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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정·장기용 ‘검블유’에는 있고 한지민·정해인 ‘봄밤’에는 없는 것

기사승인 2019.07.10  00: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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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극본 권도은 연출 정지현·권영일)와 MBC ‘봄밤’(극본 김은 연출 안판석)은 화제성에 있어서 수위를 다투는 인기 수목드라마다. 동시대를 사는 2030 밀레니얼 세대를 주인공으로 다루지만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들 맞나’란 의구심을 들게 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봄밤’의 주인공은 지역 도서관 사서인 35세 이정인(한지민)이다. 그는 부유한 사학재단 이사장의 아들인 기석(김준한)과 오랫동안 연인관계로 지내다가 결혼을 앞둔 시기 홀로 아이를 키우는 비혼부인 동갑내기 약사 유지호(정해인)를 만나 사랑에 빠져들게 된다.

드라마의 주요 갈등 요소는 정인과 지호의 사랑을 방해하는 가족의 반대다. 정년퇴직을 앞둔 정인의 아버지(송승환)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학교 이사장의 아들인 기석과 결혼할 것을 닦달한다. 정인이 기석과 헤어지고 선택한 지호가 ‘비혼부’인 점은 정인의 폭압적인 아버지나 지호의 자애로운 부모 모두에게 용납되기 힘든 장애물이다.

‘검블유’의 주인공은 포털사이트 업계 1위 유니콘 서비스 전략본부장을 거쳐 2위 바로의 TF 팀장으로 이직한 38세 배타미(임수정)다. 3년째 연애를 끊고 일에 ‘올인’, 빛나는 성과를 일군 커리어우먼이다. 게임을 하다 우연히 만난 10살 연하의 밀림사운드 대표 박모건(장기용)과 하룻밤을 보낸 뒤 우여곡절 끝에 ‘썸’을 거쳐 ‘연인’으로 발전했다.

오피스 드라마를 표방한 ‘검블유’의 주 갈등 요소는 유니콘과 바로, 송가경 이사(전혜진)와 배타미 팀장의 치열한 경쟁 관계이며 배타미와 박모건의 만남과 헤어짐의 반복은 서브 요소로 기능한다. 배타미에게 여전히 삶의 무게중심은 일이다. 박모건은 삶의 일부다.

사진=tvN '검블유' 제공

그런 박모건이 알고 보니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 버림받은 뒤 호주로 입양돼 고교를 마치고 모국으로 돌아온 상처 많은 인물이다. ‘봄밤’의 비혼부 지호 못지않다. 하지만 타미-모건 관계에서 ‘고아 출신’이란 점은 현실의 높은 허들로 작용하지 않는다. 둘의 연애와 결혼에 간섭하거나 반대할 부모가 1도 등장하질 않기 때문이다. 오로지 성인인 각자의 선택과 수용에 좌우될 따름이다.

10회에서 “왜 말하지 않았느냐”는 타미의 물음에 모건이 “당신이 거절할 이유가 될 수도 있어서”라고 고백하자 타미는 “그런 이유로 내가 어떻게 거절해. 나쁜 놈아”라고 연인의 출신 배경을 일축해 버린다. 그리고 “너 아프게 하는 놈들 다 죽여버릴 거야. 내가 지켜줄 거야”라고 되뇐다. 진부한 성 역할의 전복을 응축한 장면이다.

두 드라마의 여주인공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사는 것에 가장 큰 가치를 두는 자유롭고 할 말 다하는 캐릭터다. 보통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여성상'이라고 네이밍한다. 그런데 너무 다르다. 대학 졸업 후 취업해 부모의 품을 떠나 경제적으로 독립, 1인가구로 사는 ‘검블유’ 배타미는 정신적으로도 독립돼 있다. 일, 사랑, 결혼, 비혼 모두 자기 결정이다. 가부장(혹은 가모장)제 이데올로기따윈 자리할 틈이 없다.

사진=MBC '봄밤' 제공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취업해 돈벌이를 함에도 캥거루족처럼 부모와 함께 거주하고, 어머니의 뒷바라지를 받아가며 살아가는 ‘봄밤’ 이정인은 아버지의 악다구니에 시달리며 연애사를 힘겹게 써내려 간다. 누군가와 사귀고 헤어지고 또 새롭게 만나 결혼을 꿈꾸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장애요소와 소모전을 치른다. 작가-감독의 전작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윤진아(손예진)와 동일선상에 놓인 캐릭터다. 진취적인 듯 보이지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기성체제 그리고 관습에 머무는 인물이다. 따라서 답답하고 고루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국회 청문회에서 미성년자 성매매 시도를 폭로당한 뒤 검찰청사에서 배타미와 맞닥뜨린 주승태 의원이 “욕망에만 눈멀어서 지 살길만 강구하는 개같은 새끼들”이라고 힐난하자 “내가 욕망에 눈이 멀면 왜 안되는대? 내 욕망엔 계기가 없어. 내 욕망은 내가 만드는 거야. 그런데 니 욕망은 불법이야”라고 일갈하는 배타미의 모습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욕망과 정체성을 현실적으로 대변하거나 좌표 삼을 만하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용원중 기자 goolis@slist.kr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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