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교회에서 발생한 그루밍(grooming) 성폭력이 사회적인 충격을 안겼다.

6일 인천 교회 '그루밍 성폭력' 피해자들이 직접 나서 자신들의 피해 사실을 밝혔다.

이들은 “피해자들은 대부분 미성년자였고, 사랑이란 이름으로 신뢰할 수밖에 없도록 길들여졌다”라며 목사가 담임목사인 김모 목사가 전도사 시절부터 10년간 저질러온 ‘그루멍 성범죄’에 대해 고발했다.

‘그루밍 성범죄’란 가해자가 성적 학대, 착취 이전에 피해 대상의 호감을 얻고 신뢰를 쌓은 뒤 이를 토대로 자행하는 성범죄를 가리키는 말이다.

피해자들이 보통 자신이 학대의 대상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표면적으로 성관계에 동의한 것처럼 보여 수사나 처벌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날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피해자들은 “저희처럼 목소리를 내지 못할 뿐, 또 그 사역자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뿐 더 많은 피해자가 있다”라며 이미 김모 목사가 전도사 시절부터 중고등부·청년부 신도를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질러 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피해자가 최소 26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 “잠시 교회에 다녔던 친구 중에서도 성희롱, 성추행은 물론 성관계까지 맺어버린 친구들도 있었다”라며 “스승과 제자를 뛰어넘는 사이니 괜찮다며 미성년인 저희를 길들였고, 사랑한다거나 결혼하자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미 피해자들은 김목사를 직접 찾아가 반성과 함께 목사직을 내려놓을 것을 요구했으나 되돌아온 건 협박과 회유였다.

한 피해자는 “(김목사가)나에게 이성적으로 호감을 느끼고, 성적 장애가 있는데 나를 만나서 치유됐다는 식으로 말했다. 오랫동안 존경한 목사님이어서 처음부터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편 그루밍 성범죄는 수행비서 김지은 씨에 대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혐의 1심 재판에서 언급되며 사회적인 화두로 떠올랐다. 당시 전문가들은 김지은씨가 ‘그루밍' 상태에 놓였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지만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