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파의 최고의 걸작 앙드레 드랭의 ‘빅벤’을 아시아 최초로 만나볼 기회가 찾아왔다.

세종문화회관은 오늘(13일)부터 혁명, 그 위대한 고통 ‘20세기 현대미술의 혁명가들’ - 야수파 걸작전(이하 ‘야수파 걸작전’)을 선보인다. ‘야수파 걸작전’은 현대미술과 추상미술의 분수령이 된 20세기 혁명적 시대 ‘혁명적 예술가’들이 펼쳐낸 작품과 정신을 담은 회화, 사진, 조각, 영상 등 총 140여 점을 공개한다.

‘야수파 걸작전’은 프랑스 트루아 현대 미술관의 소장품으로 구성된 국내 최초의 전시이다. 트루아 현대 미술관은 1976년 의류브랜드 라코스테 그룹의 소유주인 피에르 레비와 데니스 레비가 40여 년간 수집한 약 2000점의 예술품을 국가에 기증하면서 1982년 개관했다. 국가 유적지로 지정된 유서 깊은 건물이기도 한 미술관이 2년간의 개보수 공사가 진행되면서 한국과 독일, 단 두 군데에서만 전시가 진행된다.

1839년 카메라의 등장 이후 탄생한 현대미술은 보이는 세상을 탐구하고 재현한 20세기 이전에서 벗어나 작가의 메시지와 철학을 중심으로 인간의 내면, 무의식, 상상의 세계를 주로 담게 된다.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의 시작을 알린 야수파와 입체파의 걸작들을 통해 20세기 유럽 미술사를 이끈 주요 현대 예술가와 학파, 그들의 탄생 배경과 원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1905년 가을, 앙리 마티스(1869-1954)가 기획한 살롱 도톤느는 거친 붓 터치에 타오를 듯한 강렬한 색채를 담은 7명의 화가들의 전시로, 비평가들은 강렬한 원색의 물감 덩어리와 거친 선이 난무하는 충격적인 회화를 그린 그들을 비난과 조롱을 담아 ‘야수’라 칭했다.

1908년 가을, 조르주 브라크(1882-1963)는 파블로 피카소(1881-1973)가 그린 ‘아비뇽의 처녀들’에 영향을 받아 ‘에스타크의 집’을 출품했으나 강렬한 색채로 사물을 분석함과 동시에 자연이라는 대상을 조각내 다시 재구성한 이들의 형식을 큐비즘이라고 비아냥거렸다. 당시 사람들은 짐승을 그린 그림이라는 뜻의 ‘야수파’와 괴상한 사각형의 의미를 가진 ‘입체파’라는 단어에 사로잡히게 됐고 현대미술사에 가장 위대한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20세기 초반 예술가들의 시대적 상황과 그들의 피나는 노력, 동료 예술가와의 관계, 나아가 그들을 성장시킨 화상의 이야기가 드라마처럼 연결된다. 세잔, 마티스, 피카소의 첫 개인전으로 열 정도로 안목이 탁월했던 유럽 최고의 화상인 앙부르아즈 볼라르(1866-1939)는 살롱 도톤느에서 앙드레 드랭(1880-1954)의 그림에 이끌려 런던의 풍경을 그려달라며 의뢰한다.

볼라르는 단순히 풍경이 아닌 새로운 시대를 그려달라는 혁신적인 주문을 하고, 드랭은 전에 없던 시각으로 20세기의 시작을 알리는 대표작 ‘빅 벤’을 탄생시킨다. 속도를 내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현자와 미래의 찬란한 기대가 녹아져 있는 이 작품은 야수파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술을 넘어 시대를 읽고 공감하는 능력을 키워줄 ‘야수파 걸작전’은 국가 중요 보물 컬렉션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는 트루아 현대미술관의 국내 최초 전시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한편 ‘야수파 걸작전’은 이날부터 9월15일까지 세종미술관에서 개최된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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