 크리스마스’를 보면서 ‘나도 저런 영화를 홍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입사지원서를 냈는데 운좋게 투자사에 합격한 거예요. 지금도 회사 분들과 잘 지내고 있어요. 도움도 많이 받고요.”

“투자와 제작은 다르잖아요. 투자는 완성된 단계에서 이뤄지고 제작은 영화를 만들기 시작하는 단계죠. 누군가와 나누는 걸 좋아해 공동제작을 해요. 저 혼자 감당하기 부담스럽고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어야 좋은 작품이 완성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올레’에 이어 ‘극한직업’ 그리고 올해 하반기 개봉 예정인 ‘해치지 않아’까지, 어바웃필름은 ‘코미디’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명하지 않은 제작사가 시나리오를 받기 힘든 상황에서 발품 팔며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김성환 대표는 “제가 코미디를 좋아해요”라면서 어바웃필름이 추구하는 영화 제작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는 2시간 동안은 일상의 고민을 잊고 만족과 행복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어떤 분이 ‘극한직업’ 기사 댓글을 보고 말한 이야기가 있어요. 딸이 아빠와 10년 만에 용기내 극장에서 본 작품이 ‘극한직업’이었는데 재미있어서 사이가 가까워졌다고 하더라고요. 또 산후우울증 걸린 산모가 ‘극한직업’을 보고 고통을 싹 잊었다는 말을 들었어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좋은 영화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어요.”

‘극한직업’이 천만 영화가 되고 나서 김성환 대표는 “달라진 건 없다” “막상 천만 되니 무덤덤해졌다”며 기쁜 마음을 속으로 숨겼다. 그래도 한번 성공하면 사람이 내적이든 외적이든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김성환 대표는 올곧게 자신의 주장을 펼쳤다.

“‘극한직업’의 인기가 식어가면 축하 문자도 곧 안 오겠죠. 기쁨은 한순간이에요. 달라진 거라고는 인터뷰하면서 사진 찍히는 일이겠죠.(웃음) 예전에는 겸손해야 제 실력을 보여주는 것 같았는데 돌이켜보니 무덤덤하는 게 좋은 것 같더라고요. 그래야 저도 딴 생각하지 않고 좋은 영화 제작에 힘쓸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흥행은 ‘운칠기삼’이라고 생각해요. ‘극한직업’ 이후 다음 작품이 기다리고 있고 또 다른 작품이 극장에 걸리길 기다릴 거잖아요. 그때마다 신경을 써야하지만 달라지는 건 없다고 믿어요. ‘극한직업’의 경우에는 귀인들을 만나 잘 될 수 있었어요. 제가 감독 스타일을 밀어주는 타입이거든요. 연출자도 아닌 제가 제작에 힘쓰면 되지 촬영까지 간섭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사진=지선미(라운드테이블)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