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AFP=연합뉴스

22일(현지시각)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전날 공식 상영된 후 현지의 호평을 받은 가운데 각국 기자들이 감독과 배우들에게 많은 질문을 쏟아냈다.

봉 감독은 “영화 속 배경의 90% 이상이 집에서 벌어진다. 특히 부잣집은 수직적 구조로 돼 있고 계단이 그것을 연결하고 있다”며 “계단이 많이 나와서 스태프끼리는 ‘계단 영화’라고 부를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전세계 영화 역사에서 수직적 공간은 계급이나 계층을 나타낼 때 많이 쓰였다”면서 “그러나 한국에만 있는 반지하라는 공간을 통해 미묘한 뉘앙스를 전달하려 했다. 이는 서구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지점이다”고 전했다.

AFP=연합뉴스

봉 감독은 “프랑스어 자막과 영어자막을 만들 때 반지하에 대응하는 정확한 단어가 없었다”며 “반지하는 지하이지만 지상으로 믿고 싶은 공간이다. 곰팡이가 있고 눅눅하지만 햇살이 드는 순간이 있다. 더 힘들어지면 완전히 지하로 갈지도 모른다는 공포감도 있다”고 설명했다.

송강호는 봉 감독과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에 이어 네 번째 작품을 함께 한 것에 대해 “봉 감독은 사회를 바라보는 깊은 통찰력을 작품마다 놓치지 않는다”며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예술가 봉준호의 진화이자 한국 영화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봉준호의 세계에는 모든 것이 계산돼 있고 정교하게 구축돼있어서 배우 입장에서는 편하다”며 “흔히 '봉테일'이라고 하는데 감독 본인은 그 말을 싫어한다”고 웃었다.

한편 ‘기생충’의 칸 일정이 마무리되가고 ‘악인전’이 바통을 이어받을 예정이다. 이날 오후 10시 30분(현지시각)에는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마동석, 김무열, 김성규 주연의 ‘악인전’이 상영된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