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관 물고기를 키울 때 그들이 잘 살 수 있는 온도를 맞춰주고 물을 갈아준다. 이 모든 게 물고기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그들의 불편한 마음은 알 길이 없다. ‘조제’는 불편함에 익숙해져 편안하다고 느끼는 이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만져준다.

# 1PICK: 한지민 X 남주혁, 눈부신 두 번째 만남

출신도 나이도 불분명한 조제(한지민),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 졸업예정자 영석(남주혁). 두 사람의 만남은 우연에서 시작된다. 우연은 인연이 되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을 공감하며 가까워진다. 하지만 현실은 두 사람이 이어질 수 없는 환경을 만든다.

한지민은 복잡한 감정을 제어하며 묘한 매력을 발산하는 조제로 분해 강한 인상을 남긴다. 불편함에 익숙해버린 조제에게 다가서는 영석 역의 남주혁은 청춘의 자화상을 그린다. 드라마 ‘눈이 부시게’ 이후 다시 만난 두 배우의 케미는 믿고 본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다. 베스트 커플상이 있다면 두 사람의 것이 아닐까.

# 2PICK: 평범하지 않은, 그러나 현실적인 러브 스토리

몸이 불편한 조제는 자신의 삶을 상상으로 꾸며낸다. 세상을 경험하지 못했지만 세상을 다 아는 것처럼 말하는 조제. 반면 영석은 찌든 현실을 경험하면서 조제의 상상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서로 필요했던 부분을 채워가며 하나가 되어가는 러브 스토리는 먹먹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준다.

김종관 감독이 보여주는 레트로 집안 풍경,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 그리고 아이유와 크러쉬 등이 참여한 OST까지 ‘조제’는 보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한 요소들로 가득하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조제와 영석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애태우게 만드는 것도 관람 포인트 중 하나다.

# 3PICK: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의 익숙함

‘조제’는 단순히 러브 스토리로 그려진 영화는 아니다. 그 안에 청춘들의 아픈 현실들을 담고 있다. 몸이 불편해 평생을 집에서 살아야했던 조제는 청춘을 경험하지도 못한 채 세월을 보냈다. 영석은 대학에 들어갔지만 취업, 교수 등 복합적인 문제로 걱정한다. 답답한 고시원 생활, 인턴이라도 얻기 위해 교수들의 입맛을 맞춰져야하는 행동, 커피로 하루를 버티는 모습. 영석에게선 평범한 20대의 그림이 그려진다.

영석이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조제는 편하다고 말한다. 또한 조제는 떨어지는 꽃잎을 보며 꽃이 죽어간다고 한다.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조제를 통해 우린 자신의 불편한 현실을 익숙하게 받아들이며 버티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만든다.

러닝타임 1시간 57분, 15세 관람가, 12월 10일 개봉.

사진=‘조제’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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