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을 한다는게 가장 저에게는 흥미로웠어요. 바이올린을 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어요. 예쁜 모습들을 그 해에 작품으로 남겨두는게 배우로서 뜻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물아홉 박은빈이 스물아홉살의 송아를 만나면 훨씬 잘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구요. 여러모로 요즘 자극적인 것들이 유행을 하고, 거기에 익숙해져 있잖아요. 우리 드라마는 되게 잔잔하고 은은한 향취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싶어요. 그런 차별점을 좋아해주는 분들한테는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도 있다는 확신이 찍으면서 더 생긴거 같아요”

모두가 힘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가 무해한 드라마라는 평가와 함께 많은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힐링을 선사했다. 코로나19 확산 직전 종영한 ‘스토브리그’, 그리고 방송가까지 비상불이 켜졌던 하반기에 ‘브람스’에 임한 박은빈으로서는 1년 사이 찾아온 변화를 몸소 체감할 수 밖에 없었다.

“촬영장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거 같아요. 가장 아쉬운건 스태프 분들 얼굴을 잘 모르겠어요.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런 얼굴을 숨기고 있었구나, 저들의 미소를 눈으로 밖에 느낄 수 없구나 하는 게 아쉬웠어요. 코로나가 없어진 세상에서 다시 만났을때 얼굴을 알아볼 수 있을까, 싶었어요. 누구나 민폐가 되고 싶지 않잖아요. 많은 신경을 기울이면서 조심하면서 촬영했어요. 무사히 끝낼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스포츠와 클래식, 극단을 달리는 두 작품은 완전히 다른 채색의 드라마였다. 배우들 역시 과몰입해서 촬영했다는 ‘스토브리그’와 ‘브람스’의 현장 분위기 역시 사뭇 달랐다.

“‘스토브리그’ 때는 또래가 조병규 배우 밖에 없었어요. 여기서는 또래가 많았어요. 또 ‘스토브리그’는 남성 분들이 많아서 파이팅 넘치는 분위기가 형성이 있었어요. ‘브람스’는 좀 더 섬세했고, 캐릭터 결도 워낙 다른 느낌이였어요. ‘스토브리그’도 ‘브람스’도 정말 팀 분위기가 좋았어요. 구성원이 좋았던건 말할 것도 없고, 다른 느낌으로 분위기가 좋아서 참 많은 복을 받았구나 싶었어요”

연이어 작품들이 사랑을 받다보니 차기작에 대한 부담은 없을까. 박은빈은 “작품을 고르고, 최선을 다해 떠나보내는 게 저에겐 익숙한 일”이라며 시청률 지표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점을 밝혔다.

“‘스토브리그’는 객관적으로 봤을때도 다들 잘 됐다고 해주셨지만, 그걸 했기 때문에 차기작에 부담을 가지지는 않았던 거 같아요. 작품을 고르고, 최선을 다하고 떠나보내는게 저한테는 익숙한 일이 된 거 같아요. 작품을 하나 끝낸다고 공허함에 몸부림치면서 실의에 빠져 있는 스타일도 아닌 거 같고요. 차기작의 무게에 짓눌리는 편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한 해, 두 해 일하고 은퇴할 게 아니니까요. 흥행에 대해서는 배우가 예측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세상이 된 거 같아요. 그런 결과에는 앞으로도 연연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되돌아봤을때 의미를 남길 수 있고, 스스로 칭찬해줄 부분이 조금이라도 생긴다면 그 과정이 충분히 행복한 작업이 될 거 같아요”

②에 이어집니다.

사진=나무엑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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