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보는 배우 손현주는 올해 배우 생활 29년차다. '은밀하게 위대하게'(2013), '숨바꼭질'(2013), '악의 연대기'(2015), '보통사람'(2017) 등의 영화를 비롯해 '장밋빛 인생', '솔약국집 아들들', '추적자 THE CHASER', '황금의 제국', '쓰리데이즈',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KBS2 '저스티스'까지 스크린과 안방을 오가며 명연기로 대중을 사로잡는 배우다.

독보적인 연기력과 존재감을 보여준 손현주. 당연히 사극에서 많이 봤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손현주는 사극 영화에 단 한 번도 출연한 적이 없다. 91년 사극 드라마 촬영 중 말에게 밟혀 발톱이 빠지는 사고가 후 트라우마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런 손현주가 영화 '광대들:풍문조작단'으로 첫 사극 영화에 도전했다. 

'광대들:풍문조작단'(이하 '광대들')은 조선 팔도를 무대로 풍문을 조작하고 민심을 흔드는 광대들이 권력의 실세 한명회(손현주)에 발탁돼 세조(박희순)에 대한 미담을 만들어내면서 역사를 뒤바꾸는 이야기를 그린 팩션 사극이다.

손현주가 맡은 한명회는 조선 최고의 실세로 세조를 왕위에 세우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 뾰족한 귀와 두터운 긴 수염, 상대방을 압도하는 매서운 눈빛의 소유자다. 한명회는 하늘의 뜻이 임금에게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리기 위해 조선 팔도의 풍문을 조작하는 광대패 5인을 섭외하고 거대한 판을 기획한다. 

'광대들' 개봉을 앞두고 라운드 인터뷰에서 만난 손현주는 영화의 뒷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손현주는 "'광대들'은 어려운 영화가 아니다. 역사적인 사실을 가져다가 어렵지 않고 어둡지 않게 그린 밝은 가족영화"라며 "유쾌하고 통쾌하게 보실 수 있다"고 관람 포인트를 전했다.

손현주는 사극에 대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어떻게 사극 영화에 도전하게 됐을까. 그는 "'광대들'처럼 세조의 미담을 그린 작품은 지금까지 없었다. 한명회에게는 세조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도 있다. 자신의 안위를 생각하는 모습일 수도 있다. 정진 선배가 한명회를 한 적이 있다. 그분은 한명회 책사로 나왔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명회를 연기했지만 여기서 한명회는 기획자 역할이 크다"고 했다.

"한명회는 세조의 조력자다. 어두움과 밝음의 앙상블이 제일 중요했다. 감독이 과연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지금까지와는 다른 한명회를 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가장 컸다. 또한 실록에 있는 미담들이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했다. 기술 시사하고 언론 시사, vip 시사까지 다 봤다. 완성된 영화는 시나리오에 있는 것들을 순서를 섞어놨더라. 감독님이 잘하신 것 같다."

김주호 감독은 앞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490만명을 동원하며 팩션 사극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감독과 호흡을 묻자 손현주는 "감독님은 말 수가 많은 사람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촬영할 때 소통을 잘했다. 김주호 감독님과 첫 호흡인데도 처음과 마지막 마음이 똑같았다. 변함이 없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렇다면 사극 트라우마는 없어졌을까. 손현주는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그런 옷을 이번에 처음 입어봤다. 그 여름에 옷도 잘 보이지도 않는데 7개인가 8개 정도를 입더라. 의상팀한테 안 보이지 않냐고 말도 해봤지만 한명회 풍채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라고 더위에 싸웠던 당시를 회상했다. 

반면 트라우마 극복과 함께 새로운 발견을 했단다. "최근에 KBS PD의 제안으로 짧은 4부작 사극 드라마 촬영을 했다. 그때 내 얼굴을 봤는데 쌍꺼풀이 없는 얼굴이나 사극에 잘 맞더라. 트라우마 때문에 엄청 도망 다녔었는데 편전에만 있으라고 하더라. 왕이라고. 사극은 무조건 왕을 해야겠더라. 그때 20~30명의 선배들이 대신으로 출연했다. 큐 사인만 들어오면 모두 '전~하'라면서 엎드리는데 재밌었다. 사극은 직책이 중요하더라. 벼슬이 있는 문관이 좋은 것 같다. 영의정 이상?(웃음)"

②에서 이어집니다.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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