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우행록:어리석은 자의 기록’(이하 ‘우행록’)은 반전의 반전 그리고 입체적인 인간의 군상을 보여준다. 친구에게 소중하고 착하기만 했던 그 남자는 알고보면 이기적이며 성공에 목매는 사람이었고 지고지순한 아내는 매정한 면이 있기도 했다. ‘우행록’은 일본 열도를 흔들었던 일가족 살인사건이 발생한 지 1년. 그 시간을 아직도 취재하고 있던 기자 다나카(츠마부키 사토시)로부터 시작된다.

#1PICK: 동명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섬세한 추리극

‘우행록’은 동명의 소설 작품으로 원작으로 했다. 2006년 출간과 함께 일본에 스릴러 열풍을 몰고 왔던 베스트셀러인 이 작품은 유명 추리소설 작가 누쿠이 도쿠로의 저서다. 소설 '우행록'은 인간이 지닌 어리석은 본성을 날카롭게 냉정하게 바라본다.

영화는 이러한 소설의 느낌을 그대로 살렸다. 진행되는 내내 영화는 차갑고 음울한 톤을 놓치지 않는다. 부제 ‘어리석은 자의 기록’처럼 다나카가 기록하고 밝혀내려 했던 것은 ‘진실’이기 보다는 그저 알수록 괴로운 추악하고 어리석은 인간의 본성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2PICK: 츠마부키 사토시, 절제된 감정과 메마른 기자 캐릭터

이번에 9년 만에 내한한 츠마부키 사토시는 영화 ‘워터 보이즈’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등으로 일본의 청춘스타로 잘 알려진 배우다. 이번 영화에서 츠마부키 사토시는 감정을 거의 드러내지 않은 메마른 기자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이를 위해서 기자의 실제 모습을 관찰하고 그들의 말투나 표정을 연구했을 정도로 공을 들인 츠마부키 사토시는 극 중에서 현실에 지치고, 어리석은 인간들의 모습에 실소하는 등 그들의 관찰자로서 메마른 시선을 섬뜩하게 잘 표현했다.

#3PICK: ‘금수저’, 한국 사회와 맞닿은 일본 사회의 모순

극 중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포인트는 일본의 ‘계급사회’를 향한 강한 비판이다. 영화 속 인물들은 반복적으로 일본에는 보이지 않는 계급 사회가 있고, 이를 뛰어넘기 위해 노력했지만 좌절했노라고 말한다. 다나카는 일가족 살인사건을 취재하면서 일본 사회 속 병폐에 마주친다. 

특히 다나카의 동생 미츠코(미츠시마 히카리)는 과거 상처를 벗어나 이 계급 사회의 일원이 되고 싶어했지만 좌절 후 지울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밝혀지는 반전의 또다른 반전은 영화 말미에 충격적으로 드러난다. 러닝타임 120분. 15세 이상 관람가. 17일 개봉 

사진=(주)풍경소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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