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인가구’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세대와 상관없이 1인가구가 우리 삶 속에 자리잡았다. 2017년 통계만 봐도 전체 가구 중 31%가 1인가구다. 이에 10월 18~19일 인디스페이스에서 제1회 ‘1인가구 영화제’가 열린다. 7월 31일까지 60분 이하 단편영화를 공모하는 이번 영화제는 1인가구의 일상을 영상으로 어떻게 표현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이 영화를 주관하는 서울특별시 건강가정지원센터의 권금상 센터장은 영화를 통해 1인가구의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려고 한다.

권금상 센터장은 제3대 ‘TV유치원 하나둘셋’ 사회자로 잘 알려져 있다. 북한학 박사이기도 한 그는 센터에서 1인가구는 물론 어떤 형태로든 구성된 가정을 위해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그가 1인가구를 위해 내건 ‘1인가구 영화제’는 앞으로 센터가 계획할 사업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1인가구 개념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1인가구는 딱 정해진 개념이 아니다. ‘혼자 먹고 사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만 자취생부터 독거노인까지 유형이 다양하다. 2017년 1인가구가 전체 31%를 차지할 정도로 많아졌다. 이에 따라 ‘1인가구 영화제’로 사람들에게 개념 확산을 하고 싶었다. 누구나 인생에서 1인가구로 지낼 수 있는 상황이 오기 때문에 다양한 방식으로 만들어진 영상으로 1인가구 개념 확산을 이뤄내는 게 목적이다.”

“1인가구 영화제는 센터 입장에서 모험이기도 하다. 처음으로 진행되다 보니 한국독립영화협회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 1인가구들의 고민과 걱정, 기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1인가구라는 건 좋고 나쁨이 없다. 혼자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욕망을 영화제로 해체시키고 그들의 삶을 사람들에게 공유하는 좋은 기회가 도리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예능에서는 색다른 먹방이 등장하고 있다. 바로 소셜 먹방이다. 혼자 살지만 지인들을 초대해 요리를 해 먹는 방식이 늘어나고 있다. 센터에서도 이를 원하는 1인가구를 위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세대에 상관없이 이 프로그램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 영화제도 혼자 사는 사람들이 밖에서 영화로 많은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넓혀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번 영화제 평가 기준은 서사보다 현상에 중점을 두고 있다. 다양한 1인가구의 일상, 젠더, 성별 등을 고려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우려되는 건 미디어를 통해 관객이 그것 자체로 편견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1인가구를 희화화하지 않고 진지하게 1인가구의 삶을 보는 이들이 공감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 앞으로 영화제가 얼마나 발전될지가 중요하다. 솔직히 예산만 더 있다면 영화제에 고기 불판 같은 걸 셰어하는 프리마켓을 열고 싶다. 1인가구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공유하고 서로의 소통채널을 찾는데 촉각을 두고 있어 모두가 만족할만한 프로그램을 차차 만들어나가고 싶다. 영화라는 매체가 대중적인 공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1인가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장이 됐으면 한다.”

서울특별시 건강지원센터는 25개 자치구에 있는 각 센터를 지원하고 운영하는 광역기관으로서 1인가구는 물론 모든 형태의 가정을 위해 힘쓰는 곳이다. ‘보건소’ 개념으로 오해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센터는 어떻게 보면 가정의 행복을 위해 ‘치료’해주는 곳이기도 하다. 

“센터의 가장 대표적인 사업은 서울 가족학교다. 살아가면서 가정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을 공적인 다른 곳에서 찾아가 해결하기 어려우니 센터를 찾아 상담하고 이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외에도 서울 가족축제가 있으며 추석 직전에 ‘걍걍 쉴래’라는 이벤트도 마련돼 있다. 모두 행복하고 평등한 가정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센터는 1인가구와 함께 모든 가족에 대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가족 관계를 건강하게 만드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다.”

“가족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족과 멀어진 사람은 있어도 없는 사람은 없다. 1인가구마저도 가족이다. 센터는 이 모든 사람들을 포용한다. 급진적인 가족 형태들을 센터에서 선도할 순 없지만 주류 속에서도 경계 너머의 것들을 품안에 끌어안으려고 한다. 1인가구는 ‘1인가구 영화제로’, 다른 가족 형태는 여러 프로그램으로 이들의 가정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센터는 10일 1인가구 포럼을 열어 점점 늘어나는 1인가구의 정책, 지원방법, 계획 등을 알아보고 가족학교 등 프로그램으로 예비 부부, 신혼부부, 아동기부모, 청년기부모, 독거노인 등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한 마디로 전형적인 가정만을 위한 기관이 아니라는 것이다. 1인가구가 많아지는 상황에서 가정 모두를 포용하려는 센터의 앞으로의 계획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1인가구영화제 이외에도 앞으로 서울시에서 1인가구지원센터를 마련하려는 계획이 있다. 우리는 그 센터를 지원하는 광역센터 역할을 하게 될 것 같다. 특히 1인가구들이 문화, 교육, 상담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하려고 한다. 또한 1인가구 온라인 플랫폼도 생각 중이다. 1인가구가 필요로 하는 정보들을 공유할 수 있는 곳을 마련하면, 이른바 ‘생활코디’를 하면 적재적소에 센터가 할 수 있는 사업을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올해 목표는 1인가구가 어떤 것인지 알리고 누구나 될 수 있으며 다른 가구로부터 차별받지 않게 하는 것이다.”

“1인가구는 물론 모든 가정이 센터를 언제나 찾을 수 있는 곳으로 바라봤으면 좋겠다. 저희는 가족을 밥을 먹는 식구로 바라보고 있다. 소소한 일상과 가치를 나누는 것도 사회적인 가족이다. 이번 영화제로 이들이 동질감을 느끼고 가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또한 영화제도 1회에 이어 발전된 모습으로 계속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강성은(라운드테이블), 싱글리스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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