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뮤지컬단의 뮤지컬 ‘베니스의 상인’이 연습현장을 공개했다. 오는 28일 개막을 앞둔 ‘베니스의 상인’은 세계의 고전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연출가 박근형과 음악감독 23(김성수)이 각각 연출과 작곡을 맡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개막을 2주 앞두고 공개한 연습현장은 30여명의 출연진들의 열기와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베니스의 상인 안토니오가 절친한 친구 밧사니오의 부탁으로 앙숙인 샤일록을 찾아가 1파운드의 살을 담보로 돈을 빌리면서 벌어지는 사건과 함께 벨몬트의 상속자인 포샤가 여러 청혼자들 사이에서 운명의 밧사니오를 만나게 되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이어졌다. 박성훈, 김수용(샤일록 역)을 비롯해 이승재, 주민진(안토니오 역), 허도영(밧사니오 역) 등 모든 배우들은 각자의 캐릭터에 빠져들어 몰입도 높은 연기를 펼쳤다.

특히 돈에 대한 욕망이 가득한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이 유대인으로서 겪었던 부당함과 느꼈던 모욕감에 분노하며 안토니오를 향한 복수심을 드러내는 장면은 보는 이로 하여금 모두 숨을 죽이며 집중하게 만들었다. 더블 캐스팅된 박성훈과 김수용은 살 1파운드를 향한 광기와 결국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체념하는 샤일록을 각자의 방식으로 세밀하게 표현해내면서도 ‘과연 우리 시대의 샤일록은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논의를 끊임없이 이어갔다.

안토니오 역에 더블 캐스팅된 이승재와 주민진 역시 서로 다른 느낌의 안토니오를 표현했다. 친구의 구혼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의 이름을 걸고 1파운드의 살을 담보로 보증을 서는 대담함과 함께 침착하게 판결을 기다리면서도 복잡한 심경을 섬세하게 보여줬다. 밧사니오 역을 맡은 허도영은 포샤를 향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내는 매력적인 로맨티시스트로 변신했다. 특히 안토니오 역의 이승재, 주민진과 밧사니오 역의 허도영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걸면서도 서로를 지키려는 애틋한 우정을 완벽하면서도 남다른 호흡으로 맞춰나갔다.

밧사니오의 구혼자이자 안토니오와 샤일록의 재판을 맡은 지혜로운 포샤 역의 유미, 안토니오와 밧사니오의 친구인 그라시아노 역의 김범준, 로렌조 역의 한일경 등은 주요 배역들과의 긴밀한 호흡을 이뤄내며 각 캐릭터들의 개성과 에너지를 분출했다. 또한 샤일록의 하인인 랜슬럿 역을 맡은 박선옥과 샤일록의 친구인 튜발 역의 원유석 역시 신스틸러로 활약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번 작품의 각색과 연출을 맡은 박근형 연출가는 “셰익스피어가 언급한 문제들, 예컨대 누가 선이고 악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의 우리라면 어떨 것인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과연 우리 시대의 샤일록은 어떤 인물인가? 객관적인 판단은 관객의 몫”이라고 전했다. 이 작품의 모든 음악을 책임지는 작곡가 23(김성수)은 “캐릭터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게 도와주는 음악이다. 장르적으로는 중극장에서 구현할 수 있는 유연한 음악이다. 오페레타에서 내려온 음악으로 보다 클래시컬한 곡들을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뮤지컬 ‘베니스의 상인’은 28일부터 6월1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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