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복지사업의 1세대였던 이들이 선감학원과 관련있다는 게 밝혀졌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1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광복절을 맞아 일제 강점기에 세워져 40년간 운영된 선감학원의 실체를 파헤쳤다. 1960년대 부랑아 정책으로 선감도에 선감학원이 만들어졌고 수많은 아이들이 죽거나 피해를 봤다. 그 시작은 1942년 일제강점기부터였다. 선감학원은 그때 세워졌고 그 참상을 세상에 처음 알린 일본인 이하라씨가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선감학원 부원장을 지냈다. 그는 “선감도를 아는 건 나밖에 없으니 책을 써서 조금이라도 속죄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1999년 그가 쓴 책이 세상에 공개됐다. 그는 “뼈밖에 없는 애들이 있었다. 헤엄쳐 나가다가 죽은 애들도 많았다. 심했던 건 잡혀 돌아와서 맞는 모습을 볼 때였다”고 전했다. 선감학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지만 그 안에서 많은 아이들이 죽었다는 건 알 수 있었다. 일제강점기에 수용된 선감학원 아이들은 왜 그곳에 들어갔을까. 일제는 왜 선감학원을 만들었을가.

정진각 안산지역사연구소장은 “아이들이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다보니 경성에 암적 존재들이 많이 나타났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암적 존재를 없애려고 했다”고 말했다. 일본이 판단한 암적인 존재들은 거리의 아이들도 포함돼 있었다. 부랑아를 사회에서 격리시키고 갱생시키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선감도에 선감학원이 세워지게 됐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일제는 70여명만 남기고 선감도 주민들을 모두 쫒아냈다. 일제가 들인 비용은 50만원, 지금으로는 40억원 정도다. 당시 소년범죄 비중은 10% 정도였다. 아이들을 격리시키고 갱생시킬 정도는 아니었다. 일제의 진짜 목적은 따로 있었던 것이 아닐까. 이하라씨는 선감학원 하루 일과 중 특별한 것이 있었다며 “1~2시간 정도는 군사훈련 같은 걸 운동장에서 했다”고 말했다. 원생들이 군사훈련을 받았다는 것이다. 또한 황국신민화 교육까지, 이런 교육이 필요했던 건 천황의 지원병을 만드는 것이었다.

일제의 계획은 선감학원이 문을 열기 전부터 은밀하게 시작됐다. 조선 소년령으로 강화되면서 선감학원도 사회복지적인 의도에서 벗어나게 됐다. 정 소장은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식량도 부족하니 아이들을 산업전사, 더 성장하면 지원병으로 보내려고 했다”고 말했다. 선감학원은 해방 이후 끝을 보는 듯 싶었다. 하지만 미군이 선감도에 주둔하면서 선감학원을 경기도에 이관했다. 경기도 역시 부랑아 시설로 활용하면서 비극은 멈추지 못했다.

한국 사회복지사의 선구자로 불리는 김학묵 회장. 그런데 제작진은 그의 이름을 뜻밖의 문서에서 발견했다. 경기도 사회과에 김학묵 회장의 이름이 있었던 것. 경기도 사회과는 선감학원을 관리하고 있었다. 일제가 선감학원을 세운 당시에도 김학묵 회장은 사회과에 있었고 그 당시에도 선감학원 관리는 사회과가 맡았다.

여기 주목할 또 한 사람이 있다. 사회복지사의 한 획을 그은 백근칠 회장이다. 그가 선감학원 원장, 부원장을 역임했던 걸 제작진은 확인했다. 1958년 두 사람은 하상락과 함께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서울대학교 사회사업학과를 설립하게 된다. 사회사업의 1세대인 이 사람들이 왜 선감학원과 관련있게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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