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故 손정민(22)씨의 직접적 사인이 익사로 결론난 가운데 이제 남은 포인트는 ‘의문의 42분’이다.

지난달 25일 새벽 3시38분부터 4시20분까지 두 사람을 본 목격자를 찾는 일이다. 고인의 아버지인 손현씨가 언급한 대로 “결정적 제보”가 등장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 반포 한강공원에서 대학 동기와 함께 술을 마신 뒤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된 손종민(22)씨 사건과 관련, 손씨와 친구 A씨의 실종 전 모습, 실종 후 혼자 자고 있던 A씨에 대한 목격담은 최근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실종 추정 시각대의 목격자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에 경찰은 한강공원 인근 CCTV 분석을 통해 그 시간대 지나갔던 행인과 차량들을 특정해 목격자 확보에 모든 수사력을 총투입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정밀 분석이 필요한 유의미한 제보들도 확보됐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

다만 현재까지 풀리지 않고 있는 것은 지난달 25일 새벽 3시38분부터 4시20분까지 손씨와 친구 A씨는 무엇을 했느냐다. 새벽 2시부터 3시38분까지 두 사람이 반포한강공원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있는 모습은 공통으로 목격됐다. 목격자들 진술에 따르면 이 시간대에 A씨는 강가 쪽으로 가서 토하고 오기를 반복했다. 손씨는 대체로 A씨 옆에 누워있었다는 진술이 나왔다.

특히 2시15분부터 18분에 걸친 목격담 및 공개된 사진에서 바닥에 축 늘어져 있는 손씨와 그 옆에 쭈그려 앉아 물건과 가방을 챙기고, 손씨의 주머니를 뒤지고, 손씨를 깨우다가 어딘가로 휴대폰을 한 A씨의 모습이 알려지며 정신을 잃을 정도로 만취가 된 손씨와 달리 A씨는 정상에 가까운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이 3차례에 걸쳐 술 9병을 구매한 데 이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손씨 혈중알코올농도가 만취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둘은 당시 상당량의 술을 마셨을 것으로 추정된다.

목격담이 비어 있는 40분 동안 두 사람의 휴대전화도 이때 바뀌었을 것이라고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A씨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새벽 3시37분까지 어머니와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새벽 4시20분께 한강공원 잔디밭 끝의 강으로 이어지는 경사면에 혼자 누워 잠들어 있던 중 위험해 보인다고 판단한 목격자가 깨웠고, 곧장 집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때 A씨가 물에 젖어있다거나 옷에 흙이 묻은 흔적 등은 있었다는 목격자 진술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어머니는 새벽 4시30분 자신의 아들 휴대전화에 통화를 시도한 것으로도 파악됐으나 이때 A씨 휴대전화는 손씨 휴대전화와 바뀐 상태였기 때문에 전화 연결은 되지 않았다.

A씨는 왜 경사면에서 잠들어 있었는지, 목격자가 자신을 깨운 것 모두 술에 많이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과 마지막까지 함께 있었던 동석자가 당시 상황을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기에 이날 새벽 3시38분 이후 두 사람이 떨어져 있게 된 이유 등 ‘미스터리 42분’의 구체적 행적이 새로운 목격자나 CCTV 등으로 확인돼야만 정확한 사망 경위가 규명될 수 있는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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