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개인적으로는 중전이 죽어서 너무 아쉬워요. 하지만 시기가 적절한 죽음이었던 거 같아요. 알맞게 죽은 거 같아요.(웃음). 죽는 방법도 가장 중전이 원하지 않았던 끔찍한 방법이지 않았을까요. 나만 앉고 싶었던 왕좌잖아요. 그런데 죽음을 맞이하면서 생사역들이 편전을 덮치면서 중전이 사라지는 장면이 가장 처절하다고 봤어요. 전체적으로 킹덤이라는 그림을 봤을때 중전의 최후는 ‘좋은 죽음’이 아니였나 싶어요”

내면적인 변화만큼이나 큰 충격으로 다가온 건 생사역으로 변한 중전의 모습이었다.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며 중전은 피에 대한 갈증만 남은 생사역이 돼 나타났다. 생사역이 된 중전은 자신이 부리던 이들과의 계급이 완벽하게 무너진 채 궁을 질주했다.

“생사역의 움직임을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계세요. 저수지에 빠지는 장면은 촬영을 앞두고 용인에 가서 4~5번 훈련도 받았어요. 분장을 하고 대례복과 가채를 착용하고, 손끝을 살리면서 뛰려니까 너무 어렵더라고요. 시즌1부터 2까지 오랜시간 단련된 생사역 선배님들한테 꿀팁같은걸 많이 여쭤봤어요. 제가 부끄러워하지 않도록 응원해서 같이 달려주고, 소리내주셔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이 분들이 하는 고생은 해보지 않고는 모르겠구나, 싶었어요. 이분들이 진짜 '킹덤'을 만들어주신 거구나 싶었죠”

‘킹덤’ 시리즈에 많은 배우들이 출연하지만 김혜준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사람은 곁을 지키던 중전 역의 배우들. 김혜준 역시 실제 배우 안지혜, 하민과 촬영기간 동안 친분을 쌓았다고.

“진짜 제가 제 편이라고 할 수 있는 분들은 지혜언니, 하민 언니였어요. 언니들이랑 굉장히 친해졌어요. 저한테 선배님이신데 편하게 대해주시고, 언니라고 부르라고 말씀해주셨어요. 늘 예뻐해주시기도 했고요. 중전 마마가 짱이라고 응원해주셔서 킹덤 촬영이 아니더라도 연락하고, 집에 놀러가서 밥도 먹고 했어요. 촬영 끝나고도 너무 감사해서 연락도 드리고, 자주 만나기도 하면서 지금까지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킹덤’ 시즌3에 대한 시청자들의 염원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죽음으로 퇴장한 김혜준 입장에서는 아쉬움도 남을 법 했다. 하지만 다른 의미로는 첫 도전인 시즌제 작품을 무사히 잘 마무리하게 된 셈. 김혜준은 첫 시즌제 작품을 좋은 경험으로 간직하게 됐다.

“시즌제가 처음이라서 어떨까 했는데 장점이 많았던 거 같아요. 반응들에 대한 피드백을 할 수 있잖아요. 제가 어떻게 연기했는지 한번 점검할 수 있고,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시즌 사이에 쉬어가는 시간이 있지만, 그 다음 시즌에는 친해지고 가까워지는 시간이 없어도 빠르게 호흡을 맞출 수 있었어요”

김혜준에게 ‘킹덤’은 어떤 작품으로 남았을까. 배우는 “신기하고 즐거웠어요”라며 유쾌하게 ‘킹덤’ 세계관을 떠나게 된 소감을 전했다.

“이전에도 지금도 연기를 대하는 소중함과 귀함은 마찬가지지만 내가 브라운관에 나오고, 연기를 하고, 선배님들과 작품을 하는게 신기하고 즐거웠어요. 제가 연기하고 표현하는 작품의 캐릭터들에 대해서 배우로서의 책임감이 많이 생긴 거 같아요. 연기를 설득력있게 보여주는게 약간 굉장히 중요하구나 하는 사명감도 느꼈기 때문에 ‘킹덤’은 저에게 그런것들을 가르쳐준 포인트가 아닐까 싶어요”

아직 20대 중반의 어린 나이. ‘킹덤’은 물론이고 ‘미성년’, ‘변신’에서 채도 깊고 장르적인 특성이 강한 연기를 보여줬기에 밝은 캐릭터도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해왔던 작품들이 조금 무게감이 있고, 깊이감이 있었는데 제가 그런결을 좋아하는 것도 있는 거 같아요. 하지만 지금 나이에 제가 할 수 잇는 통통튀고 밝은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요즘들어 좀 많이 하게 되는 거 같아요. 앞으로는 좀 다양한 모습들로 찾아 뵈려고 스스로 좀 노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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