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을 맞은 서울시향의 1월 마지막 공연은 이 계절에 어울리는 러시아 레퍼토리 향연이다. 오는 24~25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는 라흐마니노프, 스트라빈스키, 글린카 대표곡이 울려퍼진다. 차가운 동시에 뜨거운 무대가 될 전망이다.

피아니스트 보리스 길트부르크(왼쪽)와 지휘자 티에리 피셔/ 사진=서울시향 제공

고난도 기교로 인해 피아니스트에게 가장 어려운 곡으로 꼽히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이 1부를 장식한다. 2013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 이후 점점 원숙해져 가고 있는 모스크바 태생의 피아니스트 보리스 길트부르크(35)가 색다른 라흐마니노프를 들려준다.

지난해 발매된 동곡 녹음(낙소스)은 “클라이번의 관능적으로 아름다운 사운드나 호로비츠의 고양이 같은 신경질적인 에너지 대신 길트 부르크는 사려 깊게 만들어진 레토릭으로 라흐마니노프의 날카로운 화성의 움직임에 정확히 초점을 맞춰 연주한다”는 평가와 함께 독일 그라모폰 ‘에디터스 초이스’에 선정됐다.

영국 BBC 뮤직매거진 역시 “내가 들어본 이 곡 녹음 중 구조적으로 가장 명확한 녹음”이라는 평가를 했다. 그동안의 해석과는 다른 접근으로 설득력을 얻고 있는 길트부르크를 직접 만나볼 절호의 기회다.

2부에선 최근 유럽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날로 좋아지는 호흡을 보여주고 있는 서울시향 수석객원지휘자 티에리 피셔가 20세기 혁신적 걸작인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을 들려준다.

불규칙한 리듬, 파격적인 오케스트레이션 속에 원시적인 제의를 담아낸 ‘봄의 제전’은 초연 100주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듣는 이를 놀라움에 빠뜨리는 문제작이다. 현대음악에 강한 티에리 피셔와 열정 넘치는 서울시향의 앙상블이 기대를 자아낸다. 이외 공연의 문을 여는 글린카 ‘루슬란과 류드밀라’ 서곡도 함께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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