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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기생충' 곽신애 "亞 여성PD 첫 오스카 작품상...좋은 의미된 것 같아요"

기사승인 2020.02.26  15:2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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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 작품상 포함 4관왕. ‘기생충’이 한국영화 101년사에 이런 대업을 이뤄낼 줄은 1년 전만 해도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국내 천만 관객 동원은 물론,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으로 유럽을 접수했고 오스카 4관왕으로 세계 영화의 중심인 할리우드까지 장악했다. 그 중심엔 오스카 작품상 수상자인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가 있었다.

‘기생충’으로 오스카 작품상을 받은 제작자는 봉준호 감독과 곽신애 대표다. 곽신애 대표는 2015년 ‘기생충’을 처음 만나 5년여 만에 ‘기생충’과 관련된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그 대미를 장식한 오스카 수상은 곽 대표에게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 됐다. 라운드 인터뷰에 참석한 곽 대표의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요즘 매일 새벽 5시에 저절로 일어나지더라고요. 아직도 미국시간에 사로 잡혔나봐요. 제가 ‘기생충’으로 40일 동안 출장 다녔어요. 1월 1일부터 2월 12일까지였는데, 이렇게 긴 출장은 난생 처음이었죠. LA 갔다가 뉴욕 찍고 런던 간 다음, 다시 LA로 오면서 출장이 마무리됐죠. 한국에 돌아와서 많은 분들에게 연락이 엄청 왔어요. 일일이 다 답장 못할 정도로요. 아직까지 제 휴대폰이 잘 버티고 있어서 다행이에요.”

“청와대 오찬은 사전에 상의했을 때 정치 이슈 없이 순수하게 축하 인사를 하는 정도로 정리됐어요. 오랜만에 스태프들을 만나 반가웠죠. 김정숙 영부인께서 대파 짜파구리를 만드셨는데 멤버들 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대파 소비 촉진하시려고 짜파구리에 대파를 많이 넣으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짜장면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건 맛있게 먹었어요.”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은 한국영화계의 ‘2002 월드컵 4강’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한국은 물론, 전세계가 ‘기생충’ 신드롬에 휩싸였고 봉준호 감독, 배우들뿐만 아니라 곽 대표까지 글로벌한 주목을 받았다. 국내에선 짜파구리 열풍과 ‘기생충’ 세트 복원 등이 이슈의 중심이 됐다. 곽 대표는 이 모든 관심에 들뜨지 않아 했다.

“오스카를 받고 나서 갑자기 유명인사 대접을 받는 게 어색해요. 다들 제 안부는 안 물어보고 트로피에 대해서만 물어보더라고요. 모르는 번호로도 전화가 많이 왔어요. 제가 제 이름을 검색해서 기사를 본 적이 없는데, 최근엔 매일 ‘곽신애’를 검색하게 돼요. 제 고향에 있는 한 식당은 물론, 대학 모교에도 현수막이 걸린 걸 보고 부끄러웠어요.”

“‘기생충’이 오스카 4관왕에 오르고 나서 지자체에서 ‘기생충’ 세트를 복원할 계획이라는 기사들을 많이 봤어요. 하지만 저희한테 진지하게 연락 온 건 없었죠. 저희 생각은 이 계획이 쉽지 않을 거라고 봐요. 기획안을 보고 판단해야 하겠지만, 예전 사례들을 보면 의욕적으로 지자체가 나섰다가 잘 안 된 것을 많이 봤어요. ‘기생충’ 오스카 수상도 이벤트성 붐이니 끓어오르다가 어느 순간엔 식겠죠. 봉준호 감독님이 귀국 기자회견에서 한 말처럼 영화 자체로 ‘기생충’이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곽 대표는 오스카의 새로운 기록 하나를 세웠다. 바로 아시아 여성 제작자 최초의 작품상 수상자. 92년 오스카 역사에서 단 한번도 없었던 일이 곽 대표로 인해 탄생한 것이었다. 최근 할리우드와 국내 영화계 모두 여성 영화인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곽 대표가 할리우드에서 느낀 바는 예상 외였다.

“오스카 작품상을 받고 나서 다들 제가 아시아 여성 제작자 최초의 작품상 수상자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몰랐는데, 어떻게 됐든 좋은 일이 생겼다고 생각했어요. 할리우드에서 보고 느낀 바로는, 우리나라 영화계의 여성 차별이 할리우드보다 덜 한 것 같았어요. 그런데 정작 오스카 작품상 후보 제작자들을 보면 절반이 여자더라고요. 아시아 여성 제작자가 상 받는 모습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나름 좋은 의미가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할리우드 제작자와 우리나라 제작자들의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산타바바라 영화제에서 제작자들이 관객들과 Q&A를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다들 제 생각과 똑같이 말하더라고요. 그런 기회 말고는 딱히 다른 제작자들과 이야기할 시간은 없었어요. ‘조조 래빗’ 제작자 첼시 윈스탠리와 저만 오스카를 처음 겪어서 서로 신기해 했어요. 오스카 시상식 전에 작품상 후보자들이 다 모인 적이 있었는데, 다들 저한테 ‘기생충’이 작품상 받을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게 신기했어요. 그런데 ‘1917’ 제작자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어요.(웃음)”

②에서 이어집니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박경희 기자 gerrard@slist.kr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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