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서 이어집니다.

극중 예서와 혜나는 라이벌 관계였다. 예서는 자신을 놀리는 혜나를 '죽여버리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촬영장에선 장난기 많은 김보라 덕에 웃음 참는 것이 곤욕이었단다.

"혜나가 예서 집에 들어오면서 같이 하는 촬영이 많아져서 더 친해졌어요. 진짜 역할이 맨날 싸우고 째려보는 역할인데 보라언니가 장난기가 진짜 많아요. 근데 언니가 혜나로 에너지를 풍기면 저도 몰입하게 돼요. 촬영 직전에 장난을 치는데 언니가 너무 웃겨요. '슛' 들어가면 웃음 참으려고 노력 많이 했어요. 언니만 카메라에 잡히는 신이면 저는 이 악물고, 혀 깨물고 웃음 참았죠."

그런 혜나가 죽었을 때 대부분이 예서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김혜윤은 혜나의 죽음 후부터 예서의 감정에 심하게 몰입됐다. 특히 짝사랑하던 우주(찬희)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체포됐었으니 더욱 그랬다.

"혜나가 죽고 엄마가 두려워 떠는 저를 붙잡고 '우주가 아니면 누가 죽였어'라고 묻는 장면이 있어요. 그 말은 '네가 죽인 것'이라는 전제가 숨어있죠. '엄마 진짜 나한테 왜 이래'라고 소리치는 대사는 정말 믿어주는 사람이 없어서 서러운 마음이 와 닿았어요. 정말 진심으로 소리쳤던 거 같아요.

사실 예서 입장에서 혜나는 유일한 친구였어요. 시비를 걸더라도 예서한테 유일하게 말 걸어주는 친구였죠. 예서로서는 아무리 사이 안 좋았던 친구라도 같은 집에 살고, 같은 반 친구였던 애가 죽었는데 얼마나 속상했을까 싶어요. 근데 모두들 예서만 의심하잖아요. 엄마까지도. 그 상황이 너무 서럽더라고요. 어린 나이에 큰 사건을 겪은 것인데 예서를 걱정하면서 다독여주는 사람은 없고 모두 의심만 하니까 정말 서러웠던 거 같아요."

'김주영'이라는 입시 코디로 인해 극이 전개되는 만큼, 김혜윤은 지금까지 출연작 중 가장 많은 은 촬영 분량을 소화해냈다. 특히 엄마 한서진을 연기한 염정아와 호흡한 장면이 가장 많았다. 또한 극 후반부에는 감정 소모신이 계속됐다.

"염정아 선배님은 촬영 들어가기 전에는 거의 말씀을 안 하세요. 감독님의 마지막 '오케이' 사인이 떨어지면 '아까보다 지금 것이 더 났다'라고 말씀해주세요. 장난도 되게 많이 치세요. 예서 때문에 많이 속 많이 상하셨잖아요. 저한테 '다음에는 꼭 너 괴롭히는 역할로 만나고 싶다'고 하셨어요. 고생을 많이 했다고. 자기 아들 만나게 해달라고 역할이고 반대하는 역할로 만나고 싶다고 구체적으로 말씀하셨어요. 선배님 진짜 너무 고생하셨죠."

극 후반부로 갈수록 감정 소모 분량이 많았던 만큼 김혜윤도 지쳐갔다.  

"엄마가 저를 붙잡소 김주영 선생님 위험하다고 하는 장면이 있어요. 마지막쯤에는 분량이 더 많아졌는데 제가 체력적으로 많이 부족했어요. 감정 연기라서 더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혼이 나간 상태로 연기를 한 거예요. '내가 뭐 하고 있지'라는 상태였어요. 머리가 너무 깨질 것 같아서 실수가 계속됐어요. 감독님이 세세한 디렉팅을 주셨는데 정말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서 '정말 죄송한데 3분만 시간을 주세요'라고 말했을 정도예요."

덕분에 김혜윤은 종영 후 차기작만큼 신경 쓰기 시작한 것이 체력을 단련시키고, '건강'을 챙기는 일이었다. 최근에는 필라테스를 배우기 시작했단다.

"처음 연기를 시작부터 가벼운 마음은 아니었어요. 연기는 하면서도 너무 즐겁기도 하고 힘들 때도 있지만 결과물을 봤을 때는 뿌듯함이 가장 큰 것 같아요.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나 이거 아니면 안돼'라는 마음이요. 지금은 필라테스를 배우고 있어요. 제가 몸이 좀 뻣뻣하거든요. 쉬운 동작부터 하나하나씩. 차기작까지는 재정비하는 시간을 갖고 컨디션 조절을 할 생각이예요." 

사진=싱글리스트DB, 라운드테이블 권대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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