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영화 '버티고'는 작년 가을 촬영해 1년 만에 개봉했다. 때문에 천우희는 지난 9월 초 촬영이 마무리됐고 9월 28일 종영한 드라마 JTBC '멜로가 체질'보단 '아련한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갓 서른 여성들의 연애와 일상을 그린 '멜로가 체질'에서 밝고 엉뚱한 임진주 역을 맡은 천우희는 "한 꺼풀 벗겨진 느낌"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연기할 때 불나방처럼 저 자신을 내던지지만 다른 면, 연기 외적인 면을 보여주는 건 쑥스러움이 많았어요. 드라마 특성상 즉흥 애드립 연기가 있다 보니 제 모습이 드러나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막상 망가지는 연기를 하고 나니까 왜 그렇게까지 부끄러워했지, 싶었어요. 타인이 어떻게 보든 그 시선에서 자유로워졌어요. 가볍건 진중하건 강하건 어떤 연기든 더 편하게 할 수 있어졌어요."

앞서 소개한 ‘버티고’ ‘멜로가 체질’ 외에도 올해 천우희는 여러 작품으로 얼굴을 비추고 있다. 지난 9월 개봉한 영화 ‘메기’에서도 작품의 키포인트를 쥔 물고기 메기의 나레이션을 맡아 연중 영화와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활약하고 있다.

“1년에 작품 2~3개를 한 것 같지만 개봉 시기가 겹쳐서 그렇게 보이는 거예요. 한 작품에 공 들인 시간이 많았어요. ‘한공주’만 해도 촬영부터 개봉까지 2년이 걸렸으니깐요. 뜸을 들이다 보니 촬영할 때와 다르게 받아들여져요. 빨리빨리 돌아가는 시대에 하나하나 공들이며 세월을 담는다는 게 귀중하다고 생각해요.”

필모그래피상 단역 출연으로 연기를 시작한 건 2004년, 올해로 15년째다. 하지만 천우희는 본드걸 연기로 주목받은 ‘써니’(2011)를 전환점으로 꼽았다. 어떤 작품에 출연하든 천우희라는 이름 석 자로 보증하는 ‘믿고 보는 배우’로 거듭난 그녀의 과거-미래를 잇는 배우 인생에 대해 들어봤다.

“‘써니’ 이전까진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많이 생각하지 않았어요. ‘한공주’(2014)로 제가 주목받아서 그 전엔 오디션을 많이 보고 힘겨웠을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만 전 운이 좋았어요. 연기가 재밌어서 하고 싶으면 오디션을 보고, 안 하고 싶으면 안 봤어요. 그러다 ‘써니’때 이 직업을 평생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진중한 생각을 할 때부턴 한눈팔지 않고 열심히 연기했어요. 앞으로도 좋은 작품이 있다면 할 수 있는 한 많은 작품서 연기하고 싶어요. 전엔 남들이 하는 평가도, 스스로 하는 평가도 흠이 없길 바랐어요. 그런데 상(청룡영화상)을 일찍 받는 바람에 시행착오를 여실히 보일 수밖에 없게 됐어요. 

다른 배우들은 보통 시행착오를 겪고 상 같은 좋은 결과를 얻는데 저는 반대의 경우죠. 그게 부담스러울 때도 있는데 제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앞으론 좀 깨지고 별로라고 생각해도 안 무너지고 싶어요. 시행착오를 통해 필모가 다채로워지는구나, 좋게 생각하려고요. 이런 마음이 처지지 않았으면 하고 계속 여러 가지를 시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으면 해요.”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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