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은 5월의 첫 정기공연을 클래식 음악 중심 도시 중 하나인 오스트리아 빈을 중심으로 클래식의 과거와 현재를 확인할 수 있는 무대로 준비한다.

오는 18일 오후 5시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우 웨이의 생황 협주곡’은 안톤 폰 베베른의 ‘파사칼리아 작품번호 1’로 시작한다. 베베른은 20세기 현대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아놀드 쇤베르크의 제자로, 전통적인 음악 형식을 기반으로 혁신을 작품에 담아낸 작곡가로 평가받는다.

파사칼리아는 그가 작품 번호를 붙인 31곡 중 첫 작품으로 비로소 새로운 음악적인 도전을 시작한다는 결심을 담아낸 작품으로 볼 수 있다. 이 곡은 압축된 작곡 기법으로 한 편의 시를 떠올리게 하며 짧은 주재를 반복하는 20여 개의 변주곡으로 구성됐다.

생황 연주자 우 웨이는 수차례 서울시향의 유럽과 북미투어, 아르스노바 시리즈 등에 함께하며 평단의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2011년 진은숙의 생황 협주곡 ‘슈’를 서울시향과 함께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 연주해 ‘헤럴드 앤젤스상’을 수상했으며 진은숙의 협주곡이 포함된 서울시향의 도이치 그라모폰 발매 음반으로 2015년 국제클래식음악상(ICMA)과 BBC 뮤직 매거진상을 수상했다.

오스트리아 작곡가 베른트 리하르트 도이치(42)는 우 웨이가 협연할 생황과 관현악을 위한 음악 ‘현상’을 지난해 완성했다. 생황이라는 악기에 대한 경험이 없었던 도이치는 우 웨이와 긴밀하게 연락을 주고받으며 악기에 대해 깊이 접근해 이 곡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무에서 출발해 무한한 생황의 가능성을 악보에 펼쳐낸 것이다. 서울시향과 함께 공동 위촉한 바젤 신포니에타의 수석지휘자로 활동하며 탁월한 현대음악 해석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는 발두어 브뢰니만이 포디엄에 선다.

총 4개 악장으로 구성된 이 곡은 서울시향 공연에 앞서 지난 5일 스위스 바젤에서 바젤 신포니에타의 연주로 초연됐다. 국내 관객은 아시아 최초로 이 곡을 경험하게 될 전망이다.

한편 생황은 한국과 중국, 일본과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전역에서 볼 수 있는 악기로 ‘아시아의 소리’를 담아내는 악기로 꼽힌다. 실제 신라시대 상원사 동종과 조선 후기 김홍도와 신윤복의 그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벽면의 부조상 등 우리 일상에서도 함께해온 악기다.

사진=서울시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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