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라는 찰리 채플린의 말이 있다. ‘창간호’는 우리 인생 가까이에 있는 일들을 저마다의 시선으로 풀어낸다. 희로애락이 공존하는 20분짜리 단편영화 5편은 깊이있는 스토리로 보는 이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 ‘대리 드라이버’
술 한 잔 걸친 문차장(문종원)과 윤과장(조달환)은 대리기사(정형석)를 부른다. 어색한 대화가 오가는 중 문차장은 대리기사가 고등학교 선배라는 걸 알게 된다. 서서히 풀리는 어색함, 손님과 대리기사였던 두 사람의 위치는 반대가 되고 학창시절 이야기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내가 말이야...”로 시작되는 사람들의 허세, 자랑하고 싶은 욕망은 현시대를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유일한 자존심이자 크게 되고 싶은 꿈이라고 말하는 듯 보인다. 캐릭터들의 위트 넘치는 유머와 맛깔나는 연기호흡이 보는 이를 사로잡는다. 술 한 잔과 담배 한 모금에 풀어내는 이야기는 힘든 세상을 이겨내고픈 작은 행동으로 느껴진다.
# ‘이혼합시다’
저녁을 먹다가 갑자기 아내 혜수(김재화)가 남편 상민(조민재)에게 이혼하자고 말한다. 이유는 동창 민성(서동갑)이 같이 여행을 떠나 심해어를 보여준다는 것이었다. 어이없는 이유에 좌절하는 상민. 혜수에게는 가장 큰 꿈이었다.
심해어를 바다에 꼭 필요한 존재라고 표현하는 혜수를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루고 싶은 평범한 사람들의 바람을 이야기한다.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 꿈 근처에 갈 수 있는 현실. 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세 사람의 연기는 코믹스럽지만 그 안에 담은 메시지는 영화가 끝나도 오래 생각하게 된다.
# ‘양가성의 법칙’
엄마의 전화가 귀찮고 형구(백수장)와 헤어진 뒤 회사 후배 유한(지일주)과 새로운 만남을 갖는 지영(이영진). 뭐 하나 제대로 풀리는 일이 없는 지영에게는 그녀를 지켜줄 소중한 사람이 필요하다. 곁에 있어도 소중하다는 걸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소중한 걸 놓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아무리 현실이 힘들어도, 자신의 뜻대로 세상이 굴러가지 않아도 옆에 있는 사람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양가성의 법칙’은 백수장 특유의 ‘찌질함’과 지일주의 철없는 캐릭터 연기, 이영진의 날 것의 모습이 더해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 ‘미안해’
앞의 이야기들이 친구, 가족, 연인, 선후배를 이야기했다면 ‘미안해’는 형제애를 드러낸다. 부모없이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형 현준(찬희)과 동생 현진(윤성우)은 불의의 사고로 사이가 틀어진다. 하지만 힘든 시절 동고동락했던 순간을 잊지 못하고 서로를 위한 일들을 하나씩 해나간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라는 말이 있듯 형제 사이는 말보다 감정으로 통한다는 걸 말해주는 ‘미안해’는 찬희와 윤성우의 풋풋한 감성 연기와 배우에서 감독으로 변신한 지일주의 기교없는 연출이 더해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고스란히 전한다.
# ‘삼선의원’
삼선의원(백승환)은 보좌관(이병수)과 말다툼을 벌이고 전략관(이지현)과 티격태격하는 등 뭔가 허술한 정치인의 모습을 보인다. 연극 설정으로 진행되는 ‘삼선의원’은 흑백 영상 속에서 뭔가 대단한 일이 벌어지는 것 같아 보이지만 그 안에서는 별거 아닌 정치의 이야기를 드러낸다.
롱테이크로 진행되는 배우들의 연기는 한순간도 놓칠 수 없이 빠르게 진행돼 눈을 사로잡는다. 호흡도 일품이다. 마치 4선의원을 바라는 삼선의원의 모습이 흑백 영상과 몽환적인 설정 속에서 그저 허황된 꿈이라는 걸 이야기하듯 우리 시대의 올바른 정치인은 과연 존재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단편영화 5편이 한데 모인 ‘창간호’는 백승환, 정인희, 지일주, 하수민 감독이 위트있고 경쾌한 결을 지난 여러 작품을 보여주기 위해 만든 단편종합세트 영화다. 그 안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인생들은 한편의 연극, 드라마처럼 아주 가깝게 관객 앞으로 다가온다. 인생에 대한 유쾌하고 슬픈 메시지, 배우들의 연기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러닝타임 1시간 58분, 15세 관람가, 1월 1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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