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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재용 발레리노, 발레를 동경하던 소년...'금의환향' 무용수되다

기사승인 2019.05.26  11:5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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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만에 모나코- 몬테카를로 발레단 ‘신데렐라’가 내한한다. ‘고전의 진화’ ‘맨발의 신데렐라’로 불리며 ‘신데렐라’를 재해석한 발레 중 최고의 무대로 손꼽히는 이 작품은 올해 새로운 얼굴, 발레리노 안재용과 함께 돌아왔다.

최근 수석무용수로 승급한 발레리노 안재용은 2016년 몬테카를로에 입단, 군무(코르드발레)로 시작해 마이요 감독의 ‘한여름 밤의 꿈’에서 오베론 역으로 주역 데뷔했다. 이어 2017년에 세컨드 솔리스트로 승급 이후 마이요 감독의 신뢰를 바탕으로 1년 만에 수석 무용수(퍼스트 솔리스트)로 발돋움했다. 이는 현지에서도 이례적인 파격 승급으로 주목받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모나코로 가 전문 무용수가 됐다는 꿈을 안고 간 청년은 이제 세계 무대에서 주역으로 활동하는 차세대 유망주 무용수가 됐다. 27살 청년 무용수 안재용이 금의환향 무대 ‘신데렐라’ 공연에 앞서 그와의 만남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해봤다.

사진= 마스트미디어 제공

Q. 몬테카를로 발레단에 입단한 지 2년 만에 수석 무용수로 승급했다. 이례적인 초고속 승급이라는 말이 많던데 그 소감과 비결이 궁금하다

“기사가 올해 초에 났는데, 사실 지난 2018년 여름에 승급했다. 감사하게도 승급하기 이전부터, 입단하고 나서 처음부터 중요한 배역을 많이 주셨다. 나의 예술세계를 펼칠 기회를 많이 주셨다. 마이요 선생님의 믿음이 있었던 것 같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그 이유는 잘 모르지만 발레 마스터가 나의 리허설 태도나 방식이 아주 좋게 봤다고 들었다. 한번 얘기하면 그다음에 완전히 고쳐서 오고, 또 고치는 것뿐만 아니라 완전히 나의 것으로 새롭게 만들어왔다고 한다. 그런 점이 어필했던 것 같다”

Q. 오는 6월에 마이요 감독의 '신데렐라'로 한국에서 공연한다. 한국 관객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지 

“이번 내한공연에서 가장 나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물론 내가 어떤 무용수인지 아직은 잘 모르시겠지만...

한국의 무용수가 몬테카를로의 옷을 입은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분명 한국인 무용수만의 특별한 매력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이 무대에 설 수 있는 것이다”

Q. 스노보드 선수를 꿈꾸다가 고교 때 발레리노가 되겠다고 결심했다고 들었다. 사실 무용은 어릴 때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늦게 시작한 것임에도 이 길을 걷겠다고 한 결정적 계기는 무엇인가?

“어릴 때부터 각종 운동, 악기, 그림 등 여러 가지를 열심히 했다. 스노보드뿐만 아니라 스피드스케이팅, 성악, 오보에 등을 취미로 했고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는 성형외과 의사를 꿈꿨다. 다큐멘터리에서 본 화상 환자들의 이야기를 보고 재건성형을 공부하고 싶었다. 인문계 고등학교에 다니며 열심히 공부했다”

"누나가 독일에서 유학하고 오페라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성악가다. 고1때 누나가 언뜻 나에게 키도 크고 운동도 잘하니 발레를 하면 어울리겠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았다. 그런 누나가 나에게 영화 ‘백야’의 DVD를 내 방에 놓고 갔고, 몇 달 후 그 DVD는 나의 삶을 바꿔놓았다.

영화 주인공인 발레리노 마하엘 바리시니코프의 첫 장면부터 완전히 마음을 뺏겼고 연이어 세 번을 돌려보았다. 지금도 그 순간이 생생하다. 남자 무용수가 어떻게 이렇게 멋있을 수가 있단 말인가. 그날로 나는 바로 발레를 시작했다. 그때가 고1에서 고2로 넘어가는 시기였다. 당시 집이 부산이어서 2학년때 부산예고로 전학을 했고 3학년때 다시 선화예고로 전학했다. 그리고 한국예종에 입학으로 이어졌다"

사진= 마스트미디어 / 김윤식 제공

Q.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 예술감독의 직접 제안으로 퍼스트 솔리스트로 승급했다. 그의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를 바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안재용 발레리노에게 마이요 감독은 어떤 사람인가

“직설적이다. 정확하게 본다. 좋았던 게 있으면 바로 이런 점이 좋았다고 표현하고, 별로였다 싶으면 바로 아니라고 피드백을 준다. 무용수 입장에서는 디렉션을 받아들이기가 편한 유능한 감독이다”

Q. '신데렐라'하면 쉽게 떠올리곤 하는 호박마차, 유리구두, 아름다운 드레스와 무대 장치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미니멀한 연출이 돋보이는데 그 속에서 어떤 방식과 표현으로 몬테카를로 발레단만의, 안재용만의 '신데렐라'를 보여주려고 하는가?

“관객 입장에서 어떤 캐릭터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관점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계모라고 해서 꼭 나쁘지 않고, 언니들도 밉기만 하지 않다. 왕자와 아빠 모두 우유부단하다. 아빠는 신데렐라 생모에 대해서 항상 그리워하고 신데렐라를 사랑하지만, 계모가 딸에게 못되게 구는 것에 대해서 모른척한다. 계모의 미모에 빠져서 계모에게 잘해주고, 안 보이는 곳에서 신데렐라에게 미안하다고 한다

언니들에게 화내보기도 하지만 계모 앞에서는 아무 말 못한다. 하지만 맨 마지막에 아빠는 계모에게 화를 버럭 내기도 한다. 왕자는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가졌지만 여전히 행복하지 않았고, 그는 왕자처럼 행동하기보다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를 더 선호한다. 후에 신데렐라를 만나고 나서야 비로소 진정한 행복을 이루는 캐릭터다”

Q. 이 작품을 처음 접하는 국내 관객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은 감상 포인트는

“‘발’에 주목해라. 모든건 발에서 다 이뤄진다. 동화에서는 유리구두가 이야기의 키 포인트인데 몬테카를로 버전에서는 ‘맨발’이다. 신데렐라 발의 금가루가 유리구두를 대체한다. 무도회 장면에서도 왕자들에게 여자들이 구혼을 요청하는데 왕자는 그녀들의 ‘발’만 본다. 재미있는 설정이다”

Q. 작품 활동뿐만 아니라 대외적인 활동들도 활발히 하는 것 같다. 발레 이외에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는지 궁금하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서, 가끔 취미로 그리기도 한다. 내 스스로가 춤을 추면서 그림그리는 작업을 언젠가 해보고 싶다. 현재 사는 집 근처에 샤갈 갤러리가 있어서 그곳에 즐겨 간다. 미술은 나에게 영감을 주는 것 중의 하나다”

사진=마스트미어 / 김윤식 제공

Q. 한국의 발레리노는 군대가야 하는 특수성, 인식 등 활동하기 힘든 점이 있을 것 같다. 그러한 현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해외의 발레 학교를 다녔으면 비교가 될 텐데, 나는 순수 국내파라 정확하게 모르겠다. 한예종에서 했던 것들이 해외에서도 전혀 부족하지 않았고 오히려 더 뛰어났던 것 같다. 우리나라는 전통을 지키고 풍류를 즐겼던 문화선진국이다.

우리의 피 속에 그것이 남아 있는 것 같다. 발레가 서양 무용이긴 하지만, 한국인이 추는 춤에 색다름을 느끼는 것 같다. 사실 해외 유명 무용단 어디를 가더라도 중국이나 일본 무용수들이 굉장히 많다. 한국인은 아주 많지는 않지만 이제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이다. 하지만 그 몇 안 되는 무용수들이 모두들 아주 잘한다. 우리의 발레는 저력이 있다”

Q. '잠자는 숲 속의 미녀' '로미오와 줄리엣' 등 고전을 해석한 작품들을 많이 했다. 다른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나?

“모던발레, 네오 클래식을 좋아해서 그쪽 작품도 많이 찾아보고 공부를 많이 했다. 김용걸 선생님이 “몬테카를로 발레단이 너에게 좋은 옷이 될 것”이라고 추천하셨고, 이렇게 와서 보니 정말 나에게 꼭 맞는 옷이다.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성격은 아주 현대적이다. 하지만 현대적이라고 해서 컨템퍼러리 무용단은 아니다. 네오 클라식이다. 고전 클래식 발레를 모던한 느낌으로 표현하며 전세계에서 모인 최고의 무용수들이 함께 만든다. 무용수들에겐 꿈의 무대다”

한편 수석 무용수로 돌아온 안재용 발레리노의 무대, 몬테카를로 발레단의‘신데렐라’는 오는 6월12일부터 14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다.

에디터 임라라 fkfk0111@slist.kr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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