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방송되는 ‘SBS 스페셜’에서는 서로 다른 남들이 모여 꾸린 대가족인 ‘공동체, 은혜’를 ‘간헐적 가족‘이라는 관점으로 조명한다.

대가족의 시작은 일주일에 한 번 진행되는 작은 모임이었다. 핵가족마저 지탱하기가 어려워진 시대, 이웃도 사라지고 마을도 소멸한 가운데 가족이 주는 유대감과 안정감은 여전히 귀중하다. 서울 도봉구 안골마을에는 그 바람을 실현한 사람들이 있다.

혈연은 아니지만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혹은 삶의 풍요로움을 위해 주 1회 작은 만남을 가져오던 것이 발전해 함께 모여 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직접 집까지 짓게 됐다. 평소엔 각자 생활에 집중하지만 가끔은 서로의 엄마, 아빠, 오빠, 누나, 삼촌, 이모와 같은 가족의 역할을 해주는 ‘간헐적 가족’을 이루며 살게 된 것. 

이 집에 사는 50명 중 8명은 싱글 여성이다. 그리고 그녀들은 한 층에 모여 산다. 여성들만이 모여 사는 공간답게 다른 곳과는 달리 파우더 룸과 조용한 독서 공간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간이 날 때면 도봉산이 보이는 옥상 노천탕에서 스파도 즐긴다. 물장구를 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족욕을 하며 와인을 즐기는 호사를 누린다.

모두 함께 만족하며 살기 위해 설계 단계부터 다 같이 아이디어를 짜낸 덕택이다. 소통을 위해 공간마다 문을 없앴고 지하엔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커다란 강당까지 만들었다. 모두의 아이디어가 더해진 건물이 주는 힘은 생각보다 강력해 아이들마저 스스로 깨우치며 자라게 했다.

서로 다른 50명이 함께 모여 집 짓고 산 지 3년째. 처음엔 그저 일주일에 한 번씩 가끔 만나는 관계에서 집까지 지어 함께 사는 사이가 됐고, 누구는 결혼한 부부가, 누구는 아이의 부모가, 누구는 이모, 삼촌이 되며 새롭게 관계가 형성되고 발전해왔다.

처음부터 지금의 모든 상황을 예상하고 설정한 것이 아니었기에 앞으로의 미래 역시 예측할 수 없는 실험적 공동체 생활. 때론 진짜 가족보다 더 가깝게 느껴지기도 하는 ‘간헐적 가족’은 서로에 대한 신뢰 하에 아직도 함께 살아가는 실험 중이다.

사진=‘SBS 스페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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