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스토킹 피해를 입은 여류 바둑기사 조혜연이 스토킹 법안의 필요성을 밝혔다.  

2일 방영된 MBC 'PD수첩'은 '21대 국회에 바란다' 1부에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법안들을 다뤘다. 

이날 '바둑여제'조혜연 9단은 자신의 스토킹 피해를 밝혔다. 조혜연 9단은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이자 남녀대회를 최초로 석권하는 등 정상급 바둑기사. 그가 후진양성을 위해 아카데미를 세운 뒤 스토커 남성이 나타났다. 개원을 알리지도 않았는데 딱 알고 나타난 그는 "조혜연씨 얘기 좀 합시다"며 나섰다. 그가 나타난 날에는 건물에 낙서가 나타났다. ‘넌 내여자', '난 널 사랑한다. 원한다’ 등등이다. 조혜연 9단은 "굉장히 섬뜩한거다. 뭔가 터질 것 같은데. 이걸로 신고하고 신변보호 요청받기엔 애매한 측면이 있었다"고 되돌아봤다. 

어떤 날은 들어와 그녀를 끌고 나가려고 해 동료 바둑기사들이  간신히 말렸다. 경찰을 불렀지만 경찰조사 후 바로 풀려났다. 이런 일이 반복됐고, 술을 먹고 와 밖에서 소리를 지르는 스토커의 행동에 위협을 느껴 가르치는 아이들을 데리고 피신한 적도 있었다. 이 경우도 훈방조치. 

주변 상인들도 ”그 남자가 뭘 외친다. 연인처럼 사랑한다 말하고...무서워서 우리도 문 잠그고 피했다"고 말했다. 

1년 가까운 기간동안 경찰에 신고만 8번. 그 때마다 경찰이 출동했지만, ”한번만 더 하면 딱지끊겠다“는 말에 스토킹 남성은 “딱지값 5만원이면 돼?"라고 물었다. 

사진=MBC

그러던 중 조혜연 9단이 바둑대회에서 우승했다. 생방송 인터뷰에서 그녀는 스토킹 피해사실을 언급했다. 주위에서 조 9단의 피해사실을 인지하게 됐고, 경찰에 고소장을 낸 뒤 그는 체포됐다. 

경찰은 "이번엔 업무방해, 협박, 명예훼손, 재물손괴 등 행동이 있어 체포했다. 스토킹만으론 형사처벌이 힘들다"고 밝혔다. 스토킹과 관련된 법률이 없어 처벌이 힘들다는 것이다. 

스토킹 남성은 현재 구속돼 재판을 앞두고 있지만, 언제 나타날 지 모르는 상황이다. 조 9단은 ”어떤식으로 보복할 지 모른다. 반드시 보복이 있을텐데"라며 "제가 이렇게 불안한 만큼 하루빨리 (스토킹 관련)입법이 되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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