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019 아시안컵을 마감했다. 25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안컵 8강전에서 한국이 카타르에 0-1로 패했다. 이제부터 온라인에서는 벤투호를 향한 각종 비난과 비판이 시작될 것이다. 문제가 될만한 이야기들을 정리하면서 지금이 끝이 아닌, 다음을 위한 이야기를 펼쳐본다.

아부다비=연합뉴스

# 중국전 손흥민 출전은 꼭 필요했나?

손흥민은 중국전 이후 16강, 8강에서 잠잠했다. 리그 경기를 마치고 바로 대표팀에 합류해 체력은 많이 떨어져있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도 이를 모르진 않았지만 선수의 출전 의지가 강했다. 결과론적으로 손흥민의 중국전 선발 출전은 ‘독’이 됐다.

중국전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김민재의 추가골을 도운 손흥민의 발끝은 카타르전에서 무뎠다. 손흥민 뿐만이 아니었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몸이 무거웠다. 기성용, 이재성, 황희찬 등 주요선수들의 부상 속에서 가용할 자원이 마땅치 않았다. 벤투 감독은 확실한 조 1위를 노렸고 손흥민을 중국전에 출전시켰다. 팬들도 “출전시켜야한다” “쉬게 해야 한다”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어쨌든 둘 중 하나는 선택해야했고 벤투 감독의 선택은 실패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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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일본을 피하기 위해 조 1위를 해야했나?

손흥민을 중국전에 투입한 이유는 조 1위를 노렸기 때문이다. 조 1위를 하면 이란과 일본을 4강까지 피할 수 있었다. 16강에서 와일드카드로 올라온 팀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에 벤투 감독은 중국을 제치고 조 1위를 하는 것으로 마음먹었다. 그 결과 바레인과 연장접전 끝에 어려운 승리를 따냈고 카타르의 한방에 무너졌다.

만약 조 2위로 올라가 태국을 16강에서 만나고 8강에서 이란을 만났다면 상황은 달라졌을까? 태국을 상대로 쉽게 이긴다는 보장도, 이란을 꺾는다는 확신도 없었다. 누구를 만나든 토너먼트에서는 어려운 경기가 펼쳐질 거라고 예상할 수 있다. 바레인과 카타르 모두 까다로운 상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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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투 감독 부임 5개월, 이제는 한국축구에 적응할 때가 되지 않았나?

작년 9월 파울루 벤투 감독이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첫 경기를 치렀다.한국은 코스타리카전을 포함해 카타르에 지기 전까지 전경기 무패행진을 달렸다. 한국 대표팀 감독 사상 최다 경기 무패 기록이었다. 팬들은 벤투 감독의 전술과 능력에 반신반의하면서도 믿음을 줬다. 문제는 벤투 감독의 ‘고집’이었다.

포르투갈 대표팀 시절에도 상대에 맞는 전술을 유연하게 구사하지 않았고 자신의 뚝심대로 경기를 운영해 문제를 낳았다. 아시안컵에서도 벤투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변칙적인 전술 운영을 시도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벤투 감독 전술 색깔이 한국 대표팀과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아직 벤투 감독이 한국축구를 파악하려면 더 시간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아시안컵이 끝이 아니라 2022 월드컵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독 시절을 되돌아보자. 팬들과 언론이 감독을 오랫동안 기다려주지 않는다. 아시안컵 전까지 좋은 성적을 거뒀기에 이번 아시안컵 우승도전 실패는 한동안 큰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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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팀 의료진 문제, 연이은 선수 부상은 누구 책임인가?

이번 아시안컵에서 가장 논란이 될 문제는 선수들의 잦은 부상이다. 경기마다 부상자가 속출했다. 기성용을 시작으로 이재성, 구자철, 이청용(미열증세), 황희찬까지 부상을 당했다. 대회 전에는 주세종, 홍철 등의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이에 대해 대표팀 주치의가 스포츠전문의사가 아닌 흉부외과 의사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팬들의 비난은 커졌다.

대한축구협회는 주치의는 물론 의료진을 벤투 감독이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럼 벤투 감독의 잘못일까?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적당한 답을 내리기 힘들다. 다만 선수들이 경기 중 또는 훈련 중 부상을 당해 제대로 진료하지 못한 건 책임받아 마땅하다. 기성용은 중국전에서 부상 복귀가 유력했다. 하지만 햄스트링이 재발하며 팀을 떠났다. 선수들의 부상은 이번 대회 탈락에 큰 영향을 줬다. 앞으로 대한축구협회와 벤투 감독이 개선해나가야할 부분임이 마땅하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대표팀 내에 여러 논란이 있었다. 손흥민은 “선수들을 믿어달라”고 팬들에게 호소했다. 좋지 못한 내용에 대한 비판은 팬들의 권리다. 다만 이번 아시안컵이 한국축구의 끝은 아니기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개선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다릴 필요는 있다. 경기가 끝난지 하루가 지나지 않았다. 한동안 대표팀을 향한 비판, 비난의 목소리는 높아질 것이다. 그래도 우선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과 뒤에서 묵묵히 고생한 스태프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야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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