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경남의 이름 석자를 세상에 알린 작품은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이었다. 마냥 귀여운 줄만 알았던 ‘슬감’ 준돌이는 이후 ‘이리와 안아줘’에서 이복동생에 대한 열등감과 사랑에 대한 갈증에 사로잡힌 전과 7범의 윤현무로 변신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여러 작품을 한다고 해서 꼭 좋은 배우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김경남은 TV매체 데뷔 이후 쉴 틈없이 작품을 소화하면서 ‘겹치는’ 캐릭터 없이, 마치 제 옷을 입은 양 유려하게 배역을 표현해냈다. 차근차근 자신이 맡은 바 소임을 다한 결과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에서는 주연으로 이름을 올렸다. 어느덧 믿보배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김경남은 자신의 뿌리를 연극이라고 말했다.

“연극이 베이스이지 않을까요. 무대에서 배워서 얻어갈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연극을 접했던 거 같아요. 제 개인적으로 방송 일을 이렇게 일찍 시작할 줄 몰랐어요. 차분하고 길게 가야될 거 같다고 봤거든요. 좋은 계기로 방송을 시작하게 됐지만, 연극은 배우 생활을 하는 동안 꾸준히 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어요”

2017년 매체 데뷔 후부터 무려 7편의 드라마를 거쳤다. 다작에도 불구하고 김경남은 다양한 결의 배역들을 만나며 십분 그 매력을 발산했다.

“전적으로 작품을 잘 만나서인 거 같아요. 연기를 하면서 제 스스로 ‘전작과 다르게 표현해야지’가 아니라 항상 다른 캐릭터를 맡아와서, 보시는 분들이 다르다고 느껴주시는 거 같아요. 큰 이질감 없이 받아들여 주셔서 감사하죠. ‘예전엔 이랬는데 안 어울린다’가 아니라 ‘이것도 이렇게 나오네’ 하면서 봐주시는 분들이 있는 거 같아요”

‘조장풍’에서 김경남은 잔망미 넘치는 천덕구 역을 맡았다. 하지만 실제 성격은 낯가림이 심한 편이라고. 마찬가지로 차분하고 낯가림이 있는 김동욱과 만나 브로케미를 완성했다.

“원래 성격은 낯가림이 좀 있어요. 친한 사람들, 오래 만난 사람들 앞에서는 편하고 덕구스러워요. 근데 친해지기 전에는 활발하고 유쾌한 성격이 아니에요. 동욱이형은 저랑 비슷한 성격인 거 같아요. 동욱이 형님도 저도, 그리고 다른 배우들도 이 드라마의 핵심과 키는 우리의 관계라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그래서 모두가 노력하지 않았나 싶어요”

김동욱이 김경남과 ‘베스트커플상’을 노린다고 말할 정도로 두 사람의 케미는 남달랐다. 드라마를 벗어나 실제 인간 대 인간으로도 김경남은 이번 작품을 통해 김동욱과 많이 가까워졌다고 전했다.

“조진갑과 천덕구의 관계가 실제랑 굉장히 닮아있는 부분이 많았어요. 그래서 현실과 극의 괴리가 적었던 거 같아요. 설정상으로는 나이차가 있지만 사실 사회 나오면 형인 거잖아요. 덕구한테 조진갑은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되는 거죠. 실제에서도 동욱이 형님은 제 첫 주연작에서 함께 호흡했던 선배이자 많은 도움을 주신 분이죠. 배우 인생에서 동욱이 형님은 큰 전환점이 되는 선배예요”

‘조장풍’에서 김경남은 설인아와 농익은 멜로를 그렸다. 사실상 대립관계에 있던 두 사람이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완성해가는 모습은 ‘조장풍’을 보는 또 하나의 재미로 작용했다. 정작 김경남은 한때 “멜로를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여우각시별’에서 정통 멜로는 아니지만 풋풋한 멜로가 있었거든요. 그게 굉장히 의외였어요. ‘내가 멜로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다행히 시청자들이 예쁘게 봐주셔서 ‘나도 할 수 있겠구나, 예쁘게 봐주시는 구나’ 하면서 용기를 얻었어요. 어떻게 역할을 연기하는지가 중요하겠다는 확신이 들었던 거 같아요. 설인아씨랑 로맨스 연기가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어색한 순간도 있었지만 친해지다 보니까 연기자 대 연기자, 파트너로서 연기적인 이야기도 스스럼없이 할 수 있었어요”

 

②에 이어집니다.

사진=제이알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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