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중심이 된 밀도 높은 스릴러 영화가 탄생한다. 17일 CGV 압구정에서 3월 개봉 예정인 영화 ‘콜’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날 단편 ‘몸값’으로 충무로를 이끌어갈 차세대 감독 반열에 오른 이충현 감독과 주연배우 박신혜, 전종서, 김성령, 이엘이 참석해 기자들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콜’은 과거와 현재, 서로 다른 시간대에 살고 있는 두 여자가 한 통의 전화로 연결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다. 단편 ‘몸값’으로 전세계 유수 영화제에 초청된 이충현 감독은 ‘콜’로 장편상업영화 데뷔를 한다. 그는 박신혜, 전종서, 김성령, 이엘과 함께 작업하게 돼 영광이라고 밝히며 영화에 대해 소개했다.

영화는 1999년, 2019년을 배경으로 한 만큼 시각적인 변화가 중요했다. 이충현 감독은 “영화를 보시면 한 작품에 많은 작품이 들어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거다”며 “의상, 미술, 공간, 조명, 촬영 등 모든 분야에 심혈을 기울여 이야기가 결말로 치닫을 때 관객들이 예측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모든 스태프, 배우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였다”고 전했다.

‘콜’은 네 여성 배우가 중심이 돼 진행되는 스릴러 영화다. 이충현 감독은 “‘더 콜러’라는 원작이 있다. 그 원작에서 계속 반전되는 부분이 저와 잘 맞을 거라고 생각해 작업하게 됐다”며 “여성이 이끌어가는 장르 영화로서 힘 있고 밀도 높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엘 역시 이 영화에 참여하게 된 계기 중 하나라 “네 명의 여성 배우가 중심이 돼 반했다”고 할 정도였다.

박신혜는 데뷔 17년 만에 처음으로 스릴러 영화에서 강렬한 캐릭터 서연 역을 맡았다. 그는 “연기하면서도 제가 모르던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됐다”며 2019년을 살아가는 서연이 얼마나 임팩트 있는 인물인지 설명했다. 1999년을 살아가는 살인마 영숙 역의 전종서는 ‘버닝’ 때보다 더 미스터리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감정이 과열돼 있는 캐릭터라 표현하기 쉽지 않았다”면서 “현장 초반부터 무작정 달렸다. 영화 완성된 걸 보니 서연과 영숙의 에너지가 비례했던 거 같다”고 만족했다.

‘콜’의 매력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하나가 앙상블이다. 서연 엄마 역을 맡은 김성령은 “시나리오만으로도 소름 끼쳤다. 마지막 장을 덮고 너무 무섭다고 혼자 말할 정도였다”며 “현장에서 전종서가 굉장히 성실했다. 긴장을 하나도 안 하더라”하며 전종서에 놀라워했다. 박신혜는 “전종서는 사랑스러웠다”고 했고, 전종서는 “호흡적인 부분에서 신혜 선배와 궁합이 되게 좋았다”고 자평했다.

박신혜와 전종서는 전화 통화로 연기를 해야해 서로 한 화면 안에서 부딪히는 일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서로 촬영 현장을 방문해 화면에 걸리지 않아도 통화 연기에 도움줄 수 있게 옆에서 연기를 해줬다. 박신혜는 “그런 과정들이 있어서 더욱 긴장감 넘치게 연기할 수 있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전종서는 “감독님이 저를 촬영장에 자유롭게 두셔서 창의적인 것들이 나올 수 있었다”고 했다. 이에 김성령이 “‘기생충’ 봉준호 감독 수상 소감이 생각난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창의적이다’라는 것”이라고 해 웃음을 유발했다.

영화엔 네 여자 배우말고도 극에 힘을 실워주는 세 남자 배우가 있다. 바로 오정세, 박호산, 이동휘다. 이충현 감독은 “오정세 배우님은 초반에 등장하신다, 서연에게 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셨다. 호산 배우님은 초중반부터 등장해 굉장한 임팩트를 남기신다. 동휘 배우님도 중반부터 등장해 서연 엄마를 도우며, 유일하게 영숙을 위협하는 존재가 된다”고 설명했다.

1999년과 2019년을 교차해 보여줘야하는 만큼 영화의 톤과 소품도 중요했다. 이충현 감독은 “톤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실제로 색 보정에 많은 에너지를 쏟았다. 영국에 가서 D.I.를 했고 ‘해리포터’ ‘어벤져스’ 스태프와 작업해 창의적인 색이 나올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엘은 “무선전화기가 등장하는데 제가 어렸을 때 썼던 거랑 똑같았다”고 반가워했다. 김성령은 “신혜씨와 종서씨는 모를 수 있는데, 삐삐가 반가웠다”고 기억나는 소품 중 삐삐를 선택했다. 전종서는 “곰돌이 인형이 되게 많이 나온다. 영숙에게도 천진난만한 모습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박신혜는 “인기 연예인 책받침, 스티커 같은 것들이 있다. 저도 초등학교 때 많이 가지고 있었다”며 웃음 지었다.

‘콜’은 감독, 배우들의 말대로 어느 하나 심혈을 기울인 게 없었다. 박신혜는 “정말 많이 달렸다. 뛰고 또 뛰었다. 마치 ‘달려라 하니’가 된 것 같았다”고 전했다. 그의 말대로 ‘콜’은 제대로 된 작품이 되기 위해 오랜 시간을 거쳐 완성됐다. 네 여자 배우가 이끌어가는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콜’이 관객들에게 달려가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 기대된다.

사진=최은희 기자, 싱글리스트DB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