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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로드’ 김민기 대표, 싱글남의 길 그리고 신발인생

기사승인 2018.12.09  13:2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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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고 넘치는 패션 브랜드들이 군웅할거하는 업계에 올여름 특별한 신발을 내세운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세련된 감성의 키높이 어글리 스니커즈 라인 ‘스태빌라이저’를 내놓은 로드(RODD)다. 크라우드 펀딩 와디즈를 통해 소개가 되며 목표액을 초과달성할 만큼 신발 덕후들의 시선을 단박에 장악했다. 수제화와 같은 방식으로 제작된 퀄러티에 우수한 소재, 편안한 착용감, 합리적인 가격 때문이었다.

2018년을 의미 있게 보낸 싱글남이자 1인기업 로드의 디자인, 생산관리, 영업을 도맡아 해내는 김민기(39) 대표를 만났다.

“올초부터 브랜드를 구상했으니 빠른 시간에 일이 착착 진행된 편이에요. 4월에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가 7월에 샘플이 나왔고 크라우드 펀딩에서 소개가 됐어요. 클래식 제화는 진중하고 깊이가 있지만 이거는 컬러와 소재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데다 디자인적으로 할 수 있는 요소가 많아서 재미나요. 그래서 선택하게 된 거죠.”

이번 론칭은 과거의 경험 덕분에 비교적 순조로웠다. 지난 2013년 남성 클래식 헤리티지 구두 브랜드 ‘리커’를 론칭해 3년 동안 운영한 적이 있다. 외부환경이 좋지 않았던데다 소자본으로 진행하다보니 한계에 봉착해 접어야만 했다. 하지만 그런 경험과 노하우가 ‘로드’ 탄생의 자양분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된 셈이다.

로드는 4가지 원칙을 지향한다. 유니크한 실루엣과 컬러로 차별화를 꾀한다. 도시 감성의 생동감 넘치는 스타일을 추구한다. 신발에 최적화된 소재를 활용해 우수한 퀄리티를 고수한다. 마지막으로 사용자에게 편안한 착용감을 선사한다.

 

이틀 바탕으로 첫 번쩨 프로젝트 ‘스태빌라이저’가 탄생했다. 요즘 유행하는 어글리 슈즈의 부담스러울 정도의 과한 디자인을 덜어내 담백함을 강조했고, 무겁고 딱딱한 느낌대신 편안함을 탑재했다. 사악한(?) 가격 대신 10만원 초중반대의 합리적인 가격을 적용했다. 라인 이름처럼 ‘스테이블(Stable: 안정된, 차분한)’에 방점을 찍었다.

“여가가 날 때는 로드사이클을 주로 타요. ‘로드’가 길이라는 의미인데 신발과도 맞닿아 있어서 네이밍을 하게 됐죠. 그동안 무수히 많은 예쁜 신발들을 신어봤지만 일단은 편해야 해요. 보행자 입장에선 편해야 신으니까요. 그래서 편함에 초점을 뒀어요. 여기에 저만의 도시감성, 유니크함을 담아서 풀어내고 싶었어요. 안정적인 워킹을 돕는 스태빌라이저, 경량에 포커싱을 맞춘 클라우드 등 신발에 기능을 부여하면서 편안하면서 스타일리시한 신발을 내놓게 된 거죠.”

다수 소비자들의 손이 갈 법한 7cm 가까운 키높이 스니커즈는 겉으론 보기엔 전혀 티가 나지 않으며 무엇보다 어색함이 없다. 꽤 멋진 셀링포인트다. 많은 브랜드에서 꾸준히 키높이 신발이 나오고 있으나 너무 딱딱하거나 불편한 제품들이 많다. 인솔(안창)만 따로 파는 제품들도 많다. 그만큼 소비가 많다는 방증이다.

“신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웃솔이에요. 가벼움과 무거움을 결정짓는 요소죠. 기능에 따라 퍼포먼스가 달라지는데 저희가 사용하는 비브람창은 원래 산악달리기용으로 개발된 창이에요. 비브람사가 후원하는 세계적인 선수들을 위해 개발된 창이죠. 구조적으로 롤링감이 독특해서 자연스럽게 굴러가는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롤링게이트 창'으로 부르기도 하죠. 로드가 작은 회사지만 자기 색깔이 확실해서 계약 체결이 이뤄진 것 같아요. 매출이 적더라도 자기 색깔이 확실하면 공급해주는 글로벌 브랜드죠.”

김민기 대표는 신발의 메카였던 부산에서 태어나 고교시절까지 머물렀다. 아버지는 국제상사에서 근무했다. 신발과는 유년기부터 이래저래 인연이 많았다. 청소년 시절 우연히 만화 ‘슬램덩크’를 읽고는 캐릭터에 빠져 미술을 시작하게 됐다. 의류쪽으로 관심이 확장돼 한양대에서 텍스타일 디자인을 전공했다. 패턴을 그리고 컬러링하는 게 흥미진진했다. 매치업과 체인지 과정을 통해 느낌이 확확 달라지는 걸 체감하면서 더욱 신바람이 났다.

졸업 후 가죽소재에 매력을 느꼈던 차라 금강제화에 입사, 구두 디자이너로 4년간 근무하던 중 비즈니스에 대한 갈증이 생겨서 미국 뉴욕 파슨즈스쿨로 유학을 떠나 패션마케팅을 공부했다. 이후 에스콰이어, 해지스, 닥스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이런 히스토리 때문인지 향후 신발과 연계할 수 있는 소품, 액세서리 제품을 디자인해보고 싶은 꿈을 간직하고 있다.

사진=김민기 SNS

그의 디자인 철학은 심플하다. 자기만의 심오한 세계관, 철학을 추구하는 디자이너들도 많은데 그는 “대중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디자인”을 말한다. 자신이 만든 제품이 세상 밖으로 나가서 “편하다” “예쁘다”란 말을 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20여 일 후면 새해다. 조금은 조급해진다. 라인업을 빨리 구축하고 싶은 마음과 더불어 내년 S/S시즌 아이템 개발 때문이다. 현재 스태빌라이저로 4가지 컬러(블랙, 화이트, 그레이, 딥그린), 클라우드로 화이트 1종이 출시돼 있다. 세대를 불문한 범용 스타일은 계속 유지할 계획인 가운데 특정 세대를 타기팅한 소재와 컬러를 조금 더 다채롭게 선보이고 싶다. 예를 들어 보다 원색적인 컬러로 영(Young)하게 푼다든가 하는 식이다.

“연령대별로 다르겠으나 워낙 신발이 많은 시대예요. 어글리 슈즈와 스트리트 패션이 유행하고 스니커즈가 각광받지만, 패션피플이나 젊은 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거지 대다수 대중은 어글리슈즈가 뭔지도 모르고 아직까지 보수적이에요. 그래서 너무 과하게 가는 것은 아니다 싶어요. 로드 론칭 무렵 저도 처음엔 여러 컬러를 준비했다가 출시 단계에서 범용성에 초점을 맞췄죠. 과거엔 뭔가를 벌이려 하고, 더 보여주려 했는데 결코 좋은 게 아님을 깨달았어요.”

튀는 느낌이라기보다 ‘무던하다’란 표현이 더 어울리는 예비 40대 청년에게 새해 소망을 물었다. “로드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괜찮은 브랜드구나, 색깔이 있구나, 좋은 신발을 만드는 브랜드구나,란 반응을 바라고요. 내년엔 결혼도 하면 좋겠죠. 혼자 산지 20년이 됐거든요. 외로움은 서울근교 자전거 일주와 인도어 라이딩으로 메워가고 있죠.”

◆ 에필로그- 전문가에게 듣는 신발 고르는 팁

신발장에 예쁘고 개성 넘치는 신발이 몇십켤레나 있지만 불편한 제품은 사놓고 안신게 된다. 그러므로 내 발에 얼마나 잘 맞고 편한지를 따져보는 게 가장 중요하다. 다음으로는 매장에서 보기엔 너무 좋아서 샀는데 안신게 되는 경우도 많다. 평소 주로 입는 내 옷과 매칭이 잘 안되기 때문이다. 고로 신발을 구입할 때 갖고 있는 옷과의 매칭도 고려해서 자주 신을 수 있는 스타일의 신발을 구매하면 두루두루 신게 된다.

사진=지선미(라운드테이블)

 

에디터 용원중 gooli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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