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극한직업’ 열풍으로 뜨겁다. 1월 23일 개봉 후 한 달이 다 되가지만 여전히 식지 않는 인기와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15일 ‘극한직업’은 ‘아바타’를 제치고 역대 흥행 4위를 기록했다. 지난 6일 설 연휴동안 하루에 100만명을 동원하며 천만 영화가 된 지 9일 만의 일이다. ‘극한직업’을 제작한 어바웃필름의 김성환 대표에게 축하 문자가 쏟아질 게 분명하다.

지난 11일 ‘7번방의 선물’을 제치고 ‘극한직업’이 역대 코미디 영화 흥행 1위를 기록함과 동시에 싱글리스트는 김성환 대표를 만났다. 그는 이날도 축하 문자를 많이 받았다. 김성환 대표는 “아직도 ‘극한직업’이 천만 영화가 됐다는 게 얼떨떨하네요. 제가 많이 한 것도 없는데 이런 영광을 누리나 생각도 들어요”라면서 “저한테 이런 일은 안 올 줄 알았어요. 정말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나봐요”라고 말하며 가볍게 미소지었다.

‘극한직업’은 문충일 작가의 원작을 해그림이 개발하고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한 작품이다. 이 과정에서 어바웃필름이 제작 의뢰를 받아 이병헌 감독, 배세영 작가가 합세해 ‘극한직업’을 다듬었다. ‘과속스캔들’ 당시 투자자와 각색자로 만난 김성환 대표와 이병헌 감독은 이후 ‘극한직업’으로 대박을 쳤다. 김성환 대표는 이병헌 감독에게 ‘극한직업’ 이야기를 건넸던 순간을 떠올렸다.

“아이템이 정말 좋아서 시나리오를 보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배세영 작가와 10년 전부터 알고 지냈고 최근 ‘완벽한 타인’을 비롯해 코미디 영화 시나리오를 잘 쓰는 걸 알아서 각색 의뢰를 했죠. 이병헌 감독도 ‘과속스캔들’ 때 인연으로 연출 제안을 했어요. 이병헌 감독과 냉면 먹다가 ‘극한직업’ 이야기를 꺼냈죠. 사람이 여리고 영화 속 캐릭터를 소중하게 다루는 감독이거든요. 언젠가 잘 될 줄 알았어요. 저랑 잘 맞는 부분도 있고요.”

2019년 첫 천만 영화. ‘극한직업’은 신파가 없어도 천만 영화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오로지 ‘코미디’로 승부를 봤다. 개봉 시기도 ‘신의 한 수’였다. 개봉 2주차까지 인기몰이를 하고 입소문을 타다가 설 연휴에 대박을 터뜨렸다.

“정말 웃기고 싶었어요. 꼭 신파가 들어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죠. 처음에 목표를 높게 잡지 않았어요. 이병헌 감독과 ‘그냥 끝까지 웃겨보자’고 다짐했죠. 서로 욕심을 내지 않다보니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아요. 개봉 첫 주부터 기대보다 관객수가 많았어요. 마케팅 팀이 전략을 잘 세운 덕분이었죠. 결과론적으로 관객들이 보기 편한 영화를 원해 ‘극한직업’이 사랑받은 게 아닐까 싶어요.”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하며 웃음 폭탄을 터뜨렸던 ‘극한직업’의 촬영 현장은 어땠을까? 김성환 대표는 ‘극한직업’의 흥행 이유를 촬현 현장 분위기에서 찾았다. 배우들과 스태프가 즐겁게 촬영해야 영화도 잘 될 수 있다는 걸 믿는 김성환 대표는 서늘했던 4~5월의 그날들을 회상했다.

“배우분들이 모두 착해요. 촬영하면서 서로를 배려하는게 눈에 보였거든요. 촬영 초반부터 연습을 열정적으로 하시더라고요. 저희 사무실을 빌려 회의, 리딩하고 이병헌 감독까지 불러서 자신들이 짜놓은 연기를 보여주기까지 했어요. 그 분위기가 현장으로 이어졌죠. 특정 배우가 돋보여야 하는 장면이면 ‘연기 몰아주기’를 하며 진짜 ‘독수리 오형제’처럼 행동했어요. 배우들 때문에 제가 현장에서 할 게 없더라고요. 신하균, 오정세 배우도 든든했죠.”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 등 ‘극한직업’ 마약반 5인방은 제대로 된 코믹 케미를 선보이며 관객을 휘어잡았다. 이들은 서로 SNS를 통해 훈훈함을 드러냈다. 김성환 대표는 이들이 모두 캐스팅된 사연 하나씩은 갖고 있다며 이야기를 풀었다.

“이병헌 감독이 류승룡 배우와 작업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고반장 캐릭터가 정말 잘 맞겠다고 생각했죠. 진선규, 이하늬 배우도 마찬가지였어요. 이동휘 배우는 제가 직접 만나서 캐스팅했어요. ‘솔직히 비중이 적을 수 있다’고 했지만 흔쾌히 출연하겠다고 말해줬죠. 저희 기대 이상으로 캐스팅 과정이 부드럽게 흘러갔어요. 공명 배우도 이병헌 감독이 ‘열정’을 봤다며 막내로 캐스팅했어요.”

②에서 이어집니다.

사진=지선미(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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