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시상식은 끝났지만 '기생충'의 수상여운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있다.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에 대한 관심은 물론, 재개봉 된 '기생충'이 박스오피스 순위에 오르는 등 흥행 역주행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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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기생충'과 관련한 키워드들이 연일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오르며 식지않는 열기를 보여주고 있다. 그중 통역을 맡은 샤론 최와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 '짜파구리'로 주가상승중인 농심과 기생충 촬영지 복원 계획과 돼지슈퍼까지 이슈들을 모아 알아본다.

 

# 봉준호의 '언어 아바타', 샤론 최

지난해 5월 칸국제영화제서부터 봉 감독 옆에서 통역을 도맡아 해온 샤론 최(최성재) 씨는 봉준호 감독에게 '언어의 아바타'로 불리며 그 공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봉 감독 의도는 물론 한국어 유머까지 그 의미를 정확하게 살려 통역했다. 봉 감독도 "완벽했고, 모든 것을 그녀에게 의존하다"라고 직접 말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달 5일(현지시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상을 받은 직후 봉 감독이 한 수상 소감을 세심한 언어로 통역해 주목을 받았다. "자막, 그 1인치의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들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 (Once you overcome the one-inch tall barrier of subtitles, you will be introduced to so many more amazing films)"라는 통역은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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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의 통역을 모은 유튜브 영상에는 그의 완벽한 통역에 놀라움을 표시하는 반응으로 가득찼다. 현재 유튜브에도 샤론 최의 통역 장면을 담은 영상이 조회 수 100만 회를 넘길 정도로 인기다. 해외 언론도 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그녀는 봉 감독의 연설과 인터뷰 내용을 영어로 번역했으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모두 4차례 무대에 올랐다"고 전하며 "무대 위에서 최씨의 차분한 존재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최씨는 현재 미국 대학에서 영화를 공부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봉 감독은 시상식 후 진행한 백스테이지 인터뷰에서 "최씨가 대학에서 영화를 공부했고 현재 장편 영화를 각본을 쓰며 준비 중이다. 나도 그가 쓴 각본의 내용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과연 다음번에 봉감독의 통역사로 보게될지, 영화 감독으로 보게될지 국내 영화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CJ ENM 제공 / 연합뉴스

# '기생충' 탄생 공신,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

'기생충' 제작에 공을 가진 바른손 E&A와  곽신애 대표도 연일 관심을 받고있다. 봉 감독이 2015년 건넨 시놉시스를 보고 흔쾌히 제작을 수락했다. 곽 대표는 "복이 넝쿨째 들어왔다. 저는 그저 서포터였을 뿐"이라며 자신을 낮췄지만 '기생충' 제작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했다.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곽 대표는 1990년대 시네필 사이에서 필독서로 꼽히던 영화 전문잡지 '키노' 창간 멤버로 3년간 일했다. 이어 LJ필름, 신씨네 등 영화사에서 마케팅 업무와 프로듀서를 했다. 2010년 바른손 영화사업부 본부장과 바른손필름 대표이사를 거쳐 2015년 바른손이앤에이 대표이사가 됐고, 강동원 주연 영화 '가려진 시간' '희생부활자'를 제작했다.

또 곽 대표 집안은 영화인 집안으로 유명하다. '친구'의 곽경택 감독이 오빠고, '은교' '침묵'을 연출한 정지우 감독이 남편이다. 곽신애 대표의 선구안은 회사의 주가를 올리는 보상을 제대로 누리고있다. 바른손이앤에이가 최대 주주로 있는 바른손은 주식시장에서 사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오스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사진=농심 제공

# 농심 '짜파구리' 홍보 박차...메뉴 개발 검토

'짜파구리'와 농심도 연일 화제다. 영화 '기생충'에서 연교(조여정)는 폭우 때문에 캠핑을 중단하며 집으로 가는길에 가정부 충숙(장혜진)에게 전화해 한우를 넣은 '짜파구리'를 만들어 줄 것을 지시한다. 이는 라면이 이 정도로 호화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빈부 격차에 대한 메시지를 실감나게 보여준다. 

자연스레 '짜파구리'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인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농심은 기생충 영화에 간접광고(PPL)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 개봉 후 짜파구리가 주목받으면서 짜파게티와 너구리 판매가 늘고 있다. 농심은 이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각종 홍보에 열을 가하고있다.  영화 속 '짜파구리' 조리법을 11개 언어로 소개하는 유튜브 영상을 게재하는가 하면, 지난 7일 '기생충'이 개봉한 영국에서 영화 포스터 패러디와 조리법을 넣은 홍보물을 만들어 '짜파구리'를 알리고 있다.

이에 농심은 미국 법인을 중심으로 짜파구리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짜파구리는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만드는 음식이다. 하지만 미국인들에게는 익숙지 않은 조리법인 탓에 두 상품을 혼합한 제품을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 농심 관계자는 “미국 법인에서 짜파구리 개발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구체적인 미국 출시 시기나 국내 출시 등은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사진=고양시 제공/연합뉴스

# '기생충' 관광지? 고양시-마포구, 촬영지 복원 및 개발 추진

경기 고양시는 '기생충'을 비롯해 아쿠아 스튜디오에서 촬영된 영화 세트장 복원에 나선다. 이곳에서 영화 속 기택(송강호)의 반지하 집과 골목을 정교하게 만들어 폭우에 동네가 물에 잠기는 장면 등을 촬영했다. 고양 아쿠아 스튜디오에서는 '기생충' 외에도 명량, 해운대, 국제시장, 광해 등의 영화 수중 특수촬영이 진행됐다.

고양시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아쿠아 스튜디오를 포함한 영상문화단지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고양시는 아쿠아 스튜디오에서 촬영된 영화 제작사들과 협의해 각 영화 세트장을 복원, 체험 관광 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

또한 서울 마포구는 '기생충' 촬영지인 손기정로 32 일대를 전 세계인이 찾는 관광명소로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구는 전담 TF팀을 구성해 '기생충' 촬영지의 관광명소 조성을 위한 세부사항들을 검토하고 업무를 추진해 나간다고 밝혔다.

손기정로 32 일대에는 영화 개봉 직후부터 많은 방문객이 다녀간 '돼지슈퍼'가 위치해 있다. 영화에서는 '우리슈퍼'라는 간판으로 등장하지만 실제 슈퍼의 명칭은 돼지슈퍼로 아현동에서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마을 토박이 가게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이라는 쾌거가 한국 영화 뿐 아니라 한국의 문화와 한국의 곳곳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돼 기쁘고 자랑스럽다"라며 "마포구 역시 글로벌 관광도시에 걸맞은 여러 관광명소 및 관광코스를 꾸준히 개발해 국내·외 관광객이 마포 구석구석을 방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슈퍼 인근에 포토존을 조성해 방문객들의 추억 남기기를 돕고 이 일대를 포함한 마을여행 골목투어코스를 개발해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지나친 관광개발에 반대하는 이들도 적지 않아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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