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빈의 2020년은 시작부터 바쁘다. 촬영이야 진작에 끝났지만 이번달에만 ‘클로젯’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두 편의 출연작이 극장에 걸렸다. 3월부터는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tvN 목요스페셜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방영된다.

2018년 이준익 감독은 영화 ‘변산’ 당시 신현빈을 비롯한 출연진들이 개봉 전후로 모두 일이 잘 풀리고 있다는 말에 “원래 잘 될 배우들이 때를 만났을 뿐”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당사자인 신현빈은 “때가 왔다기 보다 각자의 시기가 다른 거 같아요”라고 전했다.

“제작년부터 조금씩 바빠진 거 같아요. 거니까요. ‘변산’의 경우에는 저한테 그 캐릭터가 왔다는게 저는 너무 재밌었어요. 만나본 적이 없는 캐릭터였어요. 저한테 제안을 주신 것 자체가 재미있었어요. 제가 잠깐씩 나오는 작품까지 하면 이제 편수가 꽤 되더라고요. 좋은 작품을 계속 하고 싶다는건 모든 배우의 마음일 거 같고, 다행히 연달아서 좋은 작품을 만난 거 같아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배우로서 누구나 선망할 기라성같은 선배들이 함께한 영화다. 윤여정을 비롯해 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정만식, 진경 등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특히 대선배 전도연으로부터 배우로서의 자세나 연기에 대한 칭찬이 연이어 들려왔다.

“전도연 선배님이 해주신 극찬은 사실 홍보과정에서 저 없을때 하신 이야기를 전해 듣고 있어요. 같이 영화를 찍게 됐을때 기대감, 부담감이 있었어요. 좋게 말씀해주셔서 다행이에요. 극중에서 연희(전도연)가 미란(신현빈)이를 이끄는 장면이 많아요. 부담감을 갖지 않게 선배가 많이 배려를 해주신 면이 있어서 장면 자체에 집중해서 찍을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워낙 선이 굵은 영화기도 하지만, 신현빈에게 이번 작품은 그 자체로 도전일 수도 있었다. 이름값은 둘째치더라도 연기할때의 에너지가 굉장한 선배들과 호흡을 한다는 게 부담이지 않았을까. 하지만 신현빈은 “튀고싶지 않았다”라고 털어놨다. 영화 전체적인 흐름 안에서 자신의 역할에 집중했기 때문.

“나쁜 의미에서 튀고싶지 않았어요. 밸런스를 잘 가져가고 싶었어요. 그런 부분은 감독님이 잘 신경써주신 거 같아요. 결과적으로 영화가 나왔을때 캐릭터들이 다 잘 살아있는 거 같아서 좋더라고요. 제가 출연한 영화라서가 아니라 관객의 입장에서 봤을때도 좋게 생각이 됐어요. 모든 선배들과 호흡하지는 못했지만, 저는 제 회차가 아닐 때도 촬영장에 놀러를 갔어요. 영화 내용과 달리 즐겁게 촬영을 했어요. 치열하게 고민하고, 집중해서 촬영 했지만 마냥 위축되어 있지는 않아서 감독님, 선배님들한테 감사해요”

극중 남편으로 나오는 김준한, 연인 관계인 정가람과의 인연도 재밌었다. 김준한은 ‘변산’에서 구질구질한 전남친으로 등장했고, 정가람은 드라마 ‘미스트리스’에서 긴장이 연속되는 묘한 관계를 그렸다. 이번에는 이 두 사람을 한 작품에서 재회하게 된 것.

“다들 평소에 친하게 지내고 있어서 연기하면서 신기한 느낌이 많았던 거 같아요. 캐스팅이 되면서 ‘이렇게 또 같이 하게 되는구나’ 싶었어요. 두 배우가 주어진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궁금증이 있었어요. 실제로 아는 모습이 있지만 영화랑은 또 전혀 다른 거니까요. 아무래도 편하게 이야기하면서 만들어 갈 수 있는 부분들도 있었던 거 같아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개봉일이 다소 밀리며 난항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이 사이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 소식을 전하며 오히려 전화위복의 게기가 됐다.

“언론배급 시사 후 반응, 리뷰, GV 반응이 좋게 나오고 그걸 저희가 체감을 하니까 개봉시기가 늦춰지는 것도 크게 걱정스럽지만은 않았던 거 같아요. 수상 소식은 너무 감사하고 기쁜 일이였어요. 영화를 준비하고 만드는 과정에서 제일 오랜시간 고생하신 게 감독님이니까 아마 많이 힘이 됐을 거 같아요. 한편으로는 ‘상을 받았으니까 어려운 영화는 아닐까?’ 생각하실까봐 걱정도 있었던 거 같아요. 그런데 저희도 즐겁게 봐서 다행스럽게 생각을 하고 있어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 어제(19일) 개봉했고, 드라마도 곧 방송을 시작하니 한숨을 돌리고 나면 다음 스탭을 생각해야 할 때. 다양한 이미지와 캐릭터로 매번 신선하게 다가서고 있지만 신현빈에게도 꼭 도전하고 싶은 배역이 있을까.

“아직 안해본 역할이 많으니까, 저도 작품을 선택할 때는 호기심이나 모험심이 있는 편이더라고요. 안해봤던 이야기, 없었던 이야기. 익숙하지 않은 캐릭터에 많이 끌리는 부분이 있는 거 같아요. 그때그때 주어지는 상황에서 제일 좋은 선택을 하려고 노력하는거 같아요. 로맨스요? 딱 어느 장르를 하고 싶다는 건 없어요. 제가 모든걸 컨트롤 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도 기회가 있겠죠?”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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