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MBC '실화탐사대'에서 '정의를 바라는 섬마을 사람들 &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 아버지의 약속' 편이 방영됐다.

지난 4월 5일 전라남도 완도군 노화도. 섬마을을 들썩이게 한 차량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피해자는 섬 주민 박승진(가명) 씨. 도로를 달리던 경차 한 대가 갑자기 주차장 한가운데에 서 있던 그를 향해 돌진했다. 가해 운전자 나승진(가명) 씨는 눈에 문제가 있어서 일어난 실수였다고 주장한다. 자신은 피해자가 오라고 손짓한 것으로 보고, 박 씨 쪽으로 향했다는 것. 무엇보다 추돌하지 않으려고 브레이크까지 밟았다고 했다.

피해자 박 씨(가명)의 입장은 전혀 달랐다. 가해 차량은 분명히 자신을 치려고 했다는 것. 가해 운전자 나 씨(가명)는 피해자 걱정은커녕 사고 직후 쓰러져 있는 피해자와 가족에게 “누구 하나 죽으라고 했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줄게”라며 협박했다. 심지어 쓰러져 있는 피해자를 촬영하라 지시하기도 했다.

이 사고는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니었다. 가해자와 피해자는 2009년부터 레미콘 회사 동업을 한 관계였던 것. 하지만 가해자 나 씨(가명)는 약 35억의 횡령과 배임으로 징역4년을 선고받고 대표이사의 직무가 배제되고 피해자의 아내인 김 씨가 대표이사가 되었다. 그 후 나 씨(가명)는 사무실 문을 잠그고 김 씨의 개인차를 레미콘으로 막는 행동을 시작했다. 그리고는 임시 사무실인 컨테이너박스를 레미콘으로 부수는 행동까지 했다. 그리고 이어진 것이 김 씨 남편 박승진(가명)씨 교통사고 사건이었다.

섬에 독점적으로 레미콘을 공급하는 회사를 경영하며 성공한 사업가로 알려진 나 씨(가명). 섬 안팎의 각종 행사 지원에도 적극적이었고, 지역 해경 자문위원도 역임하는 등 사고 가해자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평소 모습이었다. 하지만 섬 곳곳에서 나 씨(가명)에 대한 흉흉한 평판이 들려왔다. 자신이 사려고 했던 땅을 산 사람을 찾아가 공사를 방해하고, 생명의 위협을 주는 등 이해되지 않는 행동을 일삼았던 것.

판결문을 근거로 15차례나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던 피해자 김 씨 가족. 하지만 경찰이 조치를 취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경찰관계자는 “우리도 진짜 적극적으로 하고 싶죠. 그런데 망설여진다니까요. 괜히 일 잘못해서 무슨 불이익 당하지 않나 이런 생각도 들고...”라며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시청자를 화나게 했다.

MBC '실화탐사대' 제작진을 만난 나 씨(가명)는 억울한 건 본인이고 자신은 법원의 판결을 따랐다고 주장했다. 교통사고에 혐의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충분히 피할 수 있었는데 의도적으로 부딪힌 것이고, 자신은 눈이 나빠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고 말하며 끝까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런가 하면 한강공원에서 친구와 술을 마신 후 실종된 지 5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故 손정민 씨의 이야기도 전해졌다. 정민 씨의 아버지는 아들의 죽음에 풀리지 않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사건은 4월 24일 밤 11시 30분경. 친구 A씨가 정민 씨에게 술을 마시자고 연락했고, 두 사람은 새벽 2시경까지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찍으며 술을 마시고 놀았다. 그리고 2시 18분. 술에 취해 누워있는 정민씨의 모습이 찍힌 목격자의 사진이 나왔고, 오전 3시 30분 친구 A씨는 ‘정민이가 안 일어난다’ 라며 본인 부모님과 통화한다.

이후 오전 3시 38분 두 사람이 안 보였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이 이어졌고, 그로부터 약 40여분 후인 오전 4시 20분 한강 경사면에 홀로 자고 있는 친구 A가 목격된다. 마지막으로 새벽 4시 30분 경 친구 A씨가 한강 공원을 빠져 나가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고, 정민씨는 실종되었다.

정민씨의 죽음에 대한 키를 쥔 건 마지막까지 함께 있었던 친구 A씨. 하지만 그는 술에 취해 새벽 2시 이후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입장. 만취했다던 그는 집으로 돌아간 후 새벽 5시 30분 경 부모님과 함께 정민 씨를 찾아 한강에 왔고, 정민 씨와 함께 있었을 때 신은 신발은 버렸다고 한다. 또한 현장에서 정민 씨의 휴대폰을 가지고 갔다고 한다. 정민 씨의 아버지는 이런 친구 A씨의 행동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더욱 이상한 것은 친구 A씨가 정민씨의 아버지를 만나서 한 이야기들. 아들이 어디 있는지 궁금해 하는 정민씨 아버지에게 ‘정민이가 요즘 힘들어했어요. 할머니도 돌아가시고 (의대)본과 들어가서 공부도 힘든데 친구들도 멀어진 것 같고 힘들어하더라고요’라며 정민씨 아버지 뿐 아니라 정민씨와 친한 5명의 친구조차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했다. 친구A가 술을 먹자고 연락온 후 정민씨가 다른 친구와의 메시지에서 “처음 접하는 광경이라 당황함”이라고 할 만큼 자주 술자리를 한 친구는 아니라는 점에서 의문점이 더욱 커졌다.

사고추정 현장을 직접 찾은 제작진은 환한 대낮에도 뻘 때문에 일반 어른이 제대로 걷기 힘든 곳이고, 사건당일이 한 달 중 한강 수위가 가장 높은 보름인 점과 급격한 경사 지점도 있던 만큼 새벽에 술 취한 사람에게는 사고 위험성이 높아 보이는 곳이었다고 확인했다.

정민씨의 죽음에 대한 진실은 무엇일까? 정민씨의 아버지는 “제가 맹세했거든요. 네 죽음을 꼭 밝혀줄게. 아빠의 마지막 약속이고 아빠 죽을 때까지 할 거야. 반드시 할 거니까, 너를 이렇게 만든 게 있다면 절대로 내버려 두지 않을 거야”라고 울면서 다짐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한편 MBC '실화탐사대'는 매주 토요일 밤 8시 5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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