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무표정이었고 쓸쓸했다. 그녀가 웃는 모습은 거의 없었다. 부모에게도, 혼례를 했지만 자신의 남편에게도 사랑받지 못했다. 바로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 속 한소희의 이야기다.

최근 드라마 종영 후 만난 한소희는 극 중 쓸쓸한 모습과는 달리, 이국적인 느낌의 외모로 웃는 모습이 훨씬 잘 어울리는 또래만의 밝음이 있었다. 

한소희는 지난달 30일 종영한 케이블TV tvN 월화드라마 '백일의 낭군님'(극본 노지설·연출 이종재)에서 권력의 실세 좌의정 김차언(조성하)의 딸로, 세자 이율(도경수)과 쇼윈도 부부로 살아온 세자빈 김소혜를 연기했다.

'백일의 낭군님'은 유료 가구 평균 14.4%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한소희는 "전작 '돈꽃'도 그렇고 타고난 복이 좀 있나 생각이 들어요. 저는 작품 보는 눈은 없는데 이렇게 잘되니 너무 좋아요"라며 미소지었다.

김소혜 캐릭터는 신인이 소화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세자빈이면서 다른 사내의 아이를 품었기에 비밀을 감춰야 했다. 아버지와 왕세자에 사랑받지 못한 설움 역시도 드러나면 안됐다. 김차언의 정치적인 욕심에 이용을 당하는 인물이었다.

"첫 대사가 '기다리신다고 오실 저하가 아니지 않습니까?'였어요. 서러움이 묻어있는 대사죠. 독수공방이라는 얘기도 나오잖아요. 정말 그 시대에 궁에서 혼자 얼마나 외로웠을지. 궁 안에 있으니 다른 남자도 못 만날거고요. 근데 그게 무연(김재영)이와 동질감을 느끼게 해줄 수 있던 계기가 됐다고 생각했어요. 소혜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쇼윈도 부부였지만 도경수와도 호흡을 맞췄다. 아이돌 멤버와 호흡을 맞추면 안티팬이 생기기 마련이지만, 한소희는 아니었다. 도경수와 한소희는 늘 서로를 째려보고 차가운 말만 내뱉었다.

한소희는 "경수오빠는 진짜 예의가 바르세요. 경수오빠한테는 제가 당장 이 현장에서 어떻게 해야되는지 스태프에 어떻게 대해야하는지 자세를 많이 배웠던 것 같아요. 소화해할 씬도 많은데 현장 스태프들 하나하나 다 챙기시고 현장 분위기도 좋게 해주셨어요. 그걸 제일 잘 한 사람이 경수오빠랑 선호오빠였어요"라고 말했다.

반면 극 중 라이벌로 볼 수도 있지만 신분도, 사는 곳도 달랐던 홍심/윤이서를 연기한 남지현과는 단 한번도 연기를 못했다. 

"사람이 친해질 때 말 몇 마디 나누면 그 사람을 알 수 있잖아요. 지현이는 정말 언제 친해졌는지 모르게 친해졌어요. 성격도 정말 좋고 예의도 바르죠. 만나면 늘 수다떨기 바빴어요."

세자빈 신분이었기에 궁 밖을 나가는 일이 어려웠던 한소희는 궁 세트장에서 주로 촬영했다. 반면 세자 이율은 기우제를 지내러 가던 도중 죽을 고비를 넘긴 후 기억을 잃고 송주현에서 지내다 궁으로 돌아왔다. 정제윤 역의 김선호 역시 궁과 송주현을 왔다갔다 했다.

한소희는 "저는 송주현을 사진으로만 봤어요. 송주현 선배님들은 드라마에서 유머를 담당하고 너무 좋잖아요. 단체 채팅방에 송주현 사람들이랑 송주현 사진 올라오거든요. 정말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못 가봤어요. 경수오빠 진짜 부러웠어요. "

②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사진=유아토엔터테인먼트,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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