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주방업계가 ‘반전’으로 틈새시장을 공략 중이다. 익숙하고 친근한 것에 색다름을 더해 신선함을 주고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셈이다. 이색 컬러와 사이즈, 이색 컬래버레이션과 패키지 등 고정관념을 깨는 반전 마케팅으로 소비자 호응을 얻고 있다.

 

■ 낯설어서 더 끌린다!

사진=SPC그룹 제공

‘김치’ 하면 빨간 양념, ‘아이스크림’ 하면 하얀 컬러를 당연하게 떠올리는 시대는 지났다. 컬러도 반전이 있어야 끌리는 법. 자칫 낯선 컬러 조합은 소비자들의 호기심과 도전정신을 일으키기도 한다.

SPC그룹 배스킨라빈스는 6월 이달의 맛으로 '블랙 소르베'를 출시했다. 얼린 과일로 만든 디저트의 일종이자 레몬 라임맛 소르베 아이스크림이다. 고정관념을 깬 검은색 콘에 검은색 아이스크림을 얹은 비주얼이 소비자 시선을 끌었다. 검은색과 달리 상큼하고 부드러운 레몬 라임의 맛과 시원하고 가벼운 식감이 반전을 거듭했다.

사진=한성식품 제공

한성식품의 ‘치자미역말이김치’와 ‘깻잎양배추말이김치’도 샛노랑색, 보라색 등 반전 컬러 매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빨갛고 매운 김치를 먹지 못하는 어린이와 외국인에게는 인기가 더욱 좋다. 노란 치자물을 들인 ‘치자미역말이김치’는 무와 미역, 피망과 당근 등을 말아 만들었으며 치자 특유의 샛노란 색감을 더했다. ‘깻잎양배추말이김치’는 적색과 흰색의 양배추와 깻잎이 적채에서 스며 나오는 붉은 즙으로 물들여졌다. 천연 재료로 색을 내어 청량감과 아삭한 조직감뿐만 아니라 시각적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 사이즈 양분으로 소비자 소구

가성비와 편의성까지 꼼꼼히 따지는 최근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식음료업계도 기존 제품의 사이즈를 소용량·대용량으로 변형해 새롭게 출시 중이다. 소용량 제품으로 1인가구와 여성·아이들을, 대용량 제품으로는 가성비에 가용비까지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사진=코카콜라, 롯데칠성음료 제공

듀얼브루 커피 ‘조지아 크래프트’는 470ml의 대용량으로 출시돼 직장인, 대학생 등 일과 중 커피를 자주 즐기는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뜨겁게 내린 커피인 핫브루에 콜드브루를 결합한 제품으로, 핫브루의 풍부한 첫맛과 콜드브루의 깔끔한 끝맛을 한번에 느낄 수 있다.

한입에 마시기 좋은 소용량 탄산음료도 인기다. 롯데칠성음료가 2016년 출시한 160ml 용량의 ‘칠성사이다 미니’와 ‘펩시콜라 미니’는 전년보다 판매량이 무려 200%씩 증가했다. 기존 250ml 주력 제품보다 용량을 40% 줄인 소용량 제품으로, 개봉 후 신선한 상태로 한 번에 마실 수 있을 뿐 아니라 편리한 휴대성 덕분에 인기를 끌고 있다

페트병 차음료 용량은 300mL 혹은 500mL이 일반적이지만 하이트진로는 검정보리 차음료 ‘블랙보리’ 페트 제품은 520mL의 대용량이다. 폭염 속 음료 수요가 크게 늘어난 요즘, 특히 물 대용으로 보리차를 찾는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100% 국내산 검정보리를 볶아 단일 추출해 잡미와 쓴맛을 최소화하고 보리의 진한 맛을 살렸다.

사진=롯데주류 제공

롯데주류는 120ml 용량의 ‘처음처럼’ 12병이 담긴 멀티박스 패키지 ‘처음처럼 미니어처 한정판 기획팩’을 출시했다. 크기만 작아졌을 뿐 알코올 도수는 기존 처음처럼과 동일한 17도. 소장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디자인에 특히 젊은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어 뒤이어 ‘처음처럼 미니어처’ 시즌 1.5를 출시했다.

 

■ 펀슈머 사로잡은 이색 콜라보

가성비, 가용비에 이어 가격 대비 재미를 추구하는 ‘가잼비’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제품을 살 때도 재미를 추구하는 일명 ‘펀슈머’가 점점 늘고 있다. 이에 식음료업계는 이색 콜라보를 통해 신선한 아이템을 선보이며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사진=롯데제과 제공

롯데제과는 베스트셀러 에세이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와 협업해 이색 과자종합선물세트 2종을 한정판으로 선보였다. 밀레니얼 세대의 주요 관심사인 ‘힐링’을 주제로 에세이와 콜라보를 진행했다. 책 표지 디자인을 그대로 살려 제품 패키지에 적용하고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증정품을 과자 종합 선물세트에 포함하는 등 소비자 취향에 맞췄다.

사진=CU 제공

CU는 삼양의 장수과자 ‘별뽀빠이’ ‘짱구’ 등을 재해석한 콜라보 상품들을 출시해 CU만의 차별화된 재미와 신선함을 전달했다. 최근 ‘아재美’ ‘뉴트로’라는 단어가 생길 만큼 7080세대 감성이 재미있고 신선하다고 생각하는 젊은층이 늘어남에 따라 카테고리를 뛰어넘는 이색 콜라보 상품들을 기획했다. 특히 ‘짱구 허니볶음컵’은 기존 컵라면에서 찾아볼 수 없는 달콤한 맛의 컵라면으로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풀무원 제공

풀무원 '생면식감'과 프로야구 한화이글스의 콜라보 한정판 '포기하지 마라탕면'이 11번가에서 단독 런칭됐다. 패키지부터 색다른 흥미 요소가 된다. 한화이글스를 상징하는 색상인 주황색은 마라탕면의 국물 색상이면서 중화풍 메뉴를 나타내는 색상이기도 하다. 한화이글스가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은 문구 '9회말 2아웃까지 포기하지 마라' '열정적인 응원을 포기하지 마라' 등도 삽입됐다.

 

■ 추억과 재미를 동시에...뉴트로 열풍

뉴트로 열풍이 식음료∙주방업계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젊은 세대에게는 재미를, 7080세대에게는 추억을 선사하는 새로운 마케팅 트렌드다. 과거 유행했던 제품들을 재탄생시키거나 기존 제품들에 복고풍 디자인을 입혀 재출시하는 방식으로 폭넓은 연령층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사진=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제공

하이트진로가 새단장해 선보인 '진로'는 출시 100일도 안돼 1000만병 판매를 넘어섰다. 투명한 하늘색 색상의 소주병으로 순한 느낌을 표현, 라벨은 한자로 표기된 ‘진로(眞露)’와 브랜드를 상징하는 두꺼비 디자인을 재현했다. 뚜껑은 과거 병뚜껑과 동일한 색상에 최신식 트위스트 캡을 적용했다. 특히 두꺼비 문양이 과거 진로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동시에 젊은 세대에 신선함을 선사했다.

롯데칠성음료는 편의점 CU와 함께 출시된 지 30년이 지난 ‘따봉’을 재출시해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1989년에 출시된 따봉은 당시 가수로 활동했던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이 모델로 나와 화제가 됐으나 1990년대 초 단종됐다.

사진=크린랲, SK매직 제공

크린랲은 창립 36주년을 맞아 1980년대 크린랲 최초 패키지 디자인을 한정판으로 선보였다. 크린랲 대표 5가지 품목에 대해 1983년 출시 당시 모습 그대로 패키지를 구성해 8월 말일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SK매직은 세척력과 디자인을 겸비한 ‘복고풍 식기세척기’를 출시했다. 4D 파워워시 기능탑재로 세척 성능에 아날로그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빈티지한 디자인까지 적용돼 더욱 인기다. 3단 플렉서블 다용도 선반을 채용해 식기 크기에 따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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