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JTBC 인기 음악예능 ‘비긴어게인3’가 적절치 못한 영화홍보로 시청자 항의를 사고 있다.

국내 뮤지션들이 아름다운 풍광의 해외 도시들을 순례하며 버스킹을 보여주는 ‘비긴어게인3’ 23일 방송에서 개봉을 앞둔 멜로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주인공인 김고은 정해인이 버스킹을 준비하고 도전하는 모습이 보여졌다. 시청자들은 지난주 프로그램 엔딩에 버젓이 예고된 이탈리아 베로나 버스킹 모습이 단 한 장면도 방영되지 않은 채 방송 분량을 영화 홍보에 다 써버렸다고 비난하고 있다.

특히 박정현이 시아의 ‘샹들리에’를 열창하며 또 한번의 레전드 무대를 탄생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는데 배우 김고은, 정해인의 버스킹 공연만 똘랑 방송됐다. 자연스레 시청자에 대한 기만, 신뢰 훼손이 쟁점으로 부각된 것이다.

일단 김고은 정해인이 출연한 것 자체가 비정상적으로 여겨진다. 프로페셔널 뮤지션들이 버스킹을 하는 프로그램에 아마추어가 등장해 버스킹을 하는 것은 스타급 출연진의 인기로 시청률을 낚시질 하겠다는 제작진의 얄팍한 의도로 밖에 이해되질 않는다. 실력파 뮤지션들의 음악을 듣기위해 채널을 선택한 리스너들이 인기스타들의 완성도 떨어지는 노래를 왜 들어야 하나.

더불어 영화 개봉을 앞두고 이제는 거의 ‘자동적’으로 출연 배우들을 섭외해 게스트 석에 앉히고, ‘당연하다는 듯’ 게스트 석에 앉는 방송사 및 배우들과 소속사, 홍보대행사의 의식도 짚지 않을 수 없다. 독설에 대한 맷집과 순발력이 있으면 ‘라스’, MC의 배려를 지렛대 삼아 자기 이야기와 영화 홍보를 적절히 할 수 있으면 ‘해투3’, 열심히 먹고 게임하는 걸로 때우겠다면 ‘냉부’ ‘런닝맨’ 식 예능 골라잡기는 잦아들 줄 모른다.

시청자 사이에 화제가 되고,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연관검색어에 영화가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흥행에 영향을 미치니 영화제작사·홍보사, 배우 소속사에서 마다할 리 없으며 방송사 입장에서도 시청률에서 득을 보니 버리기 힘든 카드일 것이다. 이해되지 않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이런 식의 게스트 운용 방식은 ‘예능’을 그저 그런 홍보창구로 전락시키는 지름길이다. 웃음과 흥미를 전달하는데 있어서도 정교한 콘셉트가 존재하며 예능 프로그램은 프로페셔널 인력이 달라붙어 한땀한땀 만들어가는 창작물 아닌가. 예능을 스스로 광고전단지로 만드는 것은 이제 그만 멈춰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 가뜩이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TV를 떠나 새로운 플랫폼을 찾아가는 요즘, 로얄티 강한 고정 시청자마저 외면하게끔 만들기 때문이다.

홍보차 출연하는 배우들에게도 한 마디. 시청자 입장에선 지역구 관리 한번도 하지 않다가 선거 때 되니 ‘갑툭튀’ 해 표 달라고 읍소하는 정치인 보는 느낌이 들 수 있다. 평소 만들어진 이미지가 아닌 본연의 호흡과 말투, 생각을 드러낼 수 있는 예능에 출연해 대중과 소통해오든지, 송강호 강동원 전도연 김혜수처럼 영화 개봉이 코앞이더라도 '소신 노출연’ 한다면 진정성이 느껴질 터. 양쪽 모두 존중받아 마땅한 선택이니까.

사진=JTBC '비긴어게인3'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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