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3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타짜: 원 아이드 잭’(이하 ‘타짜3’)의 권오광 감독이 날개를 달았다.
이광수, 박보영 주연의 전작 ‘돌연변이’(2015)에서 기발한 상상력과 섬세한 연출력을 보여주며 충무로의 신성이 된 권 감독은 ‘타짜’라는 상업 장르영화에 도전하며 또 한 번 도약했다.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개봉을 앞두고 있던 권오광 감독과 만나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타짜3’(9월11일 개봉)의 메가폰을 잡는 일은 시리즈 등장인물들처럼 리스크가 큰 도박에 뛰어드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시리즈의 유명세와 영광만을 쫓기엔 전작과의 비교가 불가피해 부담스럽다.
“저는 ‘타짜’ 시리즈의 큰 팬이에요. 대학생 때 영화학을 공부하면서 1편 시나리오 속 샷을 분석하기도 했고 2편도 정말 좋아해요. 그런데 ‘돌연변이’가 개봉할 때쯤 ‘타짜3’의 감독 제의를 받곤 ‘내가 해도 되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대학생 때부터 영화를 찍었으니 10년을 넘게 했는데, 이 제안을 아직 능력치가 안 된다고 겁내고 피하면 앞으로도 못할 거 같았어요. 스스로 ‘20년 후엔 할 수 있냐’고 물었는데 못할 거 같더라고요. 이 영화를 해야 다음 스텝으로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무섭다고 도망가지 않고 용기 내서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죠.”
그렇게 뛰어든 ‘타짜’의 세계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글이 안 써져 4~5개월 동안 독서와 사색의 시간을 보냈고 마음 먹고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한 때가 2016년 봄이었다. 그렇게 장장 1년간 시나리오에 몰두했다. 원작 만화가 있지만 구 시대적 내용이 많아 그대로 가져갈 수 없었다.
만화를 기반으로 하되 판을 갈아엎다시피 하며 현 시대를 관통하는 설정을 추가했다. 이를테면 주인공 도일출(박정민)이 대표적이다. 도일출은 전설적인 타짜인 짝귀의 아들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이기도 해 동시대에 맞닿은 청년 캐릭터다. 일출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어려운 공시 패스보다 "도박이 더 해볼 만하다"고 말한다. 이는 권 감독이 해석한 이 시대 청년의 시선이기도 하다.
“30대인 저도 그렇고, 저보다 나이가 어린 분들도 공통적으로 느끼는 염세주의가 있어요. 어른들의 시대에는 학업-취업-결혼-출산을 잇는 인생의 사이클이 있었지만 지금 시대는 다음 단계에 진입하기도 힘들어요. 예전 세대에 비해 염세적인 시각이 있어요. 꼬인 부분이 있죠. 그런 (시각의) 캐릭터를 만들려고 했어요.”
캐스팅 과정은 순조로웠다.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생각했던 예상 캐스팅 라인업이 거의 대부분 반영됐다. 이에 권 감독은 “운이 좋았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타짜3’의 판을 설계하는 핵심인 애꾸를 맡은 배우 류승범의 경우는 달랐다. 전화부터 이메일 교환, 해외 방문까지 거치고 나서야 출연을 확정할 수 있었다.
“시나리오를 드렸더니 바로 연락이 왔어요. 통화를 하는데 말이 길어져서 이메일로 연락했어요. ‘타짜3’를 하는 이유부터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은지, 도일출과 애꾸라는 캐릭터 설명도 하고 7~8통을 주고 받았어요. 스케쥴도 정리하고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어서 인도네시아로 갔어요. 처음 만나는 자리라 슬리퍼에 반바지 차림은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운동화를 챙겨갔는데 기우였어요. (류승범은) 맨발에 웃통도 벗고 있었어요.(웃음)”
4년 만에 상업영화로 돌아오며 복귀작으로 ‘타짜3’를 택한 류승범이 변한 영화현장에 낯설어했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영화 현장에 주 52시간제가 도입됐잖아요. 첫 한두 회차엔 당황하시더라고요. 류승범 형님 시대에는 시작하면 끝까지 찍어야 했는데 이젠 스태프들이 집에 가니까... 더 촬영하고 싶어 하셔서 불법이라고 말려야 했죠.(웃음) 형님이 연기를 시작하면 다들 너무 궁금해했어요. 저 역시 에너지가 너무 좋았어요.”
시선을 사로잡는 류승범의 긴 머리스타일 역시 애꾸라는 미스터리한 캐릭터와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이 역시 배우의 평소 헤어스타일을 그대로 영화에 차용한 것이라고. 권 감독은 애꾸의 외양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라 정체를 알 수 없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밖에도 ‘타짜’ 시리즈 전작들과 비교되며 미스터리한 여인 마돈나를 연기한 최유화에 이목이 집중됐다. 마돈나는 주인공 도일출(박정민)과 엮이며 그가 거대한 도박판의 세계에 입문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일전 ‘타짜’(2006)에서 전대미문의 팜므파탈 정마담을 맡은 김혜수를 이을지 궁금증이 높아졌던 상황.
“(전작 여배우들과의 비교가) 우리의 숙명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비교할 수 없어요. (마돈나의) 가장 큰 특징은 어둠이 많다는 거예요. 사연이 많은 캐릭터에 이유를 부여하고 싶었어요. 슬픈 악당처럼 보였으면 했고 악당인데 이해할 수 있는 캐릭터로 만들고 싶었어요.
전작들 여배우들보다 더 복잡한 인물이에요. 과거도 숨기고 행동하는 의도도 숨겨요. 유화 씨가 연기하기 힘들었을 거예요. 표현하기 어려운 지점들이 있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잘해주셔서 120% 만족해요."
사진=김수(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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