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타인은 지옥이다’를 시작으로 올해 ‘써치’까지. OCN 화제작에 연이어 출연한 이현욱은 두 작품 모두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타지옥’에서는 존재 그 자체로 위화감을 조성하는 302호 남자 유기혁으로, ‘써치’에서는 부드러운 리더십 뒤에 국방위원장 아버지라는 배경을 가지고 있는 이준성으로 열연을 펼쳤다. 특히 매 작품이 신선한 장르와 설정이라는 것도 눈길을 끄는 지점이었다.

“저도 이런 장르물을 재미있어 해요. 의미 없이 오래 나오는 것보다 굵고 짧게 영향을 주는 게 좋은 거 같아요. 이런 역할을 배우들이 많이 하고 싶어하잖아요. 그러기도 힘든데 역할을 제안해 주셔서 감사하죠”

극중 준성이의 죽음이 아쉽지는 않았냐는 말에 이현욱은 “제 지인들도 또 죽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어요”라고 웃어 넘겼다. 배우 본인은 이준성의 죽음보다 캐릭터의 완벽한 서사가 낯설게 다가왔다고 전했다.

“아쉬움은 없었는데, 제가 의외성을 좋아하다 보니 기승전결이 완벽한 게 오히려 이상하게 다가 오더라고요. 다른 작품들에서는 의외성 있게 죽거나, 퇴장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잘 다듬어서 마무리한 느낌이라 기분이 새롭더라고요”

군이라는 특수한 공간, 그것도 DMZ를 배경으로 하는 ‘써치’에서 이준성은 누구보다 입체적인 캐릭터였다. 이준성은 육사 출신의 FM 중위같지만 대선후보인 아버지 이혁(유성주)의 은밀한 정보통이기도 했다. 이혁과의 연결고리가 드러나기 전까지는 가장 미스터리한 특임대 구성원으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유발했다.

“어떻게 보면 준성이가 흐름을 가져갈 수 있는 힘이 컸던 거 같아요. 용동진(장동윤), 손예림(정수정)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실행력은 준성이가 더 강하지 않았나 싶어요. 충분히 앞에서 연막을 잘 쳐줬기 때문에 제 캐릭터도 보일 수 있지 않았을까요. 동료들 덕분에 반전아닌 반전을 보여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어요”

‘써치’는 방송 초반 큰 화제성 만큼이나 현실고증으로 잡음을 겪었다. 극전개를 생각하자면 현실고증으로만 이야기를 써내려가기에 분명 역부족인 부분도 있었고, 이후의 서사들이 긴장감있게 전개되며 초반의 이같은 지적들이 수그러들었다.

“우리가 유일한 분단 국가잖아요. 저도 그 부분에 대해서 예민하게 생각을 했는데 너무 지키자니 다큐가 될 거 같고, 드라마의 픽션을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생긴 거 같았어요. 세대별로 군대 분위기나 환경이 다르거든요. 모두의 입맛에 다 맞추기는 힘들지 않았나 싶어요”

극중 이준성과 가장 큰 갈등관계는 이혁과 송민규(윤박) 두 갈래로 나뉘었다. 특히 특임대라는 하나의 조직에서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하는 송민규와는 매 순간이 갈등의 연속이었다. 반면 실제 윤박과 이현욱은 한예종 선후배 사이로  촬영 내내 서로 의지가 됐다고.

“같이 작품을 하는 건 처음이지만, 윤박씨가 유쾌한 친구라서 밖에서는 재밌게 지냈어요. 같은 환경에서 공부를 해서 그런지 대화가 잘 통했어요. 저보다 더 빨리 매체 쪽에 진출했잖아요. 노하우가 더 많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동료로서 의지하고 도움을 받았던 거 같아요”

특임대의 홍일점 손예림 역을 맡은 정수정에 대해서도 물었다. 남자 배우들만 가득한 현장에서 더 많은 배려가 필요했을 것 같다는 말에 이현욱은 “진짜 털털해요”라고 말했다.

“정수정씨가 진짜 털털해요. 성격도 너무 좋고요. 저도 모르게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활동했던 장르가 다르기 때문에 소통에 있어서 공감이 어려울 수도 있겠다 했었어요. 그런데 전혀 그런 게 없더라고요. 저희가 신경써줘야 할 부분이 전혀 없었어요. 배우들 각자가 리더십이 있어서 재미있게 촬영을 했던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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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매니지먼트 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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