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7년째 집이 아닌 차에서 생활하며 방랑하는 한 여성을 알아본다.

사진=SBS 제공

어느 체육관 주차장, 열흘째 가만히 서 있는 하얀색 9인승 차. 차량 앞에는 현관에 신발을 놓아둔 것처럼 누군가 분홍 슬리퍼 한 켤레를 덩그러니 벗어두었다. 이윽고 차에서 나타난 그녀는 40대 초반의 차수연(가명) 씨였다. 차에서 먹고 자면서 주변 환경에 적응한 생활이 이미 익숙한 듯 수연 씨는 목이 마르면 체육관 정수기에서 물을 받아먹고 공중화장실에서 능숙하게 빨래를 한다. 하지만 차에서 화분도 가꾸고 여유롭게 책도 읽는 모습이 일반적인 노숙자들과는 어딘가 다른 모습이다.

한편 제작진은 그녀를 목격했다는 이야기를 고성, 속초, 제천 등 각지에서 들을 수 있었다. 도서관, 공공체육관 등의 주차장이나 공터에서 머물다가 홀연히 사라지곤 했다는 그녀는 정말 자유를 꿈꾸는 집시 여인인 걸까.

차수연 씨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차 앞에서 경치를 보고 이게 굉장히 좋은 것 같아요”라며 “지겨우면 이동해서 또 다른 거 보고. 이것 때문에 버티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비상식량과 각종 생존 물품 등을 비롯한 짐이 가득인 수연 씨의 차 안에서 유독 눈에 띄게 발견된 건 바로 어린아이가 가지고 놀 만한 장난감이었다. 그녀에게도 남편과 아이가 있지만 아이가 있는 가정으로 돌아갈 수 없는 이유가 있다고 했다.

차수연 씨는 “무서우니까 우선... 여행지를 돌아다녀야 사람들이 많으니까”라며 “도망가 보니까 도망갈 데가 없어요”라고 밝혔다. 자신과 가족들이 끊임없이 공격과 협박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아이가 자신과 함께 지내면 더 위험해질 것을 알기에 7년째 위태로운 도피를 하고 있다고 했다. 아들을 보호하기 위한 이 길고 긴 방랑은 과연 끝이 날 수 있는 걸까? 과연 그녀를 삶을 뿌리째 흔들어 놓는 공포의 실체는 무엇일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한편 SBS ‘궁금한 이야기Y’는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50분에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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