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주연의 행적에 수상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20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11년째 지명수배자 전단지 1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살인 피의자 황주연의 행적을 파헤쳤다. 황주연은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전처 이순영(가명)씨를 살해하고 달아난 뒤 지금까지도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황주연에 대한 의견도 엇갈렸다. 지인들은 황주연을 폭행하고 집착하는 남자로 기억했지만 마을 주민들은 누구보다 착한 사람이라고 했다.

사건 다음날 그는 스스로 존재를 노출시켰다. 신도림역 공중전화를 사용해 매형한테 전화를 했다. 그는 “딸을 챙겨주라. 지금 숨을 끊으러 간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그가 신도림역에 들어갈 때 사용료를 낸 건 확인되지 않았다. 그는 신도림역을 거쳐 영등포역, 강남역을 갔다. 강남역을 나온 후에도 공중전화로 매형에게 전화를 했다. 왜 두 시간만에 같은 전화를 반복했을까.

이후 다시 사당역에서 발견됐다. 사당을 거쳐 삼각지역으로 향한 뒤 이번엔 남쪽으로 향했다. 그곳이 향한 곳은 범계역이었다. 범계역을 빠져나온 뒤 황주연은 증발해버렸다. 전문가는 “서울 시내를 배회한 건 목적이 있지 않으면 불편한 상황이기 때문에 몇 군데 장소는 자기가 도주하려는 의미있는 장소라고 생각한다”며 동선 안에 목적지가 있을 거라고 전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범계역에는 전국 각지로 연결된 시외버스 터미널이 존재했다. 그가 범계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걸까. 그로부터 22일 후 황주연의 행적이 발견됐다. 농기계 사이트에 그가 접속한 것이었다. 당시 황주연이 찾았던 PC방의 업주는 “저희가 CCTV도 없어서...단골이라서 한번 본 적은 있다”고 전했다.

당시 사건 담당 형사는 고향에서 이상한 걸 발견했다. 바로 집이었다. 고향 주변에서 황주연을 봤다는 목격담은 없었다. 3년 전 그의 부친이 사망했을 때도 황주연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주연 가족은 “모르는 전화는 안 받잖아요. 저희도 몰라요”라고 황주연과 접촉하지 않았다고 했다. 제작진은 매형을 만났다. 하지만 매형의 아내도 자취를 감췄다고 했다.

매형은 “술한잔하게 오라고 했다. 두 번째 통화는 어디냐고 물으니 가는 중이라고 한 건 기억이 난다”고 했다. 소식이 궁금한 건 자신도 마찬가지라며 “인터넷에서도 사진을 찾아본다”고 전했다. 그가 추측하기로는 “머리 쪽은 비상하다. 장모님이 그가 죽으러 간다고 하더라”고 했다. 지인들도 “성형수술하지 않는 이상 국내에서 발견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가 중국 밀항을 한 것일까? 11년 전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도 밀항을 했다. 그런데 밀항에도 난관이 있다. 상당한 자금과 믿을만한 브로커가 있어야했다. 어선 주인들도 목숨이 위험한 일이었다. 트럭마저 버리고 달아난 황주연의 자금 상황은 어땠을까. 경찰은 그의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었다. 전문가들 역시 국내 은신 쪽에 무게를 뒀다. 신창원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었다. 신창원은 전남 순천 한 아파트에서 은신하며 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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