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100년사 첫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국내 개봉 후 700만 돌파에 성공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에 ‘기생충 해석’ ‘기생충 소품’ 등의 키워드가 실시간 검색어로 떠오르며 각 장면과 소품의 의미를 해석하는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사진='기생충' 스틸컷

‘봉테일’이란 수식어답게 봉준호 감독은 영화에 사용하는 모든 소품에 의미를 담을 정도로 디테일한 연출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기생충’ 또한 전개 하나하나가 서로 얽히고설켜 연결된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이유로 많은 관객은 숨은 그림 찾기 하듯 영화적 장치에 내포된 의미를 찾아가며 열띤 해석과 토론을 벌이고 있다.

‘기생충’에서는 ‘대사. 공간. 빛, 소품’이 대표적인 의미부여의 장치가 됐다. 인물들의 유쾌한 듯 내뱉는 대사와 사소한 행동들이 사회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과 풍자를 담고 있다. 그리고 공간과 빛을 활용하여 부와 가난의 대조를 섬세하게 표현해냈고 가족의 일상적인 밥상 위에 놓인 음식의 종류와 배치 또한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영화에서는 가족이 둘러 앉은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전개에 따라 각각 발포주, 수입맥주, 양주가 등장하는데 주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파악하는 것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이미 화제가 됐다. 모든 가족이 무직으로 암울한 현실에 있던 때의 밥상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국내산 ‘필라이트’ 발포주가, 등장인물의 취업 후 자축하는 밥상에는 소고기와 함께 ‘삿포로맥주’가 올려진다.

또한 충숙(장혜진)이 만드는 짜파구리도 눈에 띈다. 라면 ‘짜파게티’와 ‘너구리’ 조합으로 사람들이 즐겨먹는 ‘짜파구리’에 소고기 채끝살을 듬뿍 넣어 이상한 느낌을 준다. ‘짜파구리’는 서민을 대표하고 소고기 채끝살은 비싼 값 때문에 부자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소품 자체에 가족의 삶과 질을 투영한 대표적인 예로써 관객에게 소소한 웃음을 주면서도 봉준호 감독의 디테일한 연출의 진가를 발견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처럼 영화를 보는 내내 어느 한 장면과 소품이라도 소홀히 넘겨서는 안 된다. 봉준호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의도를 하나씩 발견하고 해소해 나가는 것이 이 영화의 재미와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는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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