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보이스’에 이어 ‘손 the guest’까지 김재욱이 선과 악의 극을 달렸다. 최근 종영한 ‘손 the guest’에서 차가운 눈빛과 알 수 없는 표정의 구마사제 최윤은 김재욱의 가슴에서 오롯이 탄생했다.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한 OCN 오리지널 ‘손 the guest’가 막을 내렸다. 시청자들의 관심은 ‘박일도’가 누구냐는 것이었다. 결말이 담긴 시나리오를 받은 김재욱은 더욱 마음을 다잡았다. 드라마가 지금까지 잘 진행됐기 때문에 여기서 망치면 큰일이라 생각했다. 김재욱은 걱정과 달리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펼치며 ‘손 the guest’의 마무리를 잘 매듭지었다.

“마지막 회 대본을 봤는데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내용이 인상적이었죠. 한편으로는 큰일 났다고 생각했어요. ‘손 the guest’ 팀은 A팀, B팀 없이 단 한 팀으로 움직이거든요. 시간도 부족했고 다들 지쳐가는 중이었죠. 그런데도 시청자에게 최고의 드라마를 선사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허투루 연기할 수 없었죠. 수중 촬영도 짧은 시간에 좋은 장면이 나왔어요. 정말 만족스러운 결과였어요.”

김재욱이 연기한 최윤은 속마음을 읽기 힘든 캐릭터였다. 화평(김재욱)과 달리 감정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꾹 눌러야 했다. 구마사제라는 직업 때문일 수도 있다. 종교인의 위치에서 선을 지키기 위해 악과 싸웠고 일반인들과 어느 정도 거리를 뒀다. 시청자가 봐도 캐릭터가 복잡할 따름이다. 김재욱 역시 최윤이란 캐릭터를 표현하기 쉽지 않을 거라는 걸 깨달았다.

“최윤이라는 인물은 표현하기 어려운 존재였어요. 시나리오에는 친절하게 서사가 설명되어 있지만 최윤 그 자체를 이해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죠. 촬영 현장을 가니 답이 보이더군요. 스스로 최윤을 만들어가기보다는 화평, 길영(정은채)과 호흡을 맞추면서 저절로 반응하면 됐어요.”

“최윤이 물이라면 화평은 불같아요. 부마자의 예언 이후 최윤의 성격은 변해가죠. 이전보다 행동과 표정이 다양해지고 어떨 때 보면 화평을 보는 것 같아요. 화평은 반대로 후반부로 갈수록 차분해지고 차가워지죠. 저는 드라마 속에서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걸 좋아해요. 그런 부분이 잘 표현돼서 정말 만족스러워요.”

전작 ‘보이스’에서는 악의 끝판왕을 연기한 이후 김재욱의 다음 행보가 궁금했었다. 그의 선택은 ‘손 the guest’였다. 솔직히 의아했다. 악의 대척점에 서 있는 절대선을 연기하려 했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연기 변신이 걱정됐지만 이 모든 건 기우였다. 김재욱의 선택은 누가 뭐라 할 것 없이 ‘대박’이었다. 그래도 왜 하필 ‘손 the guest’였는지가 궁금해졌다.

“오컬트, 엑소시즘에 대한 관심이 많았어요. 제가 어렸을 때 심은하 선배님이 출연한 MBC 드라마 ‘M’을 재미있게 봤어요. 그 이후 한국 드라마에서 ‘M’ 같은 장르를 많이 못 본 것 같아요. 미국드라마, 일본드라마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장르인데 말이죠. ‘손 the guest’가 한국형 오컬트, 엑소시즘 드라마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확신했어요. 김홍선 감독님에 대한 믿음도 있었죠. 제게 이런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촬영 시작 전부터 ‘시장’조사를 했어요. 최윤은 천주교 신자이자 구마사제잖아요. 유럽 여행 중에 바티칸도 가보고 한국에서 신부님 소개를 받아 상담도 많이 했어요. 필리핀도 가서 실제 구마사제를 만났죠. 그분은 대학에서 구마의식에 대한 세미나도 하시더라고요. 어디서도 듣고 볼 수 없는 자료와 영상을 제공해주셨고 아이디어도 많이 얻었어요. 최윤을 표현하는 데 큰 도움이 됐죠.”

두 달 넘게 방영된 ‘손 the guest’는 방송 때마다 수많은 화제를 낳았다. 에피소드 하나하나 버릴 게 없었다. 김재욱 역시 이 드라마에 대한 많은 기억을 간직하고 있었다. “서윤 역을 맡은 허율과 함께한 에피소드가 정말 기억에 남아요. 어린 친구가 부마자 연기를 하는데 정말 믿을 수 없을 만큼 대단했죠. (허)율이는 좋은 배우가 될 재능을 가졌어요.”

②에서 이어집니다.

사진제공=매니지먼트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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