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담비(35)의 첫 스크린 주연 도전이다. 이번에 그가 도전한 건 코미디다. 오늘(18일) 개봉한 영화 '배반의 장미'는 슬픈 인생사를 뒤로하고 떠날 결심을 했지만 아직 하고픈 것도, 미련도 많은 세 남자와 한 여자의 아주 특별한 하루를 그린 코미디다. 김인권, 정상훈, 손담비, 김성철 등이 출연한다.

극에서 손담비가 맡은 '이미지'는 홍일점으로 극에 반전과 활력을 불어넣는 캐릭터다. 손담비는 섹시한 한편 비밀을 지닌 이미지를 통해 그간 보여주지 못했던 활기차고 엉뚱한 모습을 마음껏 펼친다.

 

Q 코미디에 도전한 이유가 있나?

A 코미디를 안 좋아할 것 같아 보이지만 되게 좋아한다.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에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다. 내가 워낙 섹시한 콘셉트로 각인되지 않았나. 좀 다른 이미지를 갖고 싶었다. '배반의 장미'는 시나리오가 좋았다. 한 번에 빠르게 다 읽혔다.

Q 섹시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많이 했을 거라는 인식이 있다.

A 다들 그렇게 생각하시는데 섹시한 거 하나도 안 했다. '미쳤어' 시절 의자 춤 때문인 것 같다. 사실 그래서 섹시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일부러 선택하지 않았다. 예전에는 섹시한 캐릭터가 엄청 많이 들어왔다. 그래서 오히려 캔디 타입이나 털털한 형사, 차분한 성격의 가수 등 다른 걸 했다.

Q 워낙 '섹시 아이콘'으로 불렸다.

A 대중에게 각인이 확실하게 됐다는 장점은 있었다. 사실 연기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았다. 들어오는 시나리오를 보면 섹시 가수 이미지에서 벗어난 캐릭터를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다. 그래서 한 작품 할 때마다 오래 걸렸다. 공백기가 길었는데 이제는 그렇게 안 하고 다작할 계획이다.

Q '탐정: 리턴즈'에 이어 두 번째다. 영화는 왜 이렇게 늦게 하게 됐나.

A 안 들어온 게 아닐까. (웃음) 몇 개는 있었는데 안 끌렸다. 다음 작품도 영화를 하고 싶다. 드라마는 너무 바빴다. 정말 찍어내듯 찍은 것 같았다. 하나를 놓치면 여러 가지를 놓치게 돼서 늘 아쉬웠다. 영화는 생각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으니까 여유가 있는 편이다.

Q 첫 주연 영화다. 부담도 컸을 텐데.

A 엄청. 너무 쉽게 결정했나 싶더라. 대사도 많았다. 제한된 공간에서 유머 코드를 뽑아낼 수 있을지에 대한 압박이 컸다. 다행히 오빠들을 만나면서 잘 풀렸다. 오빠들이 물꼬를 잘 터 주셔서 비집고 들어갔다.

Q 촬영하면서 애드리브가 난무했을 것 같다.

A 웃음을 못 참아서 NG가 많이 났다. (정)상훈 오빠가 애드리브의 황제다. 상황이 너무 웃겼다. '배반의 장미'는 대사량이 정말 많았는데, 대사 때문에 NG가 난 적은 없었고 다 애드리브 때문에 웃겨서 NG가 났다. 힘들긴 진짜 힘들었는데 제일 재밌었던 작품이다. 메이킹 필름을 보면 다 웃고 있다. 그만큼 즐겁게 촬영했다.

Q 영화 속 인물 '이미지'는 밝아 보이지만 좌절을 겪기도 한다. 본인에게도 그런 게 있었나?

A 나는 가장 화려했을 때 가장 불행했다. '미쳤어'와 '토요일 밤에'를 할 때 가장 불타올랐다. 인기를 한 몸에 받았지만 마음은 외로웠다. 우울증에 빠지기도 했고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 왔다. 다행히 나는 연기를 시작하면서 생활에 여유가 생기며 자연스럽게 그게 해결이 됐다. 그전에는 내가 얼마나 소모되고 있는지를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

Q 솔로 가수여서 더 외로웠을 것 같다.

A 맞다. 친한 가수도 거의 없었다. 차갑고 도도한 이미지여서 다가오는 분들이 없었다. 가요 프로그램을 가면 1위 후보에 설 때 옆에 다 그룹인데 혼자 솔로였다. 그럴 때 엄청 외로웠다. 지금도 지인이 몇 명밖에 없다.

Q 다음 앨범을 낼 계획은 있나?

A 준비는 항상 한다. 다음주부터는 진짜 가녹음에 들어간다. 제가 앨범을 생각보다 많이 안 냈다. 4~5개 정도다. 발라드? 나이를 더 먹으면 발라드 같은 걸 해도 상관은 없겠지만, 아직은 춤을 추고 싶다. 그 열기와 에너지를 받고 싶다.

Q 지금 컴백하면 가요 프로그램에서 아마 '최고참'일 거다.

A 조상님이다. 대기실에서 애들이 다 인사할 걸 생각하니까, 어휴.

Q 연기자로서 차기작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A 몇 개 논의 중이다. 이미지 변신을 꼭 하겠다. 이젠 다작하고 싶다. 나는 주어진 건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다. 요즘 재미를 많이 느끼고 있다. 다음 작품이 너무 기대된다. 뭐가 됐든 열심히 할 거다.

 

사진 김수(라운드 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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