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 3기 손자와 치매 할머니의 아름다운 추억 남기기가 그려진다.

25일 방송되는 KBS 2TV ‘제보자들’에는 시간을 잃은 할머니와 시간이 없는 손자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생방송 시청자수 200명, 구독자수 3만 8000명에 달하는 개인방송의 주인공은 29세 홍정한씨. 하지만 진짜 방송의 인기비결은 바로 파트너이자 할머니인 채순연씨(91세)에게 있다.

치매에 걸려 기억을 잃어가는 할머니를 위해 홍정한씨가 일상을 영상으로 기록한 것이 방송의 시작이 됐다. 할머니를 위해 식사를 준비하는 것부터, 씻겨드리고 운동을 하는 것까지. 두 사람의 모든 순간이 기록되고 있었다.

홍정한씨에게 할머니는 부모님 그 이상의 존재. 10살에 어머니를 대장암으로 잃고, 이듬해 아버지까지 간경화로 잃게 된 홍정한씨를 할머니는 29살이 될 때까지 곁에서 돌봐줬다. 할머니는 자갈치 시장에서 억척스레 생선을 팔아 홍정한씨를 키웠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할머니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비밀이 있었다. 홍장한씨는 3년 전 버스를 타고 서울로 가던 중 갑작스러운 발작을 일으켰고, 이송된 병원에서 뇌종양(뇌암) 3기 진단을 받았다. 수술을 받았지만 신경과 이어져 있던 암의 30%는 제거할 수 없었다.

5년 이내 재발 확률 50%, 사망 확률 70% 이상. 이제 손자인 홍정한씨에게 남은 시간은 고작 2년에 불과했다. 이런 홍정한씨에게 소원은 단 하나. 할머니보다 하루라도 오래사는 일이었다. 그러나 눈에 띄게 상태가 악화되어 가는 홍정한씨는 혹시나 홀로 남겨질 할머니를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할머니와 지금 이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 가족사진을 찍기로 한 것. 그리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독사진까지 찍기로 했다. 시간을 잃은 할머니와 시간이 없는 손자, 두 사람의 이야기는 이번주 ‘제보자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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