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2030세대의 부모님 때만 해도 이른바 ‘연상연하’ 커플은 상상하기 힘들었다. 

오래 전 조선시대에야 ‘꼬마신랑’과 나이 많은 각시가 혼인하는 일이 흔했다지만, 옛날 일이라고만 생각했다. 남자 쪽이 한 살이라도 어리면 큰일(?) 나는 줄 알던 때가 불과 얼마 전이라는 사실이 놀랍다. 그러나 세상은 금방 바뀌어서 연상연하 커플은 이제 현실에선 물론, 드라마 세상에서도 드물지 않은 존재가 됐다. 

이런 가운데 ‘화제성 1위’에 오르며 연상연하 커플의 현실 연애담을 그려낸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다시 한 번 누나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드라마 속 연상연하 커플이라고 해서 모두가 좋은 ‘케미’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연상녀와 연하남이 있었지만, 그 중 극강의 ‘찰떡케미’를 보여준 커플 5쌍을 꼽아봤다. 

 

사진=tvN

 

★’디어 마이 프렌즈’ 고현정 & 조인성 

2016년 방영된 tvN ‘디어 마이 프렌즈’는 이른바 ‘시니어벤져스’라 불린 중견 명품배우들의 총출동 속에, 고현정이 드라마 ‘봄날’ 이후 다시 한번 조인성과 연인 연기를 한다고 해서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극중 박완(고현정)과 서연하(조인성)는 슬로베니아 유학 시절 사랑했던 사이이지만, 연하가 완에게 프러포즈를 하려다 사고를 당해 하반신 마비가 되는 큰 사건을 겪는다. 있을 법하면서도 슬프고 가슴 아픈 ‘현실 연애’를 베테랑 배우들답게 완벽하게 묘사했다. 극중 완보다 5살 어린 조인성의 배역명이 ‘연하’인 점은, 역시 큰 사랑을 받은 드라마인 '소문난 칠공주' 속 연하의 남자주인공 역을 맡은 박해진이 이름마저 '연하남'이었던 사실을 떠올리게 해 흥미롭다. 

 

사진=JTBC

 

★’밀회’ 김희애 & 유아인

방영된 지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화제작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는 2014년작 JTBC ‘밀회’는 남녀 주인공의 나이 차이가 20세에 달하는 파격적인 설정으로, ‘알콩달콩 연애’가 아닌 불길하면서도 헤어나올 수 없는 위험한 만남을 그렸다.

중년 대표 미녀 스타인 김희애와 청춘 스타 유아인의 캐스팅 소식을 알렸을 때, ‘아무리 그래도 너무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드라마는 둘의 불륜 또는 연애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부패한 예술재단 내부의 비리와 위선을 고발하는 가운데, 나이를 뛰어넘은 사랑의 순수성을 그려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나이나 현실의 벽을 의식하지 않고 '음악'을 통해 교감하는 김희애와 유아인의 열연이 이를 뒷받침했다. 

 

사진=MBC

 

★’여우야 뭐하니’ 고현정 & 천정명

방영된 지 10년 이상 지나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도 많지만, 방송 당시 상당히 파격적인 내용으로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2006년 MBC에서 방송됐다.

고현정이 33세의 연상녀 고병희 역을, 천정명이 그녀와 사랑에 빠지는 9살 연하의 ‘친구 동생’ 박철수 역을 맡았다. 두 사람의 구도는 최근 방영작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연상하게 하지만, 3류 성인잡지 기자인 고병희와 대학 졸업장도 없는 공고 졸업생 박철수의 연애담은 하룻밤 실수에서 시작하는 만큼, ‘밥누나’와는 또 다른 면이 많다. 밤낮으로 성에 대한 생각뿐인 고현정의 털털한 누나 연기와 배짱 좋으면서도 순수한 영혼을 가진 연하남 천정명의 연기가 빛을 발했다. 

 

사진=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손예진 & 정해인

‘멜로퀸’ 손예진과 새로운 대세남 정해인의 최근 화제작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두 남녀의 ‘현실 연애’를 아름다우면서도 실감나게 그려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냥 알던 사이에서 사랑에 빠지기 전의 미묘한 설렘, 그저 보기만 해도 좋은 연애 초반, 이내 닥쳐오는 의견 대립과 위기까지 평범한 사람들의 공감 포인트가 완벽했다는 점에 흥행 요인이 있었다. 여기에 여성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고충과 최근 사회적 이슈였던 직장 내 성희롱 문제를 다루는 등 사회적인 메시지도 적지 않았던 작품이다. 

 

사진=tvN

 

★’라이브’ 배종옥 & 배성우 

젊은 사람들만 ‘트렌디’하게 연상연하 커플이라는 법은 없다. 최근 화제 속에 종영한 ‘라이브’의 안장미(배종옥)-오양촌(배성우) 커플은 극중 50세, 48세로 2살 연상연하 경찰 부부다.

장미는 지구대 경위인 남편보다 빠르게 경감을 달았을 만큼 경찰업무에서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일에 ‘올인’한 남편 때문에 이혼을 결심한다. 대학생 딸과 중학생 아들이 있음에도 “누나” “여보”라고 호칭을 혼용하는 터프가이 양촌에게 장미는 말 그대로 “누난 내 여자”다. 아내의 상실감과 아픔을 이해하면서 자책하는 양촌의 절절한 모습, 남편을 온전히 이해하는 장미의 현명함, 위태로운 현장에 선 두 부부의 애틋한 모습 덕에 시청자들은 장미-양촌 커플 재결합 청원을 쏟아냈다. ‘라이브’에서 젊은 배우들을 제치고 화제성 1위에 오른 커플이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