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끝난 러시아월드컵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은 가운데, 해외파 태극전사의 대표 스타 2인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맞붙게 됐다.

 

지난해 한국 대표팀에서 함께 훈련 중인 손흥민(왼쪽)과 기성용. 사진=연합뉴스

 

손흥민이 뛰는 토트넘과 기성용의 새 둥지 뉴캐슬이 11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각) 뉴캐슬의 홈구장인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2018~2019 EPL 1라운드 대결을 펼친다. 혹시 러시아월드컵을 통해 ‘해축(해외축구) 덕후’의 길에 입문했다면, 놓쳐선 안 될 빅매치다.

러시아월드컵에서는 팀의 주축이었던 동료들끼리 양보할 수 없는 갈림길에 서는 순간인 데다, 두 선수 모두 나름대로 갈 길이 바쁘다. 또 양 팀으로서도 새로운 정규시즌을 맞아 처음 벌이는 경기인 만큼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축구 문외한이라도 관심이 갈 만한 ‘코리안 빅매치’의 관전포인트를 3가지로 정리했다.

 

★손흥민-기성용, EPL에서의 상대전적은?

태극전사로 뛸 때는 한 팀이지만, 손흥민과 기성용은 EPL에선 엄연히 적대적 관계다. 기성용이 스완지 시티 유니폼을 입고 있던 때 이미 3차례 맞대결이 성사된 바 있다. 결과는 모두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의 승리였다.

2년 전인 2015~2016 시즌 토트넘-스완지시티의 EPL 27라운드에서 두 선수 모두 선발 출전하며 첫 대결이 이뤄졌는데, 토트넘이 2대1로 이겼다. 두 번째 대결은 지난해 FA컵 8강전이었다. 역시 두 선수 모두 선발 출전했고, 토트넘이 3대0 완승했다.

이로부터 채 한 달이 못되어 토트넘과 스완지시티는 2017~2018 시즌 EPL 31라운드에서 만났는데, 이 경기 역시 토트넘이 3대1로 승리했다. 다만 이 때는 결승골을 터뜨리며 대활약한 손흥민과 달리 기성용은 후반에 잠시만 출전했기에 완전한 맞대결이라고 보긴 어렵다.

이후에 올해 1월 치러진 토트넘-스완지시티전에선 손흥민이 풀타임 출전했지만 무득점, 기성용은 부상으로 결장한 가운데 토트넘이 2대0으로 이긴 바 있다. 

 

지난 6월 러시아월드컵 독일전 승리 뒤 눈물을 흘리는 손흥민을 기성용이 안아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너무 바쁜’ 손흥민, 유럽 100골 대기록 ‘눈앞’  

해외파 태극전사 중 최고의 스타인 손흥민에게 이번 뉴캐슬전은 매우 중요하다. 월드컵을 끝내고 한 달도 되지 않아 소속팀의 정규 시즌이 시작됐지만, 이 한 경기를 치르고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 위해 출국해야 한다.

워낙 바쁜 일정이어서 손흥민의 체력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어쩔 수 없다. 그런 와중에도 손흥민의 유럽 진출 뒤 기록 행진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시즌 무려 18골, 리그에서는 12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어시스트 역시 11개를 기록해 공격 포인트 29개로 대활약했다. 손흥민은 독일 함부르크 소속으로 유럽에 첫 진출한 2009~2010 시즌부터 총 97골을 기록 중이어서, 올 시즌 100골 기록 작성이 유력하다.

물론 축하할 일이지만, 군 면제 문제가 걸려 있는 아시안게임을 비롯해 소화해야 할 일정이 워낙 많아 기록에 대한 부담 역시 무겁다. 이런 상황에 놓인 손흥민이 시즌 첫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많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

 

러시아월드컵 멕시코전에 함께 출전한 손흥민과 기성용. 사진=연합뉴스

 

★이적한 기성용, 선발 출전 가능성은?

토트넘에서 확실한 주전 자리를 꿰차고 있는 손흥민과 달리, 뉴캐슬로 새롭게 이적한 기성용은 팀 내 경쟁을 거쳐야 하는 상황이다. 하위권 팀이었던 스완지 시티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 뉴캐슬에서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뛸 수밖에 없다.

시즌 개막 전 치러진 프리시즌 3경기 모두에서 기성용은 교체 선수로 출전했다. 때문에 기성용이 반드시 선발로 출전해 ‘코리안 더비’가 된다는 법도 없다. 하지만 한 번도 프리시즌 경기에서 벤치를 지킨 적은 없다는 점에서 손흥민과의 맞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인 기성용과, 기성용의 부재시에 주장 완장을 이어받았던 손흥민은 현재 EPL에 둘밖에 없는 태극전사 스타들인 만큼, 이번 대결은 더욱 드라마틱하다. 팀 대결에서 한 번도 손흥민을 이긴 적이 없는 기성용이 이적 뒤 또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가 흥미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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