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용 감독이 한국 축구 역사의 한 획을 그을 수 있을까? 16일 오전 1시(한국시각) 폴란드 우츠 스타디움에서 2019 U-20 월드컵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결승전이 펼쳐진다. 한국 대표팀은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첫 FIFA 주관대회 결승진출을 이뤘고 내친김에 우승 트로피까지 노리고 있다. 이강인, 오세훈, 최준 등 선수들의 활약이 뛰어나 좋은 경기를 펼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정정용 감독의 전술이 제갈공명 뺨쳤다.

사진=연합뉴스

정정용 감독의 전술노트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궁금해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는 경기마다 명확한 전술, 선수교체로 경기 도중 다양한 변화를 가져갔다. 변화를 시도할 때마다 전술이 통하며 한국 대표팀은 상대를 제압했다.

조별리그 1차전 우승후보 포르투갈을 만나 0-1로 패했지만 이후 한국 대표팀은 승승장구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포르투갈전도 전술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정정용 감독은 상대 맞춤 선술로 계속 승리를 따냈다. 무엇보다 전반 수비, 후반 공격 전술이 기가 막히게 들어맞았다.

토너먼트에서는 수비가 중요하다. 특히 선제골을 먹히지 않아야 경기를 리드하며 운영할 수 있다. 정정용 감독은 수비에 집중을 뒀다. 때로는 백3, 때로는 백4를 시도하며 스코어, 경기 상황에 따라 변화를 줬다. 상대가 수비를 뚫어도 ‘빛광연’ 이광연 골키퍼가 든든하게 골문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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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용 감독의 이강인 활용법도 눈에 띈다. 이강인을 오세훈과 투톱으로 기용해 수비 부담을 덜어주고 공격에 온 힘을 쏟게 만들었다.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가 어울리는 이강인은 상대 수비의 밀착 마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정정용 감독이 많은 고심 끝에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이강인 ‘빅 앤 스몰’ 조합은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했다. 오세훈은 큰 키와 단단한 몸으로 헤더를 따냈고 이강인에게 연결해 기회를 창출했다. 이강인 역시 오세훈에게 정확한 크로스를 배달하며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후반 승부수는 빛났다. 정정용 감독은 후반에 ‘엄살라’ 엄원상, 조영욱, 전세진 등을 투입하며 빠른 발로 지친 상대를 제압했다. 이 모든 건 전반에 수비 집중력을 높이고 스코어를 지켜냈기 때문에 가능했다. 정정용 감독이 오랜 시간 선수들과 지내며 그들의 스타일을 잘 알고 있는 것도 전술의 다양성을 가져가는데 큰 도움이 됐다.

이제 한경기만 남았다. 정정용 감독이 우크라이나를 맞아 어떤 전술로 축구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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