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이 시위대 진압 과정에서 총을 쏜 것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AP=연합뉴스

25일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진압 과정에서 홍콩 시위대에 대한 실탄 경고사격이 이뤄진 것은 시위대의 공격으로 생명의 위협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홍콩 경찰이 해명했다. 26일 홍콩 경찰의 발표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의 보도를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45분경 홍콩 췬안 지역의 시위대가 상가 기물을 파손하고 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당시 시위대는 중국 본토인 출신이 소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마작장 등의 유리와 문을 부수고 있었다. 이 지역은 시위대에 대한 '백색테러'가 수차례 발생한 곳이어서 시위대가 감정적으로 흥분한 것으로 보인다. 출동한 10여명의 경찰은 시위대 저지에 나섰지만 수적으로 우세한 시위대에 밀려 열세에 처하고 말았다.

시위대가 각목 등을 휘두르며 공격하자 경찰 6명이 권총을 꺼내 들었고 이 가운데 1명이 공중으로 38구경 권총을 발사해 경고 사격했다. 당시 현장을 찍은 영상에선 한 시민이 권총을 빼든 경찰에게 물러나라고 호소하자 그 경찰이 시민을 걷어차는 모습이 확인됐다. 경찰 3명은 총구를 시위대는 물론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들에게도 겨눠 거센 항의를 받았다.

당시 현장에 있던 경찰 렁궉윙은 “시위대와 대치하는 과정에서 생명의 위협을 느껴 한 경찰이 권총을 공중으로 발사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5명의 경찰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홍콩 경찰은 밝혔다.

6월 초부터 시작된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경찰이 실탄을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에는 홍콩 시위 사상 최초로 물대포 차까지 동원돼 췬안 지역의 시위 진압에 투입됐다. 홍콩 의료 당국은 전날 시위 현장에서 부상으로 병원 이송된 사람은 시위대, 경찰 등을 포함해 모두 38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홍콩 경찰에 따르면 불법 시위, 공격용 무기 소지 등의 혐의로 시위 현장에서 체포된 사람은 36명에 달한다. 시위 진압 과정에서 다친 경찰은 15명이었다. 특히 체포된 사람 가운데에는 12세 소년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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