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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승 사망, ‘제3자’ 박진성은 왜 “사회적 타살”을 주장하나

기사승인 2019.07.24  16:4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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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승 시인의 사망에 대해 박진성 시인이 “사회적 타살”을 운운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황병승 시인은 지난 2003년 계간지 ‘파라21’ 신인문학상에 당선되며 화려하게 문단에 등장했다. 2000년대 문단에 미래파 담론을 불러 일으킨 ‘미래파 시인’으로 분류되는 인물 중 한 사람.

등단 2년만인 2005년에는 시집 ‘여장남자 시코쿠’를  독자들 앞에 선보였다. 해당 시집은 2012년 문학과지성 시인선을 통해 개정판으로 재출간될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총 3권의 시집을 세상에 남기게 됐지만, 황병승 시인의 새 시집이 나올 때마다 문단 안팎의 관심은 뜨거웠다.

하지만 마지막은 쓸쓸했다. 사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사망한지 한달 정도가 흐른 뒤에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황병승 시인은 경기도에 위치한 연립주택에서 홀로 지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동료 시인들은 물론 그의 시를 기억하는 독자들 사이에서 애도의 목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박진성 시인이 자신의 SNS를 통해 “사회적 타살”을 주장했다. 박진성 시인은 “황병승 시인은 2016년 10월, 몇몇 무고한 사람들에 의해 성범죄자로 낙인 찍힌 후 황폐하게, 혼자 고독하게 살다가 생을 마감했습니다”라며 “명백한 사회적 타살이자 무고의 희생자입니다. 문단이라는 거대 이해 집단이 황병승 시인을 죽인 ‘공범들’입니다”라고 썼다.

 

황병승 시인은 2010년부터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강사로 시창작 수업을 맡아 진행했다. 출강 기간은 길지 않았고, 이듬해 캠퍼스를 떠났다. 황병승 시인의 이름이 서울예술대학교 내에서 다시 거론된 것은 문화예술계가 미투 운동으로 들썩이던 2016년이었다. 학부생 두 명은 교내에 대자보를 붙이고 성추행 피해 사실을 알렸다.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자 황병승 시인은 “학교 강의를 그만둔 지 5~6년이 지났다. 생각해보고 입장을 밝히겠다”라고 전했다. 이후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나로 인해 정신적 고통과 상처를 입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 참회하는 마음으로 자숙하겠다”라는 뜻을 밝혔다.

이후 피해자들과 황병승 시인 간에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 됐는지 보도된 바는 없으나, 가해자로 지목된 당사자가 사과와 참회의 뜻을 밝힌 것으로 세상에서 잊혀져 갔다. 그러나 황병승 시인의 죽음이 세상에 알려진 당일 동료인 박진성 시인에 의해 이 일이 재조명되는 꼴이 됐다.

황병승 시인은 해당 사건에 대해 공식적인 자리에서 언급한 바가 없다. 하지만 전후 상황을 모르는 이들이 본다면 이 사건의 피해 학생들이 황병승 시인을 성범죄자로 ‘낙인’ 찍히게 한 ‘몇몇 무고한 사람들’이 된다. 박진성 시인이 ‘무고의 희생자’를 주장하는 탓에 벌써 3년이 지난 사건의 논점이 흐려지게 된 셈.

논란이 된 사건이 있다고 하더라도 황병승 시인의 시, 그가 남긴 작품들의 문학적 가치는 별개의 문제다. SNS 속 황병승 시인의 작품을 기억하는 독자들의 애도만 보더라도 이런 온도를 확실하게 읽을 수 있다. 그런데 왜 하필, 박진성 시인은 이때에 당시 사건을 끄집어 냈을까.

박진성 시인은 지난 2016년 10월 습작생 등을 대상으로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돼 고소 됐으나, 이듬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가까웠던 동료라면 본인의 경험에 빗대어 이를 해석하거나, 안타깝게 느낄 수도 있다.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감정이다.

황병승 시인 사건의 당사자는 박진성 시인이 아니다. 자신의 사견으로 고인이 된 황병승 시인은 물론이고 유족, 그리고 대자보로 용기를 낸 학생들에게 두 번 상처를 입히고 있는 건 아닐까.

에디터 강보라 mist.diego@slist.kr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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