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나리 실종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이자 동거남 김씨가 무죄로 석방됐다.

1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정나리씨 실종사건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지난 2005년 1월 23일 대구에서 20대 한 여성의 모든 흔적이 돌연 사라졌다. 실종자는 당시 23세의 정나리씨였다. 당일 새벽 친구의 배웅으로 원룸에 귀가한 이후 가족과 지인들의 연락이 닿지 않았고 현재까지 그의 행방은 묘연하다. 

지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날 정씨는 집에 가기 싫다며 평소보다 과음을 했다. 이후 지인이 원룸에 정씨를 데려다 주던 중 먼저 침대에 옷을 벗고 자고 있는 동거남 김씨를 발견하고 황급히 나왔다. 

이후 이웃 주민들이 잠에서 깰 정도로 남녀가 싸우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일요일 새벽인데다 주변 이웃들은 이 소리를 다 들었다. 무려 2시간 가까이 지속됐고 신고를 망설인 이웃들도 있었다고. 그날 이후 정씨는 연락이 닿지 않고 아르바이트도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신고를 받은 뒤 3일만에 그의 남자친구인 김씨를 유일한 살인 용의자로 지목했다. 담당 형사는 "사실 사건을 좀 쉽게 봤다. 용의자가 일단 전과가 없었다. 우발적인 사건일 수 있겠다 생각했다. 근데 자신은 못봤다고 하더라. 자기는 술에 취해 잤다고 하더라. 새벽 2시 40분 쯤 들어와서 울음 소리도 못 듣고 잤다고 했다. 100번 물어도 그때까지 자신은 잤다고 하더라. 동거녀의 울음소리조차 듣지 못하고 잤다고 우겼다"고 전했다. 

김씨는 1심에서 징역 7년을 받았지만, 2심에서 상황이 반전됐다. 이웃들이 들은 소리가 정씨의 집에서 들려온 것인지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징역 7년을 받았던 사건은 무죄 판정을 받았다.

정씨의 어머니는 "나도 해보고싶어서 많이 노력했다. 근데 그게 안되더라. 제가 남들처럼 좀 배웠다면 어땠을까 너무 호회스럽다. 이렇게 방송에라도 나가면 기억에라도 남을까 싶어서 하게 됐다"며 눈물을 흘렸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