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사태는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돈과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이들의 관계가 얽힌 초대형 사건이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23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클럽 버닝썬을 둘러싼 수많은 의혹을 3개월간의 취재로 추적했다.

2017년 12월 팔라완에 위치한 리조트를 통으로 대여하고 비행기 티켓값 등을 포함해 최소 10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들었다는 대규모 호화 ‘시크릿 파티’가 열리게 된다. 파티의 주최자는 승리였다. 이 ‘시크릿 파티’에는 각국에서 ‘VIP’로 불리며 초대된 100여명 정도의 사람들이 모여들게 된다. 이들은 어떤 이유로 이곳까지 온 것인지, 그리고 VIP와 별도로 초대된 9명의 여성들의 정체가 궁금해진다.

지난해 11월 24일 김상교씨 폭행사건을 시작으로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서 있게 된 클럽 ‘버닝썬’에 대해 350여 건의 제보들이 ‘그것이 알고싶다’ 앞으로 전해졌다. 자신들의 정체가 공개될까 두려워하는 제보자들과의 긴 접촉 과정에서 언론에 미쳐 소개되지 않은 버닝썬에 대한 충격적인 증언들이 이어졌다. 마치 치외법권 구역처럼 군림했던 버닝썬의 뒤에 공권력과 실력자들이 있었다는 유착의 증거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버닝썬’ 문제가 붉어지자 승리는 제작진에게 한 범죄자가 자신들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문자를 보냈다. 승리와 유리홀딩스 유인석 대표에게는 해외투자자들이 중요했다. 한국에서도 연예활동을 했던 싱가포르 국적의 한 여성도 유리홀딩스와 관련사 BC홀딩스 주주로 알려졌다. 해외투자자들의 돈을 받고 사업을 시작한 단톡방 멤버들. 이들이 벌인 사업은 거의 요식업이었다. 전국에 40개가 넘는 매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전문가가 볼 때 돈을 벌 목적은 따로 있었다. 버닝썬은 돈을 모을 ‘캐시카우’였다는 것이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강남의 한 클럽 전 직원은 “OOO씨 소속사에서 저희 클럽에 스폰해줬다”고 밝혔다. 당시 클럽의 운영도 버닝썬처럼 공동대표로 진행됐다. 이중 2000년대 초반 혼성그룹으로 활동했던 박씨가 있었다. 투자자는 현금으로 수익을 챙겨가고 운영자는 그 클럽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며 서로 공생하는 게 생리라고 전 직원은 말했다. 특히 버닝썬은 고가 정책을 내세웠다. 버닝썬 전 직원은 “하루에 1억 5000만원 이상을 벌었다‘며 고객 대부분이 현금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회계상 누락되기 쉬운 현금. 업계 관계자들은 누락될 수 있는 매출 액수가 상당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버닝썬 근무자들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한달에 30억 이상 벌었다고 주장했다. 이문호 공동대표는 ”단 한번도 세금을 탈세하거나 그런 적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반박자료까지 보냈다. 전문가는 자료를 보자마자 ”30%를 누락했다“고 전했다. 해외투자자 중 한명인 린 사모에 대한 수사는 진행됐을까? 린 사모 매니저 김씨는 ”단순한 투자자일뿐“이라고 주장했다.

버닝썬이 문을 닫을 동안 경찰이 알아낸 건 VIP룸에서 촬영된 성폭행 영상 유포자였다. 경찰과 버닝썬의 유착관계도 언론이 먼저 알아냈다. 경찰에 대한 불신도 깊다. 경찰의 치부를 정확하게 경찰이 드러낼 수 있을까? 유착관계는 버닝썬의 전신인 몽키뮤지엄 때부터 확인할 수 있었다. 2016년 몽키뮤지엄은 유흥주점으로 운영하다가 벌금을 받았고 유리홀딩스 유인석 대표와 친분이 있었던 윤총경은 강남경찰서 생활안전과 직원에게 혐의를 알아봐달라고 부탁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폭행과 마약, 성접대와 유착, 하나만으로도 충격적인 혐의들이 버닝썬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뭐 하나 뚜렷하게 나온 게 없었다. 클럽의 문제가 생길때마다 등장한 한 경찰은 500만원까지 챙겼다고 전 직원은 이야기했다. 그 사람은 바로 전직경찰 강씨였다. 경찰 일을 그만둔 후에도 ’밤의 해결사‘로 활약한 강씨는 아직 건재한 걸까? 그와 관련된 경찰 내부의 연결고리가 존재하다는 뜻일 수도 있다. 유착관계는 단지 돈을 받고 사건을 알아봐주는 단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버닝썬에서 암암리에 마약이 유통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버닝썬의 발대식으로 알려진 팔라완 파티, 이곳에서 성접대와 마약 투약 일이 있었다는 의문도 제기됐다. 그것은 한 사람의 용기가 없었다면 밝혀지지 않았을 것이다. 바로 정준영 휴대전화 내용 제보자였다. 그는 ”꼭 세상에 알려져야했다“고 전했다. 방정현 변호사는 ”문제가 있다는 걸 세상에 알리지 않으면 제2의, 제3의 세력들이 자라나지 않을까 해서 경종을 울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경찰은 정준영 집이 아니라 포렌식업체를 압수수색했다. 이미 제보자는 권익위를 통해 자료를 보냈고 권익위도 검찰에게 모든 자료를 보냈다. 피해사실을 확인하기보다는 제보자부터 찾아나선 경찰의 행동은 두려움에서 나온 것일까? 공익제보자를 보호해줄 곳은 사실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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